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성공의 원칙을 말하다 - ‘史記’가 전하는 성공을 위한 지혜와 통찰의 메시지
모리야 히로시 지음, 김아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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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 성공의 원칙을 말하다

고전으로 현대에 자주 언급이 되는 경우로, 서양에서는 성서와 그리스로마 신화와 동양에서는 논어, 맹자, 사기를 들 수 있다. 이 중 사기는 다른 고전과는 달리 많은 인물들이 제각각의 처세술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이야기로 꾸며져 있어 후세에게 작게는 삶의 지침을 많게는 나라경영의 길잡이가 된다.

지금까지 한나라 역사가인 사마천(145?~90?)의 사기를 텍스트로 한 많은 연구서가 있는 걸로 알고 있으나 지금까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은 탓에 이번에 처음으로 사기 관련서를 읽게 되었다. 춘추전국시대에서 한대에 이르는 여러 충신과 간신이 제각각의 모습이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때로는 충격을 때로는 의아심을 던져주었다. 2천년 이상 전의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깊이 있는 생각을 하였다는 사실에 큰 충격과 기록하는 자의 편견으로 인해 때때로 엉뚱한 전개되는 이야기에 작은 실망을 동시에 느꼈다.

지도를 다운받아 춘추전국 시대 각 나라의 위치를 파악하였고 각국의 군주와 재상의 면면을 저자의 설명과 더불어 읽어갔다. 본서의 저자는 넘버1보다는 넘버2에 더 많은 비중을 두면서 그들이 성공한 비결이 무엇인지를 논하고 있다. 많은 나라와 많은 인물이 물밀 듯 계속 등장하는 통에 처음 얼마간은 산만하였지만 계속 읽다보니 성공과 실패라는 큰 틀에 모든 인물이 하나로 모이면서 정리가 되었다.

처음 등장한 제나라의 환공과 관중은 너무 궁합이 잘 맞는 커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공이 관중을 진심으로 믿고 의지한 것과 관중이 후한을 염려치 않고 충심으로 충언을 한 부분은 과히 오늘날 정치에도 맞춤식으로 적용이 되는 것들이라 섬뜩하기까지 하였다. 한 예로 ‘과거에 나라를 망친 군주들은 어떤 과오를 범한 것이요?’라고 환공이 관중에게 묻자, ‘하나는 토지나 재물이 눈이 멀어 제후들의 지지를 얻고자 노력하지 않은 것, 둘째는 세금 징수에만 열을 올리고 민심을 살피지 않은 것, 마지막으로는 정치 입지를 굳히는데만 집중한 나머지 시국이 흉흉해진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p.28)이라고 한 부분은 정치인들이 꼭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었다. 관중이 충과 의만 아는 신하였다면 군주의 체면을 지켜주기보다 어떻게든 군주의 잘못된 생각을 고치려고만 했을 것이나 그는 군주의 역린(용의 수염)을 건드리지 않고 인내하면서 군주의 체면을 살리고 동시에 군주의 마음을 움직이는 현실적이고 계산이 빠른 정치인이라는 대목은 눈치도 없이 자신의 주장을 내세워 윗사람의 체면을 깍아내리는 융통성 없는 인물에 대한 경계로 삼을만한 대목이었다. 융통성의 부분에서는 공자가 후에 말했듯 불법의 예를 넘어서 융통성을 발휘하였다고 높이 평한 제나라 재상인 안영의 경우도 법도에는 어긋났지만 예는 갖춘 이야기 또한 새겨볼만한 이야기였다. (p.200)

조최, 구범, 선진과 같은 충신의 도움으로 진나라 문공은 주 왕실 양왕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존용’의 의지를 내비쳐 패업의 초석을 세울 수 있었고, 3년간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쓸만한 인재를 찾았던 초나라 장왕에게는 목숨을 잃어도 군주의 마음을 다잡게만 되면 두렵지 않다는 소종과 같은 충신이 있었다. 이렇듯 늘 군주 옆에는 충신이 있어 그들이 훌륭한 과업을 이루도록 도왔다. 이렇게 곁에서 길잡이 노릇을 하는 신하를 쟁신이라고 하고 쟁신이 진정한 쟁신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군주가 있다는 사실 인상적이었다.

