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시, 자연을 닮다
심재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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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봤을 때 제일 먼저 보는 곳은 제목, 저자 이름, 책의 핵심 어구가 담긴 앞표지이다.




제목은 AI 도시, 자연을 닮다이고 지은이는 심재국씨이다. ‘AI’도시

결합한 제목이다. AI와 도시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AI 도시는 어떤 도시일까. AI 도시를 인간이 만든다는 말이고 AI 도시는 기술의 도시이기에 자연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닐까. 여러 의문이 떠오르는 제목이다.

 

저자 역시 도시관련 직종을 거친 분일 거라고 생각한다.

 

역시나 도시계획학 박사인데다 대기업에서 32년간 근무하면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설계한 인물이라는 작가 소개를 보았다.

 



표지를 통해 알게 된 정보 마지막인 핵심 어구를 보자.

 

회복의 시대, AI가 만드는 미래’ ‘기술은 세상을 바꾸었다. 그러나 삶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AI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할 삶의 기준은 무엇인가?’

 

2000년대 들어 세상은 확실히 기술, 과학 지배의 시대에 속하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인간은 이 아닌 이 되어갔다. 질서를 유지하라고 소리지르는 것은 인간인데 실행하는 행동 대원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 ‘과학’, ‘AI’이다. 스위치를 올린 것은 인간인데, 나머지 행동은 기계’, ‘과학’, ‘AI’가 한다. 이 정도이면 다행이다. 시발점이 인간이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2025년 이후 ‘AI’가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이제 소리를 지르는 것과 스위치를 올리는 것이 인간이 아니라 ‘AI’이다. AI가 꾸며놓은 판 위에서 AI가 추천하고 AI가 권장하는 (소위 가스라이팅과 다를 바 없다) 행동이나 판단을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렇게 AI가 주체가 된 세상, AI가 중심인 도시를 회복의 시대, AI가 만드는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런 도시는 자연을 닮은 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필자가 찾은 결론이다.

 

제목에서도 1장의 ‘AI 도시의 탄생을 개론으로 2바람이 흐르는 도시3물의 기억AI 도시의 실체적 모습을 그린다. 4도시의 결5느린 삶과 빠른 AI의 시간은 정신적인 면으로 살펴본 AI 도시를 말하고 있다. 마지막 6장에서 필자는 자신이 핵심으로 다루고 싶은 ‘AI 도시, 자연을 닮다를 말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감상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여 풀어보도록 하겠다.

 

1장의 AI 도시의 탄생에서 서울싱가포르를 예시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 도시에 들어온 AI, 도시를 관찰하고 도시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AI가 아니라 도시의 감각 중추로 내부 운영 원리의 하나가 된다. 이 말이 뜻하는 내용을 필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기술은 인간의 감각을 이해하고, 도시는 삶과 자연의 리듬에 맞춰 조성된다, 그 결과 도시는 자연과 기술, 인간이 함께 움직이는 새로운 도시 문명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사고방식은 기존 기술과 인간이라는 이분법으로 생각해 온 상호관계(스마트 기술을 논할 때 볼 수 있는 관계)를 공존과 협력이라는 관계로 정립한다. 기술이, 혹은 AI가 인간을 지배하여 인간이 기계의 종아니 노예가 되었다거나 하는 극단적인 단정이 아니라 AI와 더불어 인간의 전통, 인간의 순리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것이 작가가 말하는 기술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필자는 기술로 인해 효율의 도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회복의 도시가 이뤄져야 진정한 ‘AI 도시이고 회복의 도시라고 주장한다. 이 부분이 이 책을 읽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2장과 3장에서는 구체적으로 AI가 어떤 영역에서 도시의 구성원이 되어서 도시를 돕고 도시가 진정 회복의 도시로 변모시키는가를 말하고 있다. ‘바람을 다시 회복시켜 주는 AI는 진정 도시를 회복시키는 큰 역할을 담당한다.

