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불안과 혐오의 경계, 50일간의 기록
김지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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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흐름이 신경을 누를 정도로 복잡하거나 난해하지 않다. 행동과 사고가 보일 정도로 글이 쉽고 부드럽다. 머리에 잘 들어온다. 작가적 감각을 갖춘 저자인 김지호씨와 탁월하게 편집을 한 더난콘텐츠 출판사 편집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먼저, 내용 감상에 앞서 글 전체 구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이 책은 1부, 2부로 나뉜다. 1부는 '50일간의 입원 생활'이고 2부는 '기다리던 퇴원, 그리고 일상으로의 복귀'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다. 저자의 경험이 코르나19 확진되기 전 과정, 코로나19 확진 판정과 입원, 입원 후 주변사람들과의 통화와 심경표현, 퇴원 직전의 상황과 퇴원과정에 든 생각, 가족과의 만남과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원망과 미안함 등으로 글이 이어진다. 

누구나, 어디서든, 언제든 코로나에 걸릴 수 있는 세상이다. 유럽과 미국은 9개월 전 코로나가 시작된 후 봄-초여름에 코로나 절정 상태를 맞았다. 그후 코로나가 진정되고 모든 사람들이 일상으로 복귀하여 예전생활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 때의 절정이 절정이 아니었다. 10월 말인 지금 추위와 함께 코로나의 절정이 다시 찾아왔다. 우리나라도 100명 전후(대부분 100명 이하이지만)로 코로나대전은 끝나지 않았다. 어제(2020 10 27) 코로나 감염 전문가들이 진단한 코로나 사태 전망에서 코로나가 없는 세상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예전 일상은 없어졌다. 예전 일상과 같은 일상을 볼 수도 누릴 수도 없다. 생활의 일부로 코로나를 대해야 한다. 코로나를 감기의 한 종류로 생각해야 한다. 근데 문제는 백신개발이 올해 말, 내년 초 등등의 시각에 나올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백신이다. 안정된 백신은 내년 말에야 가능하다고 한다.

위 문단에 기록된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코로나 지식을 갖추고 하는 말이다. 저자가 코로나에 감염되었던 때는 늦은 봄-초여름의 코로나 초기 유행 때이다.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의 전염과 확산을 두려워하였다. 코로나에 걸리면 마치 죄인이 된듯한 분위기였기에 코로나 확진자 중 자신의 동선을 숨기려는 사람도 종종 나타났다. 저자는 할머니 장례식에 참석한 친구들이 고마워서 식사대접를 하다 클럽에 다녀 온 친구로부터 전염된다. 다른 친구들은 감염되지 않고 혼자 감염되었다. 외부사람들은 확신된 저자의 코로나와 선을 긋기 위해 칸을 지른다. '내가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저자는 괴로워한다. 누구나 그럴것이다.   

'억울하지만 아무도 관심 없을 내 사정을 누구에게까지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할까? 힘들고 겁에 질린 건 난데, 그들은 나를 계속 추궁한다. 그냥 내가 간 곳이 있다면 거길 방역하면 되는 것이고, 내가 접촉한 사람이 있다면 찾아서 검사를 받게 하면 되는데, 내가 어디까지 전화해서 그들을 안심시켜야 하는 것인가 싶었다.' (43쪽)

회사에서도 확진전화를 받고 저자와 멀리 하려는 행동이 암암리에 진행된다. 같은 건물 다른 층의 사업체에서도 위로 전화가 아닌 동선을 따져 묻는 전화를 한다. 역학조사로 저자가 다닌 바bar와 미장원의 직원 중 근접 접촉한 사람을 자가격리시키기도 한다. 카톡으로 원망을 한 헤어디자이너는 자신이 격리되어 생활비를 벌지 못했다고 원망했지만 저자가 퇴원하고 난 후, 상황이 마무리되고나자 서로를 이해하고 일상으로 복귀한다. 

전염된 사람은 전염시킨 사람을 원망한다. 자신의 일상이 보름, 혹은 저자의 경우는 50여일의 시간을 일상과 격리된 채 살아야 하기에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전염된 사람도 전염시킨 사람 누구도 의도를 갖고 전염되고 전염시킨 것은 아니다. 대구의 신천지 집단 신도들이나 광화문 집회 참석한 기독교 일부 단체들 사람들이 다소 무분별한 행동을 통해 코로나 방역을 방해하는 행동을 한 게 문제이다. 나약한 인간이기에 이기주의가 발동하고 이타주의는 사라진다. 저자도 이런 부분을 퇴원 후 절감한다. 

