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클래식 오디세이 7
다자이 오사무 지음, 뉴트랜스레이션 옮김 / 다상출판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이기 위해서는 자격이 필요한 걸까. 어떻게 하면 인간일 수 있는 걸까. 우리는 흔히 '사람답게 살자'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 말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착하면 사람답게 사는 것일까? 죽을 때까지 법을 지키면? 다른 사람을 돕고 살면? 이기적으로 살지 않는다면?

인간실격. 제목부터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낙오자가 된 듯 가슴이 무거워지게 만드는 이 소설은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로, 그의 암울했던 삶이 그대로 드러난다. 작가는 요조라는 주인공을 내세워 그의 이야기를 한다. <인간실격>은 주인공 요조의 삶을 그려낸다. '성장'이라고 표현하려다 삶을 그려낸다고 바꾸어 표현하게 되었다. '성장'이라는 단어를 쓰기에 요조의 삶은 상승보다는 추락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요조는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기 위해 익살꾼을 자처한다. 성적이 좋아 눈에 띄는 것에 불안해하고 바보 같은 행동으로 웃어야 안도한다. 원하는 것을 선택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자신을 감춘다. 그의 어릴 적 행동은 커서 무저항 무기력의 원인이 된다. 흐르는 대로 사는 듯한 그의 삶은 읽는 동안 힘이 빠지게 만든다. 

<인간실격>이 왜 스테디셀러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는지 몰랐지만, 책을 읽고 나서 이해가 되었다. 주인공 요조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나의 이야기 같다. 나의 울적함, 나의 우울함, 나의 비뚤어진 마음. 남에게 말하면 외면받고 배척당하게 될까 봐 무거운 돌로 꾹꾹 눌러놓은 마음들이 드러난다. 글로 표현된 그 마음들은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형태를 가지고 보여 내 약한 부분을 쿡쿡 찌른다. 

인간 실격. 요조는 인간이 아닐까?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이 아닐까? 주인공 요조가 인간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그가 인간이 아니라면 그와 같은 절차를 밟지 않았을 뿐, 그의 나약함과 그의 속마음을 나 또한 가지고 있어 공통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작가는 주인공 요조가 동떨어진 존재, 낙오된 자라고 쓰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어둠을 들춰내고 모두가 요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2D의 모니터 애인이 현실로 튀어나오면 어떨까? 일단 현실로 튀어나온 3D의 이상형에 심장을 한번 움켜잡고 내 뺨을 꼬집어 볼 것같다.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의 주인공 켄지는 이러한 행복한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 영업이 끝난 로맨스 극장에서 홀로 영화를 보며 미유키 공주를 만나던 켄지에게 천둥번개가 치던 날 미유키 공주가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꿈이야 생시야 하기도 전에 미유키 공주에게 사이다 병으로 얻어맞고 현실임을 자각한 켄지는 미유키 공주의 말에 따라 '하인'이 되어버린다. 


소망이 현실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소재를 잘 살려낸 이야기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피그말리온이 자신의 조각상을 사랑하여 신이 인간으로 만든 것처럼, 켄지의 바람과 미유키 공주의 바람이 맞물려 인연을 만들어 냈다. 한편으로는 피그말리온은 바람이 온전한 인간으로 이루어졌다면, 미유키 공주는 영화 속에서 튀어나와 흑백의 몸을 가지고 있다는 차이와 제한이 있는 점의 차이가 있다. 이 영화의 묘미는 미유키 공주가 흑백이라는 점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유키 공주의 발랄함과 흑백 세계와 알록달록 세계의 차이에서 나오는 특이점들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가는 색들의 아름다움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우체통의 빨간색, 하늘의 파랑, 무지개의 일곱 빛깔들. 책을 읽고 상상하게 되는 색들의 강렬함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미유키 공주와 켄지의 맑고 순수한 사랑을 보면 사랑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마음에 따라 행동하고, 서로가 맞닿는 모든 것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이미 한국에서는 영화 개봉이 더 먼저 이루어 졌기 때문에 스토리는 대부분 알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만약 영화가 재밌었다면, 책으로 다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책에서는 인물의 감정이나 묘사가 상세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영화 속의 장면을 다시 되새길 수도 있고 이해하지 못했던 장면을 짚고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책 표지가 예뻐 소장 욕심이 생기는 점도 빠질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낮의 방문객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띵동- 하는 벨이 울리면 '누구세요?'라고 물으며 동시에 문을 연다. 어차피 문을 열거면 왜 누구냐고 물어보는 거야?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 나조차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버릇이다. 책을 읽으며 '나라면 꼼짝없이 당했겠네'라고 생각하며 몇 번이나 다짐했다. 사전확인. 사전확인. 아직도 만약에 실제였으면, 이라는 가정을 하면 오싹하다.