 

외사산外四山-내사산內四山으로 덮혀서 역사적으로 온전했던 바람의 흐름이 근대화 시대에 개발의 힘에 밀려 바람이 사라진 도시가 되었다. 이를 복원하고 회복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디지털 트윈 플랫폼 S-Map(Virtual Seoul)’이 탄생했고 회복의 도시’ ‘회복의 서울이 되었다. 앞서도 나왔던 같은 의미의 말이 바람을 다룬 2장에도 반복된다.

 

인간이 도시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역시 이 시대의 해답이 되지 못한다. 생명 도시는 자연과 기술, 그리고 인간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조화를 이루는 도시다. (86페이지)

 

자연이 도시의 숨길을 열고, 기술은 그 흐름을 읽어내며, 인간은 그 위에서 삶의 방향을 선택한다.(87) 이런 조건으로 필자는 자연-기술-인간의 조화를 지향한다.

 

자연풍토를 기준으로 했을 때 바람보다도 생태 친화성을 더 지닌 게 이다. 서울을 이야기할 때 한강을 빼고서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독일 베를린의 슈프레강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말하듯이 고전 풍수는 물의 움직임을 통해 도시의 생명을 읽어왔다’. ‘굽은 물길에 생기가 모이고, 두 물이 만나는 곳에서 문명이 열린다는 말 또한 물이 도시(넓게는 문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입증한다.

 

물의 시작부에 한자어구로 정리해 둔 물의 해석 또한 재밌었다. ‘기는 물을 만나 머문다 (氣止水交方是穴)’ ‘굽은 물길은 기를 모으고, 곧은 물길은 기운을 흩는다. (曲水聚氣, 直水散形)’, ‘동서로 흐르는 강은 빛을 품고 시간을 엮는다(東西之水, 行其上)’, ‘물이 만나는 곳은 서로 다른 생명이 한 호홉으로 합쳐지는 자리다(合水聚氣)’, 들어가는 물길은 드러내고, 나가는 물길은 감춰야 한다. (入水宣顯, 出水宣隱)‘ 다섯 개의 글로 물에 전통적, 현대적 해석을 나열한 대목은 특이하면서 물이 도시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알게 해줬다. 더불어 물에 대한 풍수 개념과 현대 도시과학의 해석 또한 유용하였다. (113 사진)

 

도시의 물은 도시를 흐르는 강이다. 필자가 지적한 강의 방향 또한 흥미로웠다. 거의 모든 도시의 강은 동서로 흐르지 남북으로 흐르지 않는다. 이는 해의 흐름과 일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횡의 흐름은 기운을 열기 때문이고 종의 흐름은 생기를 가‘(121)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알지 못했을 풍수의 진리이다.

 

풍수에서 말하는 치수(治水), 이수(利水), 친수(親水)‘도 흥미롭다. 도시에 흐르는 강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에 속한다고 설명하고서 서울 한강은 치수의 도시라고 한다. 로테르담은 이수의 도시이고 볼티모어는 친수의 도시이다. 필자는 이런 치수의 도시인 서울가 치수의 도시 개념을 넘어 친수로 가야 한다고 한다. 이게 바로 공존의 도시를 위한 AI 활용을 통한 혁신이라 할 수 있다.

 



4장에서는 앞서 언급한 바람과 물의 도시로의 공존 작업이 여러 나라의 도시를 예시로 들면서 도시의 결()-회복을 위한 압축, 연결, 순환을 애기한다. 5장은 AI가 바꾸는 삶의 속도를 진단한다. 본시 자연은 느린 시간에서 흐르고 AI는 빠른 시간에서 흐른다고 전제를 깐 후, 도시는 이 둘의 융합을 지향해야 한다고 한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전통과 현대가 융합해야 제대로 된 가정, 도시, 나라가 성립되듯이 자연과 AI, 전통과 AI, 과거와 AI는 서로 끌어 안고 가야 하는 협력 개체의 독립개체이다.

