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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방문객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2월
평점 :
띵동- 하는 벨이 울리면 '누구세요?'라고 물으며 동시에 문을 연다. 어차피 문을 열거면 왜 누구냐고 물어보는 거야?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 나조차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버릇이다. 책을 읽으며 '나라면 꼼짝없이 당했겠네'라고 생각하며 몇 번이나 다짐했다. 사전확인. 사전확인. 아직도 만약에 실제였으면, 이라는 가정을 하면 오싹하다.
<한낮의 방문객>은 방문판매업자를 시작으로 여러 살인사건을 연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시간강사이자 저널리스트인 다지마가 옆집에 일어난 방문판매 소동에 얽히고, 그의 기사인 모녀 아사사건과 맞물리게 된다. 이 소설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문판매라는 소재를 이용해 더 섬뜩하게 만든다. 귀신이나 테러같은 거대하고 우리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은 소재가 아닌 바로 문만 열면 일어날 수 있는 방문판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방문판매라는 소재의 특징 속에서 현대적인 범죄의 잔혹성이나 집착성, 그외의 독특한 면들을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일본 소설이라 거리감이 느껴지거나 이야기 서술 방식이나 표현이 어색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글이 굉장히 깔끔하고 간결해 빠르게 읽히는 소설이었다. 복잡한 묘사가 없는 것이 읽는데 늘어지지 않게 해서 좋았다. 소설에서 한가지 두드러지는 장점이라고 한다면 범죄에 대한 주인공의 브레인스토밍이 좋았다. 소설 속 사건 뿐만 아니라 실제 사건이나 범죄 조사 방식에 대한 짧은 서술들은 소설에 톡톡한 재미를 준다. 상대적으로 가독성이 좋아서 아직 스릴러, 미스터리, 범죄 분야의 소설을 접하지 못했다면 이 책으로 가볍게 시작하면 좋을 책이다.
훈훈한 외모에 방긋방긋 웃는 얼굴이 머리속을 뱅뱅 맴돈다. 앞으로 현관문을 열때는 조심하게 되었다. 사전확인!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