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를 리뷰해주세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 2008 촛불의 기록
한홍구 지음, 박재동 그림, 김현진 외 글, 한겨레 사진부 사진, 참여사회연구소 외 / 한겨레출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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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많이 어렵다. 장바구니 물가상승이 정말 놀랄지경이다. 그렇게 비싼 물가에도 불구하고 싼 미국산 소고기는 별로 많이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수입이 개시된지 1년이 다 되어간다. 그 대단했던 촛불의 기억이 경제위기에 벌써 눌려 희미해지고 있다. 난 촛불시위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다. 가보고 싶고 참석해보고 싶었지만, 가지 않을 이유들 또한 많았다. 그러나 요즘 음식을 먹을때 갈비가 나온 고기는 일체 먹지 않고 있다(난 원래 그런것을 엄청 좋아한다) 

광우병 보도가 오보인지, 미국사람들이 치매로 알고 있는 것이 실제로는 광우병인지 모르지만, 미국산 소고기를 먹는다고 해도 광우병에 걸릴 확율이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보다는 낮다는 정도는 나도 안다. 그러나 내가 음식점에서 갈비탕이나 뼈가 붙은 고기는 절대 먹지 않는 것은 나 나름의 반발의식 때문이다.(참 무척이나 소극적인 반발이기도 하다). 촛불시위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나의 미니멀한 반대의사표현인 것이다.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긴 시간동안 광장에 모였던 것일까. 시원하고 쾌적한 계절을 훨씬 넘어서, 더워지면 제풀에 지쳐 사그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던 촛불은 한없이 꺼질줄을 모른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끝이 어딘지 모르는 것처럼 당시의 촛불이 꼭 그랬던 것 같다. 학창시절 데모라는 것을 많이 참여도 해보고, 구경도 많이 해보았다. 그러나 이 데모같지도 않은 그러나 좀처럼 꺽이지 않는 열기와 열망은 생각보다 진지했다.  당시 책 한두권 읽고 분위기에 쉽싸여 거리에 나와 돌을 던지던 사람들의 열기보다, 유모차를 밀고 나온 아줌마들의 열기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었다. 

나는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참 궁금했다. 저렇게 많은 시민이, 저렇게 오랫동안 저항을 하면, 대통령이 하야를 하든지(내가 법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탄핵을 당하든지, 하다 못해 정부가 총사퇴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쇠고기 협정은 당장 백지로 돌리기라도 해야 당연할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경찰청장 하나 경질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뚝심은 대통령도 대단하고 끝간데 없이 밤마다 촛불을 들고 나서는 국민들도 참 대단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떄 언론에서 접하지 못했던 생생한 사진들, 그 자리에 참여한 사람들의 생생한 육성, 그 긴 시간동안의 일지... 내가 접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 글들을 접하면서 TV로만 촛불을 보았던 나는 거의 울음을 터트릴 뻔했다. 시시한 멜로영화를 보아도 곧장 눈물이 고이곤 하는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울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 책은 가슴 아픈 이야기면서도, 가슴 벅찬 이야기 이기도 하다. 

그 촛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우리는 경제위기라는 것 때문에 그 촛불이 마치 없었던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이 책이 나타났다. 문득 생각이 난다. 지금 우리의 이 경제위기도 사실은 미국발 경제위기가 아니었던가... 이런...  

생각을 해본다. 국민의 저항권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혁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4.19가 혁명이라면 이 촛불은 왜 혁명이 아닐까. 정권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에??? 분명히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당선된 대통령을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법에 어긋난다. 그러나 대통령이 법을 집행하는 과정(그 하부의 경찰력에 의한 집행에 대통령의 의사가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에서 드러나는 불법성은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법대로 하자고 했을때, 과연 어덯게 결론이 나야 맞는 것인가. 법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촛불로도 불가능한 것인가... 하긴 국회의원들은 촛불을 드는 것보다 더 험악하게 싸우기도 하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부그럽고 미안하고, 창피하다. 촛불에 참여하지 못한 것도 그렇고, 그떄나 지금이나 권력이나 국민권이나 시민권이나 정당한 법의 집행이나, 우리나라의 살길을 위해 어던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시각이나... 나는 아무튼 제대로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한다고 하고, 책을 읽기를 즐겨하는 내가 이렇게도 재대로 아는 것이 없는 것이 그렇다. 미인하고 부끄럽고 창피하다. 

1. 이 책의 좋은 점 : 촟불의 기억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재정리하고 평가함 

2. 이 책과 비슷한 도서 : 추방과 탈주 

3.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 : 촛불에 참여한 사람, 참여하지 않았지만 관심있는 사람. 

4, 기억에 남는 구절 :  우리가 그동안 간과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민주주의가 국가의 공식적 이념으로 수용되어온 바로 그 시간 동안, 다른 한쪽에선 국민의 인권과 정치적 자유, 민주주의를 비아냥거리면서 이 나라를 독재와 권위주의로 되돌리고 싶어하는 세력들이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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