지도자의 덕목 중 하나로 충신과 간신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하며 적절하게 인재를 등용하는 용병술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조선 영정조의 뛰어난 정치술은 춘추전국시대 군주들과 비교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황당하였던 부분은 진나라와 초나라가 전쟁 중에 진나라 병사의 전차가 구덩이에 빠진 것을 초나라 병사가 방법을 일러줘서 무사히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필자는 살짝 인간미가 풍긴다(p.110)고 한 대목이다. 과연 죽음과 삶이 촌각을 다투는 전쟁통에 이런 배려의 마음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왠지 소설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2장 ‘춘추전국시대 2인자의 성공전략‘에서는 제1장에서 거론된 인물이 다시 등장하면서 2인자들의 처세술과 지략을 엿볼 수 있었다. 예를 중시한 주공 단, 책략과 정도의 관중, 청렴과 청빈의 범려, 가혹한 법가 사상가 상앙, 무위의 도를 실천한 범저 등의 2인자들은 군주를 세워 올바른 정치를 펼쳤던 같은 목표를 추구하나 다른 방식의 통치술을 발휘하였다. 특히 공자와 돈독한 관계였던 안영이나 자산의 경우는 ’논어‘와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제3장 ‘춘추전국시대 자우들의 성공전략’에서 손무는 합려가 여인들도 훈련시킬 수 있는냐는 말에 ‘문제없사옵니다’라고 대답하고 난 후 180명의 궁녀를 끝내 일사불란하게 훈련시키는 장면은 다소 끔찍하면서도 장군이 달리 장군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였다. 2대로 궁녀를 나눈 후 왕의 총희를 대장으로 세운 손무는 2번을 명령하였는데도 제대로 따라하지 않고 웃으면서 장난만 치는 궁녀들 앞에서 합려가 총애하는 대장 2명의 목을 베었고 이를 본 궁녀들이 기침소리도 내지 않고 지시를 따르는 장면은 참으로 아찔한 느낌이었다. 이토록 엄격한 손무의 대척점에 병사의 고름을 빨아주기까지 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산 위나라 문후를 섬겼던 장군 오기가 있다. 이 또한 아찔한 것은 그의 보살핌에 힘입은 군사들이 목숨을 바치기까지 한 대목이다.

제4장 ‘초한쟁패 시대의 성공전략‘은 평소 전쟁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그다지 크게 인상 깊었던 장면은 찾기가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고사성어를 설명한 부분이었다. 삼국지에 종종 등장했던 고사성어와 그 유래가 되는 이야기는 이 책의 양념으로 퍽 재미있었다.

몇 가지 예를 들면서 서평을 끝마치겠다.

