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험_바이오스피어2 2년 20분]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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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험 - 바이오스피어 2, 2년 20분
제인 포인터 지음, 박범수 옮김 / 알마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서평단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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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피어란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구의 모양을 한 생태계, 즉 우리 인류의 요람인 지구를 말하는 용어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를 잉태하고 키워준 이 지구라는 바아오스피어가 병들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제기되는 숱한 환경관련 문제들이 바로 하나밖에 없는 지구라는 바이오스피어가 위협을 받기 때문에 생기는 일들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또 하나의 바이오스피어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구는 하나. 우리는 지구라는 이름의 우주선을 타고 있는 공동운명체. 인류의 모태이자 젖줄인 지구... 요즘 우리가 보금자리를 틀고 살고 있는, 아직 우리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우주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살수 있는 행성인 지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반영한 말들입니다. 확실히 우리는 거대한 우주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지구호에 승선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우주선에 치명적인 고장이 생긴다면?...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주선 지구호의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대처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한가지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떻게든 병들어가는 지구를 살려내는 방법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요즘 점점 많은 사람들이 지구환경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젠 기꺼이 환경을 지키기 위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들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그런 추세를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인공적으로 또 하나의 지구를 만드는 것입니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듯이 우주에 거대한 우주선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공기와 물, 식량들을 자급자족하는 인공적 생태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얼핏 허황되게 생각되는 이런 아이디어는 사실은 매우 현실에 가까운 것입니다. NASA가 얼마 전에 발표한 달의 유인 우주기지나 좀 더 나아가서 화성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바이오시피어와 같은 유형의 자급자족형 우주기지를 건설하지 않고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바이오스피어의 실험은 저도 신문을 통해서 오래전에 보았던 실험입니다. 과학, 그리고 우주라는 것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저는 그 관련 기사들을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그때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는 없을까. 그 안에서는 실제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과연 어떤 사람들이 그런 대단한 일들을 벌이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무척이나 궁금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인공적으로 만든 생물학적 환경이란 뜻으로 바이오스피어1인 지구에 빗대어, 바이오스피어2라고 이름을 붙인 그 실험공간에서 2년간 실험을 한 저자가 바이오스피어2의 건설과정이나 그 개념, 그리고 그것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있었던 인간관계. 바이오스피어2 안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을 그 실험이 끝난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차분하게 기술한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바로 제가 알고 싶었던 그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생각보다 바이오스피어2를 건설하게 된 과정이 독특합니다. 60년대 학생운동, 환경운동, 히피들이 난무하던 시절에 그 정신적인 세례를 받은 사람들 중 일부가 만든 일종의 환경운동 같은 곳에서 행한 실험이란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 정도로 어마어마한 프로젝트가 정부주도가 아니라 순수하게 민간의 노력으로, 그것도 약간 컬트적인 요소가 있는 환경론자들의 오랜기간 동안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바로 제가 알고 싶었던, 표면 밑에 감추어진 실제 이야기를 통해 알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환경운동에 관한 책만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세상에 대해 문제를 느낄 때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또 60년대 청년문화 운동이 어떤 식의 분파로 갈라져 갔는가를 엿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뜻으로 뭉친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서로 대립하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지를 알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튼튼한 것 같으면서도 매우 취약한,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우리들의 소중한 안식처 지구에 관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