 

마지막 6’AI 도시, 자연을 닮다라는 제목에서 보듯, 필자는 자연을 기초로 하는 AI 도시가 진정한 AI 도시라고 말한다. 미래 도시 선언에서 필자가 말한 부분을 마지막으로 옮기면서 필자의 AI 도시에 적극 협력하는 개인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기술이 도시를 움직이고, 자연이 도시를 치유하며, 사람이 의미를 완성하고, AI가 그 흐름을 조율하는 도시, 이것이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도시의 표준이다.(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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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자라는 초등 문해력과 어휘력 - 관용구와 함께하는 공부 잘하는 아이
임율 지음 / 북카라반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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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문해력과 어휘력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게 무엇일까라는 질문의 답을 책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작가 임율씨는 관용구실력에서 찾았다. 관용구라고 하면 이미 관습적으로 해당 문화 내에서 굳은 표현이자 해당 문화 내에서 널리 퍼져 있는 약속과 같은 표현법으로 알고 있다.

 

책의 머리말에서 작가 임율씨는 관용구국어사전적 의미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관용구 : 두 개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그 단어들의 의미만으로는 전체의 의미를 알 수 없는 특수한 의미를 나타내는 어구(語句)

 

기존 관용 표현은 영어의 숙어 표현이나 관습적으로 사용되는 어구를 말한다고 알고 있다. 이런 표현을 말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큰 관심을 갖고 책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았다. 먼저 책의 차례를 살펴보았다.

  


책에서 소개하는 관용구들이 자세히 나왔다. 나라마다 자국 언어의 체계가 다르기에 한글을 대상으로 하는 작가는 우리말의 관용구는 이미 굳어진 표현으로 사용하는 어구를 말한다고 설명하고 이에 대한 예시 관용구를 5단계로 나눠서 알려주고 있다.

 

청년 세대나 그 이후 세대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위의 관용구를 여러 경로를 통해서 들어봤고 때때로 생활 중에서 사용했을 것이다. 자주 보고 자주 듣는 표현이다.

 

이런 관용구를 자세히 설명하는 임율 작가를 따라가면서 초등, 중등, 고등의 단계의 의미가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말의 소중한 관용구아하, 이것 맞다, 이런 뜻이지, 알고 있는 표현이네......’와 같은 공감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아는 것’과 ‘사용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평소에 이런 표현을 익히면서 적절히 사용하면서 문해력을 넓히는 게 제대로 아는 사람이고 제대로 글과 말의 길로 나가는 사람이다. 이런 의미에서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함께 책을 읽는 초등, 중등, 고등 그리고 어른들에게 우리말의 「관용구」를 적절히 사용하면서 사고의 평지를 넓히라는 간접 명령을 받는다. 여러 많은 「관용구」가 적합한 설명과 함께 나열되어 있는 훌륭한 책이다. 나름 아는 「관용구」가 많다 해도 얼마나 적절히 사용하면서 어휘력 문해력을 키워 나갔는가 돌아보면서 나름 반성을 하기도 하였다.


다음의 ‘고양이 손도 빌리다’와 같은 「관용구」는 알고는 있다 해도 적절히 말과 글에서 사용해 본 적은 거의 없다. 이런 미비한, 아니 거의 사용 경험이 없는 표현도 실제 의미를 되새기면서 자주 사용해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인생도 그렇지만 서적도 모든 것이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책에서도 한 가지 수정이나 편집을 바라는 게 있다면 우리 「관용구」의 영어 표현 설명이다. 의문은 ‘굳이 영어 표현을 AI의도움을 받아 가져올 필요가 있을까’하는 것이다. 




순수한 우리말 확장을 목적으로 더 많은 우리말 표현법이나 사용용례를 넣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세태로 볼 때 이런 순수 우리말 표현법에는 우리말 사용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 싶다.


다시 한번 더 이런 저서를 내서 초등생들의 우리말 「관용구」 사용을 권장해 준 임율 작가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 앞으로 이런 류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저서가 많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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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좋아한게 그림마다 꽃이여
김막동 외 지음, 김선자 기획 / 북극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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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막동, 김삼덕 어르신을 비롯한 12명의 어르신의 그림과 말소리를 담은 이 책 ‘꽃을 좋아한게 그림마다 꽃이여’는 어떤 책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 따뜻한 인생이 담긴 명저이다.

