위조자 아트 픽션 1
폴 왓킨스 지음, 권영주 옮김 / 아트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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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박수근 화백과 이중섭 화백의 그림에 대한 위조작품들 여부를 둘러싸고 미디어들이 시끄럽다. 너무나 비슷하게 위조되었지만 언론의 끈질긴 추격 끝에 결국 검찰의 조사를 받기에 이르른 과정은 미술품의 위조를 감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알게 해준다. 이 책은 반대로 미술품을 위조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자발적인 위조가 아니라, 삶의 질곡에서 어쩔 수 없이 미술품을 위조하게 되는 사람. 2차 세계대전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이라는 배경이 그런 아픔을 잘 포용해주는 배경이 된다. 위조자는 나쁘다는 전제를 걷어내고 단순히 미학적인 입장에서만 바라본다면, 위조자들의 세계에게도 나름대로의 삶의 애환이 있다. 또 그들 나름의 장인정신이 있다. 서투르고 어색한 모작과 진품과의 구별이 거의 불가능한 위조와의 사이에는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차이는 손끝에서 나오는 기술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 가지는 의미에서부터 차이가 나는 것이다. 무척 흥미롭고 또 진지하면서도 소재와 내용이 갖는 힘이 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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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술을 초대하다
김석원 지음 / 아트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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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예술의 입장에서 바라본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사진을 미술과의 관련성이라는 입장에서 분석하고 있다. 초창기 사진의 등장은 미술과 거의 등가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미술이 차지하고 있던 초상화라는 것의 역할을 대리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역할을 사진이 가져가고 난 다음, 미술은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 이후 미술과 사진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만 미술과 사진사이의 교감과 연락은 끊기지 않았다. 사진보다 더 사진 같은 하이퍼 리얼리즘의 등장이나, 사진기법의 영향을 받은 원근법의 새로운 발견 같은 것을 보아도 알 수가 있다. 사진은 사진대로 사람이나 물체의 모습의 충실한 재현이라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새로운 기법에 의해 오늘날 예술사진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창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의 등장은 이렇게 새로운 기법과 새로운 양식의 창조를 가져온 놀라운 발전의 시작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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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포도 다락원 클리프 논술 노트
존 스타인벡 지음 / 다락원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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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앞서서 영화를 먼저 보았다.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항상 부와 풍요의 상징으로만 보이던 미국에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 마론 브런드의 워트 프런트보다 더 강한 인상을 주었던 영화였다. 학창시절 나는 같은 재목의 이 책을 잡고 몇일을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바닷가에서 내면에서 일어나는 분노를 잠재우고 있었을 스타인벡과 그가 살았던 시대의 아픔에 대해 생각해 보았었다. 그 아픔을 분노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인간이 인간일수 없는 아픔이라면... 그러나 눈을 돌려 세상을 바라보면 오늘날 미국인들이 겼었던 그 아픔은 일상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존재와 그들의 아픔과 그들의 분노에 관심이 없이 살아가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볼수가 있다. 궁금한 생각이 든다. 스타인벡이라면 어떻게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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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13억 경제학 - 상하이 특파원의 중국경제 현장 리포트
한우덕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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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관심을 가지고 읽는 분야중 하나가 바로 중국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서 중국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중국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풀어야 할 화두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 많다고 할수는 없지만 중국. 특히 중국경제에 관한 이해를 도울수 있는 십수권의 책을 읽었다. 뒤늦게 손에 잡게 된 이 책은 제목도 소박하고, 책의 부피도 얇은 편이었다. 솔직히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던 책이다. 그래서 다른 책에 밀려 늦게 읽게 되었다.

