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정치학>을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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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정치학 - 와인 라벨 이면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 '최고급'와인은 누가 무엇으로 결정하는가
타일러 콜만 지음, 김종돈 옮김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무척 호기심이 가는 제목을 가진 책이다. 와인에 관한 이야기룰 담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았지만 와인정치학이라니? 처음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정치가들의 모임에서 와인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와인을 이용해서 정치에 어떤 효용을 얻을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같은 것은 전혀 아니다. 우리가 오늘날 열광적으로 소비하는(나는 냉소적이지만) 와인문화에 대해, 그 문화의 이면에 숨어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헤치는 책이다.
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고 한다.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한 것인 만큼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근거가 빈약한 이야기들을 엉성하게 짜집기 해놓은 글들은 아닐 것이다. 이 책에서 사용된 다양한 일화들은 거의 근거가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이 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놓고 이 책을 읽어보면 이 책은 우리들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오늘날 우리가 와인문화를 즐기면서 무슨와인이 좋고, 무슨 와인이 좋은 이유는 무엇 때문이고, 와인문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와인을 보관하고 숙성하고, 디캔닝하고, 또 와인을 마실때의 방법들에 대해서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와인의 외피에 속한 것들에 불과하다. 그것이 어디에서 유래되었고, 어떤 문화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오늘날의 '와인산업'이 어떻게 굴러가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국내에 와인인구가 엄청난 속도로 늘고 있다고 한다. 그말은 와인이 이제 하나의 산업이 되었다는 말이다. 문화라는 것이 아방가드가 아닌한은 항상 문화의 인프라를 동반하기 마련이 아닌가. 사람이 언어나 행위로 만들어 내는 문화가 아니라, 만들어진 제품을 소비하는 문화인 와인문화는 그 특성상 와인산업에 큰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다. 또 산업의 논리적 속성상 와인산업은 정치계에 일정한 압력을 줄수 밖에 없고, 와인으로 이익을 얻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 사이의 힘의 부딪힘과 협상의 결과로 일정한 질서가 창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 우아함의 상징으로 알려진 와인이 하나의 고급문화로 정학하게 된 것은 우리들의 굳은 믿음과는 놀랍게도 다르다. 놀랍게도 고급와인문화라는 것은 프랑스에서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단 말이다. 좋은 토질을 가진 좋은 재배지에서 좋은 햇살을 받으며 자란 포도를 수확하여, 장인의 정성으로 정성껏 발효시켜 만들어지는 수준높은 정성의 산물이라고 신화적으로 소개된 와인의 역사는 생각만큼 그리 우아하지 않다.
이 책은 와인에 대한 많은 것을 알려주는 좋은 책이다. 누가 과연 이런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쓰려고 했겠는가. 저자의 말대로 이런 주제로 쓴 논문은 이 책이 처음이고, 아마도 앞으로도 이런 류의 논문이 나오기는 힘들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런 책이야 말로 우리가 모르고 있던 것들, 화려한 무대뒤에 감추어진 진실을 알려주는 책이다. 와인뿐만 아니라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1. 이 책의 좋은 점 : 와인의 화려함 뒤에 있는 와인의 또다른 점을 알게 해준다.
2.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 : 와인문화의 진짜를 알고 싶은 사람들.
3. 이 책과 비슷한 책 : 과자. 식품 첨가물, 대한민국화장품의 진실
4. 기억에 남는 구절 : 이 책의 거의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