<한낮의 방문객>은 방문판매업자를 시작으로 여러 살인사건을 연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시간강사이자 저널리스트인 다지마가 옆집에 일어난 방문판매 소동에 얽히고, 그의 기사인 모녀 아사사건과 맞물리게 된다. 이 소설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문판매라는 소재를 이용해 더 섬뜩하게 만든다. 귀신이나 테러같은 거대하고 우리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은 소재가 아닌 바로 문만 열면 일어날 수 있는 방문판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방문판매라는 소재의 특징 속에서 현대적인 범죄의 잔혹성이나 집착성, 그외의 독특한 면들을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일본 소설이라 거리감이 느껴지거나 이야기 서술 방식이나 표현이 어색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글이 굉장히 깔끔하고 간결해 빠르게 읽히는 소설이었다. 복잡한 묘사가 없는 것이 읽는데 늘어지지 않게 해서 좋았다. 소설에서 한가지 두드러지는 장점이라고 한다면 범죄에 대한 주인공의 브레인스토밍이 좋았다. 소설 속 사건 뿐만 아니라 실제 사건이나 범죄 조사 방식에 대한 짧은 서술들은 소설에 톡톡한 재미를 준다. 상대적으로 가독성이 좋아서 아직 스릴러, 미스터리, 범죄 분야의 소설을 접하지 못했다면 이 책으로 가볍게 시작하면 좋을 책이다. 

훈훈한 외모에 방긋방긋 웃는 얼굴이 머리속을 뱅뱅 맴돈다. 앞으로 현관문을 열때는 조심하게 되었다. 사전확인!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군주론 - 마키아벨리와 군주론 제대로 읽기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쌔라 강 옮김, 박홍규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단이 있으면 그 집단을 이끄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한명일 수도, 여러 명일 수도 있지만 없을 수는 없다. 누가 이끄느냐,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그 집단의 방향성은 크게 바뀌게 된다. 정치도 이와 같다. 정치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 민주정, 귀족정, 왕정과 같은 다양한 방식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 마키아벨리의 책 [군주론]은 이러한 다양한 정치 방식에 대해 논하는 책이다. 이 책 [군주론]은 기존의 마키아벨리의 책을 설명하며 책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마키아벨리의 책이 나오며 큰 붐이 일어난 적이 있다. 약간은 부정적인 이미지로써 홍보되었기 때문에 그당시에 책은 읽지 않고 광고만 슬쩍 보고 지나갔던 나는 마키아벨리가 악의 정점처럼 느껴졌다. '냉혹한 정치가'라는 말이 따라 붙는 마키아벨리는 피렌체의 서기관이었다.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 폭력을 방법으로 해야할 때도 있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의 좋았던 점은 군주론을 읽을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군주론 본문 앞서 해제를 읽으면 군주론을 어떻게 읽어야하는지에 대해 짐작할 수 있고, 큰 그림을 그리며 읽어갈 수 있다. 해제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사고 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점이다. 마냥 옛 이야기로 넘어가기에는 군주론을 읽는 것이 아깝게 느껴지게 한다. 역사는 반복되고 현재의 밑거름이 되어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만들어준다. 한국은 민주공화국인가? 하는 질문을 통해 책의 부제처럼 군주론을 제대로 읽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늗다.


본문인 군주론은 글이 길지 않고 간결하지만 구체적이어서 지루하지 않다. 또한 읽을 때 이해가 빠르게 된다는 장점이 있었다. 기존에 이러한 '론'이 붙는 책은 길고 지루해 읽기 힘들거라는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인지 책을 읽을 때 더 수월하고 재미있었다. 