'개인이 사회 속에서 온전히 자리하기 위해서는 타인이 존재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타인을 이해할 때 비로소 '나'라는 존재가 성립되고, 그때 우리에게 '이타심'이 작동한다. 이타심은 인간의 이기심의 정반대에 서 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동시에 이기심과 공존한다. 이타심은 타인에 대한 나의 이해에서 비롯되는 마음이고, 이기심은 타인에 대한 나의 결핍이 만들어내는 마음이다. 즉 타인에 대한 결핍으로 인해 자신만을 위한 마음이 커지는 것이다. 이것이 본디 인간이 가진 이기심의 본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262쪽)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과 사회를 생각했다. '나'가 중요하지만 '너'가 없다면 아무 가치가 없다는 것과 '나' '너'가 '우리'가 되어 사회, 문화를 세워 나가지 않으면 '삶'의 진정한 가치나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공유와 느낌을 위해 생각날 때마다 다시 이 책을 읽어야겠다.

마지막으로 저자도 여러 번 적은 간호사와 의사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말하고 싶다. 그들의 희생정신이 없다면 이렇게 체계적이고 안정된 방역시스템을 구축할 수가 없다. 그들을 대할 때 더욱 더 겸손해야겠다.

'그들도 무서웠을 것이다.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용감하고 담대하게 매일 수많은 환자들을 만났고, 바이러스에 무너져가는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었고, 나를 살려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환자를 살려내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끈질긴 바이러스와의 전쟁의 최전방에서 누구보다 가장 용맹하고 숭고하게 싸워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간호사실을 나서는 순간, 가슴이 벅차올라 진심을 다해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렸다.' (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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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비밀코드와 신미대사 - 맥락적 근거로 파고든 한글 탄생 비밀 이야기
최시선 지음 / 경진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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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탄생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국민학교때이다. 한글창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이면 항상 같이 나오는 어휘는 훈민정음과 집현전, 집현전 학자들이다. 머리속에는 세종대왕이 1순위, 집현전학자가 2순위로 한글탄생의 공로 순위가 매겨진다. 이런 순위는 중등, 고등교육에 이를 때까지 변하지 않았다. 변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번 책을 읽게 되면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되었다.


'훈민정음 비밀코드와 신미대사'는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이 발동했다. 비밀코드는 무엇이며 신미대사는 누구인가. 


저자는 훈민정음과 월인석보의 글자 수나 장수가 108번뇌의 108자와 108장이라는 사실과 불교의 우주관인 33천과 28천을 본떠 훈민정음 해례본의 종이 장수나 훈민정음 창제 문자 수가 28자(모음11/자음17)라는 코드가 훈민정음과 관련하여 심겨져 있는 비밀코드라고 한다. 이런 비밀코드는 15가지나 된다고 하면서 차근히 설명한다. 저자의 노력이 대단하며 뛰어난 직관에 큰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책을 읽는내내 역사의 순간이 눈앞에 펼쳐져 자연환경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북극이나 남극으로 가서 동식물을 촬영하듯 15세기 세종대왕이 조선을 다스리던 시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유교국가인 조선은 명나라를 받들면서 한문를 국가의 글로 삼아야 하거늘 감히 불순하게 한글을 만들려는 시도는 명나라에게 반역하는 행위이다. 이를 숨기기 위해 세종대왕은 신미대사를 활용하여 한글을 창제하셨다고 한다. 세종의 아들인 수양대군과 양평대군이 적극적으로 신미를 도와라 하여, 후에 수양대군이 세조가 되었을 때도 신미와의 관계가 계속 유지된다. 많은 불교서가 언문으로 기록되어질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비밀코드는 지금까지 들어 본 적이 없다. 이런 주장은 처음 들었다. 


저자는 '나랏말싸미'를 보고 한글창제의 궁금증이 발동하였다 한다. 나랏말싸미 영화를 보지 않았기에 이번에 영화를 보았다. 영화로서 극적 요소는 많이 없었다. 조기에 상영이 중단된 것은 역사왜곡문제가 있다고 했지만 조기에 영화가 내려진 것은 영화적인 극적 스토리가 부족해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물론 역사왜곡으로 인한 논란이 양적인 면의 조기상영 중단의 큰 원인이긴 하지만 더불어 영화적인 흥미와 극적 효과가 부족해서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신미대사, 그리고 그를 돕는 수양대군과 양평대군이 지금까지 듣고 알고 있는 훈민정음 창제설에 가담한 인물과 거리가, 아닌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다.


