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인권기행>을 리뷰해주세요.
남미 인권기행 - 눈물 젖은 대륙, 왼쪽으로 이동하다
하영식 지음 / 레디앙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상은 좁아지고 우리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먼 대륙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얻을수가 있다. 잊을 수 없도록 아름다운 풍광,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사뭇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 그들에 대한 생생한 화면들이 늘 TV를 장식한다. 이제 페루의 잉카유적이나, 그곳에서 전통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약간 식상한 느낌이 날 정도로 자주 접하게 되었다.

 

그러나 같은 남미를 조망하는 책임에도, 이 책이 싣고 있는 내용은 늘   TV를 통해서 바라보는 목가적인 풍경, 황홀한 아름다움을 품은 풍경과는 다르다. 인권이라는 것을 중심으로 남미를 바라보는 이 책이 보여주는 풍경은 가슴아프고, 살벌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잊고 있던 먼 과거의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두번에 걸친 장기체류와 열정적인 인터뷰끝에 만들어진 책이다.

 

멀리서 2차 자료들을 뒤적이며 가공해서 만든 책들과는 다르다. 저자 자신이 직접 부딪힌 남미의 현실이 그대로 잘 나타나 있다. 요즘 한달이 머다하고 쏫아져 나오는 남미에 대한 낭만적인 여행기들이 전혀 보지 못하는, 전혀 다루지 않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은 같은 남미 대륙이 아니라 마치 서로 다른 대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어떤 이의 눈에는 목가적으로 보이는 바로 그 땅이 어떤이의 눈에는 슬픔과 아픔의 땅으로 보이니 말이다.

 

사실 이런 류의 책들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간간히 출간되었었다. 이성형님이나 우석균님 같은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남미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노력에 대한 소식들이 전해졌었다. 그러나 2000년을 넘으면서 신자유주의 물결이 우리의 눈과 귀를 막고,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게 되면서 남미를 보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오늘날 나오는 남미에 관한 진지한 보고서는 대부분 경제적인 것에 관한 것이다. 정치와 분리된 경제가 있을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요즘 우리는 남미의 절반만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쿠바, 니카라구아등. 같은 라틴 아메리카로 분류가 되지만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나라들을 잘 분류해서 정리해 놓았다. 볼리비아는 원주민들의 문제, 니카라구아는 미국 다국적 기업과의 문제, 칠레는 피노체트 장군 치하의 경제발전과 독재에 대한 문제, 아르헨티나는 군부독재당시의 더러운 전쟁에 관한 문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쿠바는 경제봉쇄하의 이원적 경제체재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밝히는등 작가의 라틴아메리카를 보는 시선은 날카롭다.

 

오랫동안 잊어왔던 해방신학과 아옌데 대통령의 개혁과 좌절, 독재에 대한 카톨릭교회의 서로 다른 대처와 그에 따른 서로 다른 결과... 오늘도 지속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에 드리우는 미국의 그림자들... 이 책은 우리가 한동안 잊고 있는 많은 것을 우리에게 최근의 버전으로 전해주는 많은 노력과 땀이 젖어 있는 생생한 증언의 책이다.

 

1. 이 책과 닮은 책 : 배를 타고 아바나를 떠나며

2.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 :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있는 사람.

3. 이 책의 좋은 점 : 낭만 기행이 아니라, 깊이 있는 현장 보고.

4. 마음에 남는 구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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