-관중과 포숙아가 보여준 우정을 말한 ‘관포지교(管鮑之交)’ -p.24
-충신을 가리려고 3년동안 노는 데만 정신을 팔았다는 초나라 장왕의 이야기에서 나온 성어 ‘삼년불비우불명(三年不飛又不鳴)’ -p.90
-부차와 구천의 복수에 대한 집착을 비유한 ‘와신상담(臥薪嘗膽)’ -122
-목표를 이루려면 끝까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뜻의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 -123p.
-부단히 노력해야 유능한 인재를 얻을 수 있다는 ‘토포악발(吐哺握發)(머리를 감고 있으면 머리를 움켜쥔 채, 밥을 막고 있으면 먹던 것을 뱉으면서까지 재빨리 뛰어나감 -p.133
-제나라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부차에게 월나라를 계속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오자서는 항상 소신을 굽히지 않고 거침없이 행동하였으며 초나라 평왕의 시신을 파내 채찍질하며 아버지와 형의 원한을 풀었듯 월나라에 대해서도 ‘이미 죽은 자의 언행을 비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인용된 ‘굴묘편시(掘墓鞭屍)’ -p.143
-진나라 재상 자리에 앉으려고 채택이 범저를 설득하면서 말한 ‘항륭유회(亢龍有悔)’ -p.155
-옥과 돌이 한데 섞여 있다는 뜻의 ‘옥석혼효(玉石混淆)' -p.160
-닭이 되어 울고 도둑이 되어 훔친다는 뜻의 ‘계명구도(鷄鳴狗盜)’ -p.161
-술자리에서 적의 창끝을 막는다는 말로 외교 수완을 발휘하여 적의 공격을 피한다는 ‘준조절충(준(樽粗折衝) -p188.
-울며 마속의 목을 벴다는 뜻의 ‘읍참마속(泣斬馬謖)’ -p.180
-돌아가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우직지계(迂直之計)’ -p.258
-항우가 병사에게 황하를 건너게 한 후 배를 가라앉혔고 솥과 냄비도 부쉈으며 군량도 3일치만 챙겼다는 ‘파부침선(破釜沈船)’ -p.259
-명분 없는 군대를 말하는 ‘무명지사(無名之師)’ -p.271
-가랑이 사이로 기어간다는 ‘과하지욕(胯삿興?)’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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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의 기록 - 동아투위에서 노무현까지
정연주 지음 / 유리창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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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아투위에서 시작으로 70년대에서 2천년대까지 한국 정치의 단면과 한 인간이 독재정권, 시녀언론과 벌이는 칼날 같은 저항을 일지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박정희 유신체제 하에서 권력과 직접 몸으로 부딪혀 맞선 정연주 전 KBS사장의 젊은 날의 기록과 그 이후에 펼쳐지는 드라마 같은 인생역경을 읽는 내내 나는 우울하였다.

1부에서 그는 초년생 기자로서 올바른 언론보도를 위해 동아일보 사장과 맞서 연판장과 자유언론 실천 강론을 작성하여 자신의 정당한 주장을 관철하려고 하였고,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후배 기자들과 함께 신문제작을 거부하였지만 번번히 패배와 좌절을 맛보았다.

시련의 한 가운데 서 있었던 그는 부인 조연주와 두 아들를 너무 사랑하는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당시 정연주보다 현재의 내가 나이가 더 많지만 그가 마음 깊은 곳에 눌려둘 수 밖에 없었던 가족에 대한 사랑을 난 근접하여 헤아릴 수가 없었다.

2부에서는 감옥풍경이 주를 이루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처럼 열악한 감옥환경 속에서도 적응하며 살아가는 그와 반공범과 일반범들의 생활상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에 죽었다는 말에 너무 기뻐 어쩔 줄 몰랐다는 대목에서는 정권이 얼마나 몸서리치게 싫었으면 그랬을까 라는 생각과 다시는 정치적, 경제적 독재가 이 땅에 발붙이지 말기를 기도했다. 이 대목에서 민중을 사랑한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워졌다.

3부에서는 그가 수배령을 피해 도망 다녔던 시간을 서술하고 있다. 그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수사망을 피해 1980년 5월 17일부터 1981년 2월 말까지 불안과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특히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연로한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참으로 눈물겨웠다. 감시를 피해 동네 목욕탕 사우나실에서 몰래 아버지를 만나 둘 다 하염없이 눈물을 숨죽여 울었다는 대목에서는 나도 울었다.

도피생활을 끝내고 범법사실이 1981년 무혐의로 처리되고 난 후, 부모님을 뵈러 미국으로 가기 위해 유학비자를 준비하던 중 들려온 어머님과 아버지의 10일 간격의 사망 비보에 그가 얼마나 비통하였으며 평생 마음의 못이 됐을 거라는 생각에 그냥 아찔하였다.

4부에서는 <대화>에 글을 기고하고, <씨알의 소리>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치른 곤혹과 6년 반동안 미국대학원 생활을 서술하고 있다. 80년대 중, 후반을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태에서 박사학위를 따내는 그의 우직함과 근면함을 언급한 대목에서는 안타까움과 더불어 박수를 보내고 싶다.