신하들의 눈밖에 있는 복천암에 거주하는 신미대사라는 스님을 시켜서 훈민정음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에 대해 조사를 한 저자는 여러가지 근거를 들면서 세종대왕과 더불어 신미대사가 훈민정음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훈민정음 창제에 대해 여러가지 말이나 주장이 없다는 사실이 당시 명나라를 섬기는 유교국가에서 글자를 만든다는 행위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불순한 행위임을 입증하는 사실이라고 한다.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증과 함께 어디까지 맞고 어디까지 틀리는 지 알 수가 없었다. 역사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문제라 지금처럼 어중간하게 넘기면 지금 10대가 40, 50대가 되는 30, 40년 후에 나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최시선 선생님의 이번 책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최시선 저자는 교육감으로, 교장으로서 직책에 있으시면서 훈민정음과 관련된 사실을 탐구하기 위해 서울까지 상경하여 강의를 듣고 신미대사라는 분을 알기 위해 불교도 공부했다. 이런 열성과 집념에 고개가 숙여진다. 또한 무한히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나름 훌륭한 나라에 속하고 많은 나라사람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경제, 방역에 있어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근데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면서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언어인 우리말 한글이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자세한 내용이 없다니 무척 부끄럽다. 이런 문제를 파헤치는 최시선 저자는 국문학이나 한글연구회 학자들보다 더 훌륭하고 뛰어나신 분이다. 물론 저자는 자신의 주장이 다 맞고 다른 전문가의 주장은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여러 주장 중 간과해서는 안되는 주장이 신미대사가 한글창제에 동참하였다는 사실이다. 


맞다 틀리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맞고 왜 틀리는 지 논의를 하면서 확실하게 역사사실을 규정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다른 역사적 문제도 최시선 작가의 이런 시도가 필요하다. 당장 나부터 이런 시도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최시선 저자가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앞서 언급한 글이 중복해서 언급하는 부분이 많았다. 처음에는 앞에서 말했는데 또 나오네 하면서 다소 부정적으로 받아들였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이런 점이 오히려 더 좋았다. 언급이 다시 중복되면서 앞서의 사실을 다시 새김질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신선한 기운을 받았던 좋은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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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치마 마트료시카 오늘의 청소년 문학 27
김미승 지음 / 다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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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치마 마트료시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마트료시카는 인형 안에 인형이 들어 있는 러시아 인형인데, 이 마트료시카와 검정치마가 어떤 관계이길래 '검정치마 마트료시카'일까. 궁금해진다. 앞표지 그림이 보름달을 배경으로 서 있는 마트료시카는 검정치마를 입고 저고리를 걸친 어린 여자아이 모습이다. 머리장식을 한 머리모양이 장옷을 덮어 쓴 모습처럼 보인다. 이게 검정치마 마트료시카인가? 근데 이 그림에 뭐가 담긴걸까? 또 다시 궁금해진다. 뒤표지를 보고서야 '아하, 우리 조상의 아픈 역사가 깃든 소설이구나'하고 생각한다.


"사할린으로 가겟어요. 아무리 멀어도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갈래요."

일제 강점기, 러시아에서 살아온 조선인 소녀 쑤라의 이야기

(뒤표지에 씌인 글)


아픈 역사지만 그 아픈 역사를 알지 못하면 후에 다시 유사한 아픈 역사가 닥쳤을 때 또다시 아파할 수 밖에 없을거라는 생각에 아픈 역사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흐름은 간단하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러시아 국적을 가진 주인공 쑤라는 산후 후유증으로 엄마를 잃고 아빠와 둘이서 험한 러시아에서 살아간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러시아 국적을 갖고 있지만 러시아인들은 카레이스키라는 고려인의 피를 가진 쑤라를 최고성적의 우수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쑤라는 격분한다. 이렇게 불운한 환경에 처한 쑤라에게 또다른 비극이 찾아온다. 통역관으로 일하는 아버지가 밀정으로 발각되어 일본인에 의해 사할린(가라후토)으로 추방되고 만다. 아빠를 찾기 위해 여러 조선인의 도움을 받아 사할린으로 간다. 그곳에 가서 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은 기수대 아저씨 가족의 도움으로 탄광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런 시간 속에서 쑤라는 아빠를 찾으려 한다. 이리저리 애를 쓰다 마침내 아빠가 타코베야(문어방)라는 감옥에서 숨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일본의 만행으로 아빠가 죽게 된 것에 복수심과 원한이 쌓였지만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드디오 일본이 패망하고 잡혀간 많은 조선인들이 자유를 찾게된다. 하지만 조선인들을 데리려 선박이 올 수 없는 상황이라 조국으로 가지 못하게 된다. 남아 있었던 사람들은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사할린에 머물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쑤라는 예분, 현도와 함께 조선인 학교를 세워 한글을 가르치기로 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이야기를 읽고 조상이 당했을 나라 잃은 설음과 파고드는 아픔에 가슴이 먹먹하였지만 결론을 설음과 아픔으로 끝나지 않고 교육이라는 빛으로 희망을 전해 준 김미승 작가의 차분한 마무리가 감동적이었다.