책이란 무엇인가, 책을 왜 읽으며 책을 통해 뭘 얻으려고 하는가. 책을 쓰는 사람의 마음과 책을 통해 전달되는 책 속 인간의 마음에 나의 마음이 담겨 제3의 마음을 느끼고 나누는 게 그 목적 아닌가.

이 책에 담긴 마음은 그림과 글, 각각 반반씩 마음을 담아서 전해진다. 어르신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어르신들의 어릴 때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이 담긴 그림과 글은 눈물과 웃음을 던져주고 그 눈물과 웃음이 나의 눈물과 웃음을 만들어낸다. 어느 그림과 글 하나 하나가 마음을 흔들지 않은 게 없다. 진한 그림과 글이라 할 수 있다.

때로 무슨 말인가 모르는 것도 있긴 하지만 맘 전달에는 전혀 상관이 없다. 한 마디로 찡하다.

장이 넘어갈 때마다 시절이 바뀐다. 어릴 적 갓난애 때부터 시작해서 625 전쟁 때를 거치면서 초등시절을 넘기고 커서, 시집갈 나이의 일과 시댁과 서방으로 인해 고생한 일,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자식들 생각과 노년이 된 자신의 형편으로 이어지는 한 인생의 그림과 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소꼴 먹이러 가는 게 힘들었다는 말과 도망간 소 때문에 몽둥이로 맞을 뻔 한 일이 재밌기도 하지만 그때의 가난이 눈에 밟혀 마음이 아팠다.




문방구에 가서 돈이 없어 사탕을 몰래 내 먹은 이야기와 중학교에 가고 싶은데 못 간 게 맘 아프다는 얘기가 지은이도 가슴에 묻힌 슬픔이라고 했다. 이 글을 읽는 나도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리고 펼쳐지는 시집살이와 노년 생활도 어릴 때와 다른 바 없는 서글픔의 시간이다. 편한 날 별 없이 사시는 어르신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그림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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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의 시간 - 결국 현명한 자는 누구였을까
안석호 지음 / CRETA(크레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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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다. 책과의 만남을 통해 독자는 좋게 말해서 모르는 동네를 순회하는 것이고, 정확히 말하면 모르는 바깥세상을 기웃한다.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할 때 이방인이면서 친분을 지닌 지인이 되고 싶어 딴에 집중한다. 시간이 흐르고 책장이 넘어가면서 관계의 지도가 펼쳐진다. 한 번 만나고 말 사람, 다시 더 만나고 싶은 사람, 절친이 되어 인연을 맺고 싶은 사람으로 사람 관계가 나뉘듯 책과의 관계도 이와 마찬가지로 나눠진다. 그냥 두고 가버리고 싶은 책도 있고 계속 파고 들고 싶은 책도 있단 말이다

 

이번에 만나게 된 '장벽의 시간'(안석호, 크레타 출판사)은 잔잔하게 장벽의 배경을 설명해 주고, 장벽에 얽힌 당사자들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며, 장벽이 갖는 의미를 전달해 주는 다시 또 만나고 싶은 책이자 저자이다. 안석호님의 다른 책을 구해서 읽고 싶다. 그래서 내 입장에서 절친이 되고 싶은지 살펴보고 싶다

 

장벽이 있든 없든 한 번 세워지면 장벽에 갚힌 사람의 마음에 흐르던 감정과 소통의 자유는 멎는다. 그래서 장벽은 세워지면 안 되는 장애물이고 불순물이다.