5부 ‘다시 기자가 되다’는 김영삼 정부 시절 한겨례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약한 저자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상 깊은 대목은 단독취재기자로 북한을 방문하였으나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강경론으로 돌아선 정부와 수구언론의 ‘불신치기’로 인해 제대로 취재를 하지 못하여 북한 담당원과 싸우면서 보낸 4박 5일의 기록이었다. 평화공존의 시대를 위해 김일성 주석 사망 시 미국 클린턴 대통령은 애도를 표하고 갈루치 북미대표는 조문까지 했는데 김영삼 정부는 반공을 미끼로 (참 정신 나간 정부이다) 이부영 의원 등이 신청한 방북조문을 금지하고 탄압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이렇듯 김일성 주석 사망 6개월이 지나서 북한을 취재하려고 한 그를 억압한 반민족적인 김영삼정부의 행동은 참으로 가관이었고 북한보다도 더 융통성이 없고 무능하게 보여 한 시대의 지도자는 정말로 잘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6부에서 언급한 케네디 대통령이 만들었다는 약자보호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은 참으로 좋은 정책이고 우리나라도 이런 정책을 적극 실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에서 케네디 대통령의 정책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선을 위한 정의에 가깝다고 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진정한 평등과 복지를 구현하는 나라가 되려면 약자를 보호하는 나라가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연주 필자는 KBS 사장 재직 시 신입사원 채용에서 약자보호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과 유사한 ’지방대 할당제‘, ’블라인드 심사‘를 실시하였다고 했다. 실천하는 인간을 만난 것 같아 책읽기가 즐거웠으며 이런 정책을 통한 결과로 뽑은 신입사원의 대학 구성비를 두고 ’무지개처럼 아름답다‘고 한 말에 100% 공감하였다. 그는 이러한 약자보호 관련규정을 통해 ’명문대 - 좋은 일자리 독점 - 승자독식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 삶이 너무 처절하다(한겨례 2010년 9월 6일 칼럼) (305p.)'라고 말한다. ‘사람 사는 세상은 ’동물의 왕국‘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삶‘을 지향한다(p. 307)'라고 계속 이어서 한 말에서 나는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 인권문제가 떠올랐고, 세금을 흥청망청 써 가면서 단계적 무상급식이 옳으냐, 전면 무상급식이 옳으냐라고 주민투표를 서울시장직까지 걸어가면서 강행하는 오세훈의 무뇌적인 행태가 참으로 안타까웠다.

또한 여러 자료를 통해 전쟁광인 미국의 부시와 이명박 대통령이 비슷하다고 한 글을 읽고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고 무능한 대통령을 뽑아 일다운 일 제대로 하는 법 없이 오만, 무능으로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게 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한 나라의 대통령은 국민이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지도자가 되어야하나 되려 코흘리기 아이에게 총을 쥐어 준 격으로 불안하고 아슬아슬하니 앞으로 선거에서는 철저히 후보를 검증해서 무능하고 부도덕한 인간이 절대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마지막 7부 ‘바보 노무현과 나‘는 제일 읽고 싶은 글이었으나 너무 간단하고 단순한 기록이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필자가 참여정부 시절 KBS 사장으로 임명되기 이전의 과정과 임명 후 거리를 두고 바라본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노무현 대툥령의 생가인 봉화마을에서 귀농한 대통령을 만난 일을 언급하고 있었다. 생년이 같은 이 두 인물은 살아있던, 죽어있던 친구로서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 정연주 사장 역시 혼자 고민하면서 죽음까지 생각했던 노무현 대통령을 자주 찾아가 위로하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하였다.

한 인생을 살면서 일괄성있는 삶을 산다는 게 참으로 힘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정연주 전 KBS 사장의 삶은 참으로 배울 점이 많았다. 약자 편에서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조국이 올바른 공동체를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길 바라는 맘으로 억압과 차별을 반대한 그는 자신의 안위보다 공동체의 안위를 더 우선시하였다는 점에서 본받을 점이 많았고 그의 앞으로의 행동이 내가 살아가는 길에서 큰 그림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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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세 대해부 - 매경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주요 그룹 오너 3세 이야기
매일경제 산업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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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맨 밑바닥에서 일하는 근로자부터 두뇌에 이르는 경영진까지 합심하여 이윤과 사회기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살려야하며 결과적으로 국가경쟁력을 키워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우수기업이 되어야 한다. 선장이 선박의 안전한 운행을 책임지듯, 경영인은 기업이라는 선박을 안전하게 운행하여 무사히 항구에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재계3세대는 자신에게 주어진 프리미엄을 발전의 도구로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문경영인의 무리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정글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