청소년들에게 조국이 없을 때의 찐한 아픔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의 길잡이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여러가지 어려운 논리로 조국, 동포를 이야기하는 책이 많다고 알고 있다. 조국 동포를 이야기 할때는 여러가지 논리가 필요없다.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주고 이해하는 맘을 가지면 족하다. 그래서 '검정치마 마튜료시카'는 미트료시카를 생각하면 조국이나 동포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어떤 마음을 품어야 하는 지 알 수 있다. 똑같다는 것이 주는 모방성이나 이중성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통해 앞선 조상의 정신이 내게 전하는 연대성이다.


쑤라는 기수대 아저씨의 딸 예분에게도, 어린 나이에 잡혀와 부모와 떨어져서 서럽게 살아가는 현도에게도 연대성을 느낀다. 쑤라가 느끼는 연대는 같은 조상을 가진 같은 민족이라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같은 나이인 적군 대장의 아들인 이시로에게도 연대를 느낀다. 과거의 적을 적으로 매어둔 채 함께 공공의 평화를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작가는 침략행위를 하는 그 당시의 일본이 아니라 그 이전의 일본을 좋아하고 전쟁을 일삼는 조국 일본을 싫어하는 대장의 아들 이시로를 쑤라가 인정하는 모습도 잠깐 보여준다. 우리들 자신도 조상들의 행동을 돌아보고 자잘못과 새로운 세계의 평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쉬운 일이나 쉬운 작업은 누구나 쉽게 무리없이 할 수 있다. 문제는 어려운 일,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이다. 우리 민족에게 가장 어려웠을 때는 일제식민지 때이다. 이런 상황은 어디에서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야만적인 일이다. 전쟁이나 침략을 통한 행위는 야만인임을 보여줄 뿐 어떤 명분도 인정받을 수 있다. 지금 시대는 평화의 시대이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 어느 사람도 평화의 테두리 밖에 있어서는 안된다. 지금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의무가 평화 지키기이며 평화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이번 '검정치마 마트료시카'를 읽고 평화를 지키지 못하면 당할 수 밖에 없는 설음과 아픔을 되새기면서 오랜 시간 내내 지구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모든 세계인간들이 모두 평화롭고 즐겁게 살아가기를 바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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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장자를 만났다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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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고전을 원류로 글을 전개하는 글들은 아류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글투와 글내용을 모방하면서 원문의 글을 전하기 마련이다. 이번에 만난 그때 장자를 만났다도 장자의 글을 두고 작가인 강상구가 자신만의 틀과 내용으로 풀어헤친 글이다. 이리저리 치우치지 않고 자신을 그대로느끼고 받아들이는 장자의 무사상은 여러 번 읊고 읊어도 다함이 없다. 예전부터 노자와 장자를 같이 묶어 생각했으며 둘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으나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이러한 나의 생각을 바로 잡고 개인의 무를 주장한 장자가 사회의 질서를 일순위로 한 노자를 구분하게 되었다. 즐겁게 책을 읽었다.

 

이 책은 ’, ‘’, ‘우리이렇게 3부로 나눠 장자를 만나고 있다. 나를 돌아보고 너를 살피며 우리를 생각하는 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딴지를 걸자면 책의 서술방식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장자의 사상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장자의 사상을 우리 현실에 접목시키면서 좀더 가까이 장자를 만나서 배우자는 의도는 알겠지만 나, , 우리 식으로 서로 나눠 이야기를 하는 이런 사고방식은 장자의 사상과는 전혀 맞지 않는 방식이다. 우리들의 편의를 위해 이런 서술방식을 택했다고 생각하면 되지만 이번에 읽은 장자의 향취에 취해 그냥 한 번 딴지를 걸었다.

 

1부 개인의 변화의 첫 글인 헛똑똑이 인생에서 저자는 장자는 왕의 꿈 속에 나타나면 자신의 목숨을 건질 것이라고 생각한 거북이가 왕의 도움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왕은 이 거북의 등을 벗겨 점을 치는 데 사용하였다는 이야기를 두고 헛똑똑이 인생이라고 하면서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고 총명함이 오히려 위태롭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난 여기서 나를 모르는 가 바로 나라는 사실에 좀더 물러서서 사물을 보는 눈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서양철학사의 출발인 탈레스의 이야기를 가져와서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는 한 이야기가 너무 와 닿았다.

