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이브스 2 - 화이트스카이
닐 스티븐슨 지음, 성귀수.송경아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편까지 나오게 될 이 책을 2편까지 읽으면서 '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이라는 가정을 한다. 정말 치밀하고 상세하게 일반 교양적인 수준의 과학지식을 웃도는 이 책을 끝까지 받아들이는데 투자한 긴 시간이 필요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탄탄하게 짜인 이 책을 놓쳤다면 이공계에 몸을 담고 있는 나로써는 정말 후회할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1편에서는 달이 쪼개지는 현상이 발견되며 모든 사건의 시작이 서술된다. A+0.0.0이라는 달의 폭발은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파편의 충돌로 일어나는 쪼개짐 현상이 연쇄적반응으로 인해 '하드레인'이라는 재앙을 가져다 준다는 점이 상세하고 논리적으로 납득할만한 이야기였다. 우연한 사고에서 발생하는 커다란 재앙은 '나비효과'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2편에서는 1편에서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다. 1편에서는 주로 '우주로 쏘아보내기'였다면 2편은 '우주에서 살아남기'가 주된 내용이다. 또한 이론상의 추측들은 현실에서 많은 오차와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기존에 천단위로 예상했던 우주에 남을 생존인원은 2년이라는 짧은 준비기간과 이론과 현실의 차이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한다. 사실상 인류가 우주라는 미지의 영역을 연구하고 나서기까지의 수십년이 걸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주에서의 생존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2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이루기에는 무리다, 라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남은 인류의 경우에는 물질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우주에서 생존하는 극한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로 또 다른 생존의 문제을 말한다. 우주에서의 삶이 지구의 삶과는 보이는 것만 다르지 집단에서의 사회생활은 별반 다르지 않음을 2편에서는 확실하게 보여준다. . 대통령이었던 줄리아의 정치적 방식과 함께 갈등으로 인한 분단과 폭력이 사태를 악화시킨다. 뿐만아니라 생존한 사람들이 고립된 환경에서 선택할 수 있는 문제들, 부족한 식량으로 인한 인육섭취와 같은 잔혹함을 보여준다. 결국 남은 8명의 생존자, 그중에서도 가임이 가능한 7명의 세븐이브스는 오직 여성뿐이라 생물학적 문제에서 남성이 없을때의 유전학적 기술을 이용한 인류의 보존 방식은 3편에서 나올 5천년 후의 또다른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예고한다. 

소설을 읽을 수록 정말 상세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하드레인에 대한 설명은 굉장히 자세하지만 고요해서 정말 멸망하고 난 지구의 황량함이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지구에서 남은 사람들과의 메세지들을 통해 예고된 머나먼 곳에서의 죽음의 먹먹함을 느끼게 해준다. 소설 속에서 붙여지는 여러 이름들도 재미있는데 인듀어런스 같은 경우에는 섀클턴 탐험대의 남극 탐험 당시의 배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 때의 고립과 생존이 우주에서의 고립과 생존과 비슷하다는 것이 재미있는 점이다. 또한 영어단어로 인내를 뜻하는 그 의미가 앞으로의 많은 일들을 예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세븐이브스는 '하드SF'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린다. 우주에 대한 깊은 지식과 함께 다른 물리학, 화학, 생물학이 함께 적용되어 역시 과학은 하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 정도로 유기적으로 묶여있다. 우주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하나도 없는 입장으로써 이 책을 어떻게 읽을 까 많은 고민을 했었다. 우주선의 구조와 각종 용어들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다행이 책에서 작가가 상세하게 설명했기 때문에 중요한 개념들은 다 이해하고 갈 수 있었다. 달이 폭발하는 A+0.0.0부터 그 이후의 5000년까지, 3편의 시리즈로 나오는 이 책은 이제 겨우 몇 년이 지나고 생존하기까지의 시발점에 불과하다. 탄탄했던 1편과 2편을 보았을 때, 3편에 나올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 기대되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