군주론을 처음 읽어보는 입장으로써 방향성을 얻기 위해 해제를 먼저 읽었지만 만약에 개인적인 견해가 기존에 존재한 사람들은 군주론을 먼저 읽은 후에 해제를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해제를 읽은 후 본문을 읽고 다시 정리하기 위해 해제를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븐이브스 2 - 화이트스카이
닐 스티븐슨 지음, 성귀수.송경아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편까지 나오게 될 이 책을 2편까지 읽으면서 '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이라는 가정을 한다. 정말 치밀하고 상세하게 일반 교양적인 수준의 과학지식을 웃도는 이 책을 끝까지 받아들이는데 투자한 긴 시간이 필요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탄탄하게 짜인 이 책을 놓쳤다면 이공계에 몸을 담고 있는 나로써는 정말 후회할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1편에서는 달이 쪼개지는 현상이 발견되며 모든 사건의 시작이 서술된다. A+0.0.0이라는 달의 폭발은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파편의 충돌로 일어나는 쪼개짐 현상이 연쇄적반응으로 인해 '하드레인'이라는 재앙을 가져다 준다는 점이 상세하고 논리적으로 납득할만한 이야기였다. 우연한 사고에서 발생하는 커다란 재앙은 '나비효과'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2편에서는 1편에서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다. 1편에서는 주로 '우주로 쏘아보내기'였다면 2편은 '우주에서 살아남기'가 주된 내용이다. 또한 이론상의 추측들은 현실에서 많은 오차와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기존에 천단위로 예상했던 우주에 남을 생존인원은 2년이라는 짧은 준비기간과 이론과 현실의 차이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한다. 사실상 인류가 우주라는 미지의 영역을 연구하고 나서기까지의 수십년이 걸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주에서의 생존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2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이루기에는 무리다, 라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남은 인류의 경우에는 물질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우주에서 생존하는 극한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로 또 다른 생존의 문제을 말한다. 우주에서의 삶이 지구의 삶과는 보이는 것만 다르지 집단에서의 사회생활은 별반 다르지 않음을 2편에서는 확실하게 보여준다. . 대통령이었던 줄리아의 정치적 방식과 함께 갈등으로 인한 분단과 폭력이 사태를 악화시킨다. 뿐만아니라 생존한 사람들이 고립된 환경에서 선택할 수 있는 문제들, 부족한 식량으로 인한 인육섭취와 같은 잔혹함을 보여준다. 결국 남은 8명의 생존자, 그중에서도 가임이 가능한 7명의 세븐이브스는 오직 여성뿐이라 생물학적 문제에서 남성이 없을때의 유전학적 기술을 이용한 인류의 보존 방식은 3편에서 나올 5천년 후의 또다른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예고한다. 

소설을 읽을 수록 정말 상세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하드레인에 대한 설명은 굉장히 자세하지만 고요해서 정말 멸망하고 난 지구의 황량함이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지구에서 남은 사람들과의 메세지들을 통해 예고된 머나먼 곳에서의 죽음의 먹먹함을 느끼게 해준다. 소설 속에서 붙여지는 여러 이름들도 재미있는데 인듀어런스 같은 경우에는 섀클턴 탐험대의 남극 탐험 당시의 배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 때의 고립과 생존이 우주에서의 고립과 생존과 비슷하다는 것이 재미있는 점이다. 또한 영어단어로 인내를 뜻하는 그 의미가 앞으로의 많은 일들을 예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세븐이브스는 '하드SF'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린다. 우주에 대한 깊은 지식과 함께 다른 물리학, 화학, 생물학이 함께 적용되어 역시 과학은 하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 정도로 유기적으로 묶여있다. 우주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하나도 없는 입장으로써 이 책을 어떻게 읽을 까 많은 고민을 했었다. 우주선의 구조와 각종 용어들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다행이 책에서 작가가 상세하게 설명했기 때문에 중요한 개념들은 다 이해하고 갈 수 있었다. 달이 폭발하는 A+0.0.0부터 그 이후의 5000년까지, 3편의 시리즈로 나오는 이 책은 이제 겨우 몇 년이 지나고 생존하기까지의 시발점에 불과하다. 탄탄했던 1편과 2편을 보았을 때, 3편에 나올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 기대되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