 

1장의 베를린 장벽에서 19살인 동독병사 슈만이 간신히 장벽을 넘어 서독으로 가서 30년 가까이 살았지만(49) 장벽이 무너진 후 고향인 동독에 갔을 때 서독 탈출자인 자신을 배신자로 바라보는 고향 사람들을 만난 후 10년이 지난 후(59)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내용이 가장 맘 아픈 장면이었다.(89) 정치인들의 정권유지 편리를 위해 시민만 고통을 받는 살벌한 장벽 설치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보안 목적이라고 말하면서 팔레스타인을 고립시키는 이스라엘 장벽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영역만 올바르고 다른 사람의 영역은 불순하니 경계를 지어 나의 순수를 그들의 불순으로 얼룩지게 하면 안된다는 자의 행동으로 장벽은 장애물이 되고 만다. 이스라엘의 행위는 더더욱 잔인하고 비겁하다. 팔레스타인의 영토를 서안과 가자지구로 분리하고서 자신의 땅이 신성하다고 말하는 이스라엘이 과연 자신의 종교인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후손이 맞는가?

 

장벽이 그린라인을 그대로 따라서 만들어졌다면 길이가 약 320km여야 했지만 계획된 것은 2배가 넘었다. 이스라엘 정부의 초기 계힉에 따르면 완성될 경우 동예루살렘 일부를 포함해 서안 지구의 10% 이상이 이스라엘 쪽에 포함되도록 경로가 설계됐다.(130)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이나 멕시코-미국은 경제선진국이 경제후진국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약자-강자의 공식이 적용된 경우이다. 문제를 미리 방지하여 서로가 인정 후 안전을 추구하기 위한 조그만한 시도가 작은 울타리의 국경이어야 제대로 된 국경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땅에 살면서 이웃과의 협력으로 즐거운 삶을 살아가는 게 나라와 나라의 경계가 존재하는 이유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슬프다.

 

팔레스타인이나 멕시코인들이 한 나라의 떳떳한 시민이 되어 자신의 영토와 자신의 문화, 자존을 지켜서 후손들이 당당하게 세계의 한 국민으로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그들 내보의 시민들조차 목에 걸린 밥그릇을 위해 자신의 나라가 아닌 잘 산다는 이스라엘이나 미국에 빌붙어 살아가려고 한다. 그래서 장벽은 없어지지 않는다. 강자가 이를 이용해 약자를 약탈하기 위해 더 높이 세우는 게 장벽이다

 

멕시코 산업과 노동시장은 미국이라는 거인에 종속되다시피 했다. 경제 협력과 무역 확대에도 멕시코 경제와 산업,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대미 종속화가 심화했고, 이는 곧 멕시코에서 미국으로의 이주 행렬로 이어졌다. (195)  

 

이런 종속관계가 강자 입장에서도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듯이 인건비가 미국의 10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않는 멕시고 근로자와 싸고 풍부한 멕시코 자원, 90%를 미국에 의존하는 멕시코 경제 등은 미국 시장이 없다면 경제가 지탱하기 힘들다. (230) 미국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멕시코 인력과 자원 그리고 소비시장이 없다면 미국 기업 역시 제대로 된 발전을 이룩할 수없다. 이런 관계를 분명히 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공정한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히스패닉이 없으면 패닉이 올 거라는 말까지 나온다'(223)

 

물리적으로 마지막 장벽인 한반도 DMZ장벽은 당사자인 남한사람인 나로서 아찔한 장벽이다. 앞 장벽과 너무나 다른 DMZ장벽은 슬픔의 장벽이고 원통의 장벽이다. 2차 대전 후 소련과 미국이 한반도를 갈라놓은 것부터 원통하고 김일성이 통일명목으로 전쟁을 일으킨 것 또한 원통하다. 제대로 국가로서 기능을 세우지 않고 정권욕에 빠진 이승만도 슬픈 인간이고 막무가내 한반도를 자신의 지배하에 두려고 까분 김일성도 슬프디 슬픈 인물이다. 그래서 625 전쟁이 터졌고 3년간의 전쟁 후에 세워진 DMZ비무장지대가 오늘날에도 가면 볼 수 있는 아픔의 장벽이다. 남과 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미국과 멕시코, 서독과 동독처럼 인종이나 경제로 눈에 띄게 기울어진 국가는 아니다. 얼마든지 대화를 할 수 있고 얼마든지 서로 원조를 하면서 살아갈 수가 있다. 그런데 왜 못하는가? 이승만과 김일성이 제대로 나라를 챙기지 못했기에 아니 하지 않았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에 묶여 미국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딱한 처지에 묶여 있다.

