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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난바다
김멜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처음에 이 책 <리듬 난바다>를 받고 책 표지의 상큼함에 홀린 것 같다. 제목도 '리듬'과 '바다'가 섞여있던 탓일까. 믿음이 강했던 탓일지는 모르겠지만, 읽고 난 후의 기분으로는 청량하고 상큼한 분위기의 소설은 아니었다는 것이 내 짧은 감상평.
이 책을 읽으면서 딸기밭에서 풀들을 헤치고 흙을 뒤적이는 기분이었다. 욕을 먹으면서 돈을 버는 인터넷 방송을 한다. 욕받이, 라는 사람은 자신의 생애를 짤막하게 보여주고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 방송에서는 친근한 음식들을 먹는다. 얼추 번듯한 직업을 가진 586은 라면에 파김치를 먹는다. 채팅은 온통 그를 욕하는 댓글로 가득하다. 곰곰히 생각해본다. 이런 방송을 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럴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인터넷에 가려진 사람들은 본인들의 화를 지저분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싶어할 수 있고, 그것이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이고, 그것이 허용된 곳이었다면 더 없이 자극적으로, 누군가를 몰아낼 수 있었을 것이니까. 누군가를 욕하는 것을 갈증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더없이 좋았을 것이다.
이 책에서 또 생각할 것은 동성애의 키워드. 처음에는 고려하지 않고 책을 읽었는데 소설에서 턱, 하니 꺼내 내 눈 앞에 들이미는 느낌이었다. 동성애, 라기보다 사랑이라는 키워드가 빠지지 않고 이 소설에 등장했다는 것이 오히려 아쉬운 느낌이었다. 평소에도 대놓고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다면 사랑이라는 소재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에서 사랑을 소재로 하는 점이 좋았던 것은 사랑에 주어지는 조건 없는 애정을 잘 표현한 것이었다. 을주가 주는 포근한 애정들, 둘희가 주는 잠길 것 같은 애정은 느낌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재밌었다.
상처는 후벼파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잘 덮어두어야 하는 것일까 생각하며 이 소설을 읽었다. 가슴에 사마귀 같은 것이 났다면, 이 사마귀를 다른 살들까지 파내면서 꺼내야 할까, 아니면 아물때까지 토닥토닥 덮어주어야할지, 무엇이 정답일까 생각하며 이 글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