 

본 저서는 현재의 재계3세대가 자신에게 주어진 프리미엄을 가지고 기업운영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대비하여 얼마나 준비를 잘 하고 있는지를 간단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제1장 삼성그룹에서 제17장 동양그룹에 이르기까지 재계3세대를 입문서 형식으로 소개한 본서는 특정기업과 기업인에 대해 참고할 때 볼만한 책이다. 책 한 권에 17개 그룹의 작게는 3명, 많게는 5명 이상에 이르는 재계3세대를 다 언급하다보니 당연히 소개 형식을 취했지만 기업의 가계흐름을 모르고 특정기업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꼭 곁에 두고 수시로 들춰봐야 할 책이다.

 

철저한 경영수업을 시켜 오너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전문경영인에 육박하는 실력을 갖췄다 해도 직계에게 자신이 일군 기업을 물려주고자 하는 본능을 넘어설 수 없다는 생각에 경영자에 대한 보다 더 철저한 검증과 견제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보면서 인정과 비판이라는 두 단어가 생각났다. ‘그들이 재계3세로 태어나고 싶어 태어났겠는가, 때로는 선대의 업적에 눌리는 중압감은 얼마나 크겠는가’ 라는 인정과 ‘재계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다 경영에 소질이 있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는가,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재벌3세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지 않나(298p.)‘라는 비판은 양날의 칼처럼 아슬하였다. 태생적 운명이 가문의 영광과 직결되어 여러 다수의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기업으로 키우고 더불어 존경받는 경영인이 된다면 누가 그들을 비판할 수 있겠는가. 앞선 출발선에서 보다 나은 환경을 갖춘 그들이 선대의 기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하여 한국을 빛내고 한국민의 경제와 복지에 도움을 준다면 좋겠지만 본서 뒷부분의 ’좌담회’를 정리한 글에서 보듯 ’세상에 잘 난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298)‘는 점을 고려할 때 그들은 늘 배우는 자세로 진정한 기업인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마무리 부분으로 본서의 ‘좌담회’에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인 박철순과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 정광선, 자유기업원장인 김정호와 전병준 매경 부국장이 함께 하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재계3세대의 경영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책을 정리하는 점에서 퍽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특히 ‘을’ 마인드를 가지라는 글에서 크게 공감하였다. 개인적으로 그들 재계3세대가 주인의식인 ‘갑’에 빠져 특권의식을 갖고 경영을 하게 되면 조만간 그들에게 주어진 경영인의 자격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물러날 수 있다는 대승적인 마음을 갖고 대주주로 남아있고 경영은 언제나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계3세를 둘러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책 ‘ 계3세대해부‘는 마치 기업순례의 입문서처럼 앞으로의 경영서 읽기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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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아도 괜찮아 - 독한 세상에서 착하게 살아남는 법
카야마 리카 지음, 김정식 옮김 / 모벤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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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아도 괜찬아
-카야마 리카 지음 / 김정식 옮김

10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웃사이더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결코 아웃사이더가 아니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일반 통념을 기초로 한 가치관을 무참히 깨부순 훌륭한 저서이다.