 

동독이 세운 베를린 장벽이나 이스라엘의 분리장벽, 미국이 세우고 있는 멕시코 국경장벽 등도 마찬가지다. 모두 정치 상황이나 경제적인 이유, 또는 구조적인 결함 등으로 인해 인력과 물자가 장벽을 넘나드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반도 허리를 자를 비무장지대는 다르다.(289)

 

<장벽: 인간의 또 다른 역사>의 저자인 클로드 케텔은 휴전선을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길고 폐쇄적인 국경"이라고 불렀다. (289)

 

마지막 장벽을 작가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라 하였다. 물리적으로 가로놓인 장벽이 아니란 말이다. 이런 장벽은 너무 무섭다. 희망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가시적인 장벽은 제거하면 된다는 비가시성의 희망을 주지만 보이지 않는 장벽은 심리적으로 사람을 억압하여 정신적 질병에 걸리게 한다. 그래서 무섭다

 

에필로그에서 필자는 마지막 장의 보이지 않는 장벽과 연관된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시대의 보이지 않는 장벽이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설명한다. 그렇다. 이런 예기치 못한 외부압력이 등장하니 선진국이니 문화 문명 최고 나라니 하는 나라들의 민낯을 볼 수 있다. 장벽을 가-비가시적으로 치고 사는 나라들은 장벽의 무서움을 느끼게 된다

 

어떤 장벽이라도 만들어서 안 된다는 교훈을 뼈 속 깊이 느낄 수 있는 읽기가 되어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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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 - 내 삶을 일깨우는 챌린지 프로젝트
서동주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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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5)에 들어가기 전 페이지(쪽수로는 4쪽에 해당)에 마크 트웨인이 말한 말이 기록되어 있다. 이 말은 ‘20년 후, 당신은 실행했던 일보다 실행하지 않았던 일로 실망할 것이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어야 한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늘 상기시키는 나에게 이 말은 의 빈 곳을 들여다 보게 만든다. 끝을 내기가 두렵고, 끝을 제대로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실행을 미루면서 자신의 얄은 약속에 만족하는 연약한 가 보였다.

 

서정주의 책(아니, 오히려 플래너)은 자신과의 약속을 180(6개월)동안 끈기 있게 밀고 나가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임과 동시에 실행이 두려운 거대한 계획을 과감하게 실천해 나가라는 예언자의 말과 같다. 180일간의 프로젝트 목표와 기록의 tip은 책에 손때가 묻을 정도로 기록해 나가면 반드시 꿈이 이뤄진다는 약속이다. 매일 15, 아침 저녁마다, 3일 이상 건너뛰면 안되고 강박에 사로잡히지 말고 자유롭게 기록해라는 말은 어느 하나 귀중하지 않은 말은 없다.

 



180일 동안의 기록 안내 설명이 복잡하게 보일 수 있다. 여기에 부담을 가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기록이 아니라 자신의 기록이기에 자신이 보고 자신이 행하게 될 일을 기록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저녁 각각 10분씩만 투자해서 기록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꼭 맞는 말이다. 시작을 거창하게 잡아서 기록하는 것은 하루 이틀 혹은 1주일, 1달 안에 끝낼 일이지 장장 6개월에 걸쳐서 일어날 일은 아니다. 간단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자신의 계획을 하루 하루 기록해 나가는 일, 그래서 180일까지 계획과 목표가 제대로 실천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설명절이 끝난 후 첫주 첫날인 2021215일 월요일을 시작으로 계획을 세울 생각이다. 180일동안 기록으로 목표한 일을 달성한 후 다시 책을 구입하여 2021년 후반을 기록하고자 한다. 여러 가지 계획에 관한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직접 계획을 세워나가는 게 백번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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