늦게 읽게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른다. 다른 책들을 만나보았기에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알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쉽고 간결하다. 수치같은 것은 가급적 동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의 중국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꼭 긍정적인 내용만도 아니다. 중국의 임금상승, 국유기업의 부실, 금융불안, 정치적 불안정같은 것을 균형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특히 신선했던 것은 중국기업들 스스로에게도 중국시장은 레드오션이라는 부분이었다. 너무 많은 기업들이 너무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바람에 그 재고가 비정상적으로 쌓이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중국경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경쟁하는 기업들이 규모를 지향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일수도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형상이라는 지적은 다른 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모든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그런 요소들을 흡수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무조건적인 중국대세론도, 무조건적인 중국비판론도 아니다. 일본이나 미국의 저자들의 저서에서, 또 그들을 추종하는 한국인의 저서에는 찾아볼수 없는 생생한 느낌이 느껴지는 무척 실용적이면서 밝은 눈을 가진 책이라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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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 동안의 남미 - 열정에 중독된 427일 동안의 남미 방랑기 시즌 one
박민우 지음 / 플럼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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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겉표지 안쪽에 있는 저자의 프로필을 보면서 나는 짐작을 했다. 만만치 않은 사람인것 같다고. 나름대로는 세상의 걸물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책들을 어느정도 섭렵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여기 또 한사람의 심상치 않은 부류의 걸물이 숨어 있는 것을 이제야 알게된 것 같다는 긴장감이 나늘 엄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표지를 보았다. 차 밖으로 손을 내어 뻗으며 환히 웃고 있는 그 얼굴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면서 만나는 범상한 사람들의 얼굴이 아니었다. 확실히...

 

책을 읽어보면서 그는 별나고 기괴한 인물만이 아니라, 글솜씨 또한 빼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배낭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많고 여행광도 많다. 사실 오늘날의 세태에서 남미여행을 다녀온 것을 가지고 그리 내세울 것은 못된다. 남미를 자전거로 횡단을 했다든가. 여자 혼자서 아마존의 오지를 깊이 들어갔다던가 정도는 해야 서점가의 눈길을 끄는 것이 여행책자가 범람하는 오늘날 독세계의 풍토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1만 시간. 1년하고 2달이라는 상당히 긴 시간과, 그 긴 시간을 엄청나게(?) 적은 돈으로 버틴 짠돌이 근성. 그리고 현지에서 인디오들 현지의 보통사람들과 어울리며 현지식을 고집하며 여행을 떠난 그의 여정은 확실히 다른 이들의 그것과 차별성이 있어보인다. 그는 별로 내세우지 않지만 그의 여정을 읽어보면 그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한국에서 구할수 있는 정보란 정보는 거의 다 끌어모으는 세밀한 준비를 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의 개성이다. 그는 여행이란 것을 낮선 곳과의 만남이나 경험이라기 보다는, 일상에 지쳐서 허덕거리고 살아가는 고달픈 영혼을 풍족함으로 가득채우는 성스러운 퍼포먼스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해학과 잡설로 가득찬 것 같은 그의 글에서는 가볍게 읽히는 경쾌한 문장의 여기저기에서 일종의 종교적인 경건함과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일 게다.

 

책의 여기저기에서 보여지는 그 자신의 모습은 확실히 글에 짖눌려 살아가는 범생이들의 일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에게서 조차도 찾아볼 수 없는 인간의 순수한 모습이 보여진다. 실제로 연극무대나 퍼포먼스 현장에서나 볼 수 있는 비일상적인 일상적 모습이 그의 몸에서 우러나온다. 그의 얼굴에 퍼지고 있는 어색하이 전혀없는 아이같은 표정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는 그런 영혼을 가지고 그 나이에 이르기까지 한국이라는 좁은 우리에 갖혀 있었던 것이다. 

 

1만 시간 동안의 남미의 첫권.  수만은 국가들로 이루어진 중남미 중 멕시코와 과테말라, 그리고 파나마만을 담고 있는 단 1권일 뿐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남미를 스쳐간 수많은 영혼들 중 한국이 나은 가장 순수하고 가장 굶주린 영혼을 만난것 같은 기대감으로 잔뜩 부풀어 오르고 있다. 그의 눈에 비친 남미의 풍경과 함께, 남미를 담는 그의 가슴과 그의 영혼에 울리는 울림을 느끼고 함께 할 수 있는 독자가 되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반갑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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