강자가 자신의 편익을 위해 설정한 도덕기준률에 따르면 이 책의 글들은 약자나 패배자가 내지르는 울분의 토로에 지나지 않겠지만 기득권과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각도에서 보면 모양과 색깔이 다를 뿐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해 주는 세상은 분명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정신과 의사인 필자는 강자 중심 사회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약하고 패배주의에 경도된 사람들이 그 자체를 인정하고 긍정하는 태도를 가지라고 충고한다. 보는 관점에 따라 부정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성향도 실은 인생을 살아갈 때 도움이 될 수 있고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삶의 훌륭한 또다른 한 면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스토리 1부터 스토리 10까지 제목만 봐도 필자가 어떤 것을 주장하고 싶은 지 알 수 있다. 1. 우유부단해도 괜찮아 2.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해도 괜찮아 3. ‘먼저하세요’라고 양보해도 괜찮아 4. 자기 자신을 살아할 수 없어도 괜찮아 5. 상처받아도 괜찮아 6.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해도 괜찮아. 7. 늘 먼저 사과해도 괜찮아 8. 가족에게 희생당해도 괜찮아 9. 이루고 싶은 꿈이 없어도 괜찮아 10. 정에 휩쓸려도 괜찮아. 모두다 괜찮아로 끝나는 각장의 글들은 일견 찌지리의 자기위안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 참으로 시체말로 충고 같지 않은 충고의 말이다.

필자는 이런 성향의 현대인은 작금의 사회적 삶에서 비주류에 속하고 치명적인 손해를 입을 수 있음을 알지 못했겠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그는 이런 삶이 오히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며 결코 손해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삶을 세워 나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

책 각장의 말미에 ‘닥터 리카의 어드바이스’라는 제목하에 앞서 말한 ‘괜찮아’에 대한 부연설명과 실천하는 인물을 예시로 들고 있다. 독자가 그의 생각을 충분히 따라가도록 배려한 구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제1장 ‘우유부단해도 괜찮아’에서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연명치료를 통해 자식된 도리를 다해야 할 지 아니면 주위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더 이상 서로가 나쁜 기억을 갖지 않도록 편안하게 보내드려야 할 지 갈등하는 고객에게 의사인 필자는 마음 편하신대로 하라고 충고하면서 이럴까 저럴까 갈등하는 것을 죄책감이나 아쉬움, 후회 등등의 생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충고한다. 망설이고 결정을 못하는 사람이 미성숙한 사람이 아니며 오히려 생각의 깊이가 깊고 풍부하다고 필자는 말하면서 단선적 사고의 틀에서 사고하는데 익숙한 현대인의 약점을 지적하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을 못해도(2장), 상처를 받아도(5장), 효율적으로 일하지 못해도(6장), 가족에게 희생당해도(8장) 괜찮다고 말하는 필자에게서 인간의 정이 느껴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한 가지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은 10장 ‘정에 휩쓸려도 괜찮아’에서 바람피우고 가정을 돌보지 않는 남편에 대해 의뢰인인 부인이 너무 우유부단하게 대처하고 머뭇거리는 데 대한 필자의 충고 부분이었다. 자신이 중요하기에 초점을 너무 남편에게 맞춰 휘둘리지 말고 자신을 다스리고 먼저 정신, 육체적 안정을 찾자고 한다. 그리고 따라온 친구가 도리어 흥분하여 이혼을 해야 하니 진단서를 끊으라면서 흥분한다. 이 장의 결말은 애인의 집에서 생활하다 자신에게 맞지 않음을 깨닫고 어느 날 아무 일 없다는 듯 회사에서 귀가하는 남편을 그르려니 하면서 받아 주었다는 의뢰인 여성이 말하는 대목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며, 적절한 감정표출은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인간 감정을 너무 억누르면서 일을 처리하는 느낌을 받아 다소 불편하였고, 남성중심적 사고를 하는 전형적인 일본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같은 남성으로서 조금 부끄러웠고 실망스럽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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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바보 - 이덕무 산문집, 개정판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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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덕무의 글은 요란하지 않고 가볍지 않으며 중도를 걷는 산 속 산책과 같다.

옮긴이는 이덕무의 글을 6부분으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인위적 분류에 다소 무리가 가는 부분이 있지만 독자에게 각 목차에 따라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나름 괜찮은 구성이라 생각한다.

제1장 ‘자화상‘에서는 제목처럼 ‘책에 미친 바보’에 걸맞게 책만 있으면 너무 행복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쓴 잘된 글을 읽을 때면 미친 듯이 소리치고 크게 손뼉 치며 그 글을 내 나름대로 평가했으니, 이 또한 우주 가운데 한 가지 유희이다.'(44p.)의 말은 그가 책을 대하는 모습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대목이다. 빌려보든 구해서 보든 그에게 책은 영원한 인생의 동반자이고 인생의 동무이며 스승이었다.

제2장 ‘내가 책을 읽는 이유’에서는 지금에도 통할 수 있는 글읽기의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책만 쌓아둔 채 구경만 하거나 책을 읽어도 겉만 핥고 넘기는 잘못된 책읽기의 습성을 깊이 반성하게 만드는 글이었다. 한 가지 그가 말하는 공부하는 방법으로 ‘첫째 경문을 충분히 외워야 하고, 둘째 여러 사람의 학설을 모두 참고하여 같은 점과 다른 점을 구별해서 장단점을 비교해야 하며, 셋째 깊게 생각해서 의심나는 것을 풀이하되 자신감을 갖지 말고, 넷째 사리에 밝게 분별해서 그릇된 것을 버리되 감히 스스로만 옳다고 여기지 말아야 한다.'(56p.)는 말은 참으로 마음 깊이 새겨둬야 할 충고이다.

제3장 ‘문장과 학풍에 대하여’에서는 그의 사상이 실학파보다는 유교에 더 많이 기울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항상 고전을 중시하였으며 특히 중국고전에 대한 학식이나 깊이는 여간해서 따라가기 힘든 정도의 경지에 이르렀음이 참으로 부러웠다. ‘효가잡고’라는 말은 효를 행한 다음 여가에 글을 짓어야 한다는 것으로 잘못 읽으면 그의 세계관이 유교관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에게 효는 실처넉 인격수행을 말하여 도문 일치나 수지치인의 경지를 말한다.

제4장 ‘벗, 그리고 벗들과의 대화’에서 이덕무가 척독이라는 짧으면서도 서정적인 편지글을 통해 친구에 대한 자신을 생각을 담은 편지를 여러 편 읽을 수 있었다. 벗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글로는 ‘나를 알아주는 벗’이라는 글에서 ‘자신을 알아주는 벗을 비단으로 얼굴을 수놓아 가지고 자연으로 가서 말없이 서서 바라보다 해가 저물 때면 품에 안고 돌아오리라.’(p.119)를 들 수 있다. 이덕무의 벗에 대한 생각을 읽고 나의 벗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에게 벗은 나이고하를 불문하여 ‘나보다 나은 사람은 존경하고 사모하며, 나와 같은 사람은 서로 아껴주며 격려해주며, 나만 못한 사람은 불쌍히 여겨 가르쳐 준다면 이 세상은 자연히 태평해지리라.’ (p.121)는 말처럼 열린 마음으로 서로 통하면 그만이었다. 특히 박제가에게 보낸 척독에는 그와 마치 앙숙인양 묘사되어 있지만 실은 너무도 가까운 사이로 서로를 아끼는 동료였다.

제5장 ‘군자와 선비의 도리’는 수필의 진수를 보여주는 글이 담겨 있어 지식적인 면이 강하게 배어 있었던 앞의 장들과는 달리 차분하고 잔잔하게 심금을 울리는 글들이 많았다. 특히 ‘사랑하는 누이를 보내며‘에서는 절로 눈물이 날 정도로 죽어가는 누이에 대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누이를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그의 노력이 눈물겹고 죽은 누이를 편하게 보내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 몸을 기민하게 움직여 염을 하는 모습은 이덕무의 인간으로서의 진면모를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장인 ‘자연과 벗을 삼아’에서는 누이집 방문기라 할 수 있는 ‘황해도를 여행하며’가 일품이었으며 한 편 한 편 꼼꼼하게 읽어야 할 정도의 훌륭한 기행 산문이었다. 사람과 풍경을 어우러 한 편의 글을 얼음 위 미끌어지듯 써 나간 솜씨는 그가 단순히 책만 많이 읽은 사람이 아니라 읽은 글을 마음으로 녹여 체화한 큰 그릇의 인물임을 느끼게 하였다.

전체적인 감상평을 쓰기에 글 한 편 한 편에 담긴 사색의 깊이가 너무 깊어 장을 나누어 책의 평을 적었다.

깊이 있는 글을 읽고자 하는 이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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