 

남도 나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p.86)해야 한다는 장자의 가르침은 자신이 선 자리를 바꿔 시각을 달리하여 세상을(p.87) 보고 천하를 그대로 두고 내 시선을 바꾸고, 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p.95)는 나를 바꾸는 자세를 요구한 대목은 나만 알고 나만 바라보면서 세상을 살지 않았나 하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다 주었다.

 

2부 관계의 변화에서도 역시 남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일을 똑바로 하는 게 우선이다는 메시지를 읽었다. 앞 장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각의 변화와 이번 장에서 타인을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라는 자세는 말이 달라서 그렇지 똑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와 너가 구분이 되고 나에게서 바라보는 시각을 너를 통해 바라보는 시각과 다른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굳이 자신/관계/사회의 범주를 나눠서 논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 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어라. 토끼를 잡으면 덫을 잊어라. 뜻을 알았으면 말을 잊으라. (외물 p.223)

 

말이 수단이기에 겉치레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어서 고장난 시계를 얘기한다. 하루에 두 번은 맞는 고장난 시계는 자신의 시간에 모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자기 위주로 사고하는 사람은 항상 이런 식으로 자신을 앞장에 세우나 실제로는 그의 앞에는 묵묵히 맡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겸손을 배우고 남을 인정하는 자세를 익힌다.

 

3부 사회의 변화에서도 1/2부와 거의 같은 톤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너를 넘어 사람이 등장하는 사회틀에서 사람은 처음부터 모두 다르고 사람 수 만큼의 가치가 있어 인정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남을 인지하고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지는 자유보다 오히려 더 큰 자유를 준다.

 

1/2/3부의 내용이 나--우리 로 나가는 확대 전개이지만 장자의 깊은 뜻을 나--우리에 맞춰 설명한 부분은 두고 음미해야겠다. 책을 늘 곁에 두고 한 편씩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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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이 쉬워지는 미술책 - 박물관과 미술관 가기 전에 읽는 사고뭉치 9
윤철규 지음 / 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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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나 초등학생에게 설명을 해 주듯이 우리 옛그림 감상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어린 아이라고 해서 아주 수준이 낮은 책은 아닐까 걱장하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은 독자선정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책이다. 저자가 낮춤말로 그림을 설명하는 방식이 오히려 더 정답고 신뢰가 간다. 지식을 자랑하고 독불장군처럼 날 따라와서 이해하라는 식의 책보다 훨씬 더 맘 편하게 그리고 지금껏 가지지 못한 우리 옛그림의 단정한 모습을 맘 깊이 느끼면서 책을 읽었다.

 

제목의 전제로 단 '박물관과 미술관 가기 전에 읽는'이란 글이 너무 와닿는다. 여기서 말한 그림과 그림 속 여러 소재들을 잘 기억했다가 박물관과 미술관에 가서 참고-비교-감상-재감상 을 꼭 하고 싶다. 외국그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고 또 시간이 나면 직접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우리 가까이에 있는 너무나도 훌륭한 작품은 왜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는지를 반성하게 만든 책이다. 물론 한국화에 영향을 준 중국화가 등장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국화가 다수를 차지한다. 왜 지척에 좋은 그림을 두고 감상하려 가지 않았던가? 그 이유는 이런 그림이 있다는 사실과 그림을 어떻게 감상하면 되는가, 그림의 배경은 무엇인지에 대해 무지 때문이지 싶다.

 

이번 저서가 아니면 귀한 것을 놓칠 뿐 했다. 책을 읽으면서 특히 맘에 와 닿은 점은 장르에 따른 독법을 설명한 점이다. 산수화, 인물화, 화조화, 민화 등등의 유명작품의 소개와 함께 읽는 독법 설명은 한 번 책을 읽는 정도로 그칠 게 아니라 한 편 한 편 실제 그림을 감상하면서 또 보고 봐야 할 귀중한 참고서이다. 지은이는 여러 종류의 그림을 간단명료하게 독법을 설명하고 있다. 산수화를 잠깐 들여다보자. 중국 곽희의 조춘도에 비해 허륜의 죽수계정도를 비교하면서 왜 죽수계정도조춘도에 비해 간경하고 쓸쓸한 느낌이 드는 풍경으로 그려졌을까를 지은이는 자문자답한다. 저자는 두 그림의 시간차가 800년이나 나기에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품는 고향의 모습이 바뀐 것이 그림이 달라진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여백을 중시한 마원의 그림과 그로부터 300년 뒤 일반 서민도 그림을 사서 즐기게 되면서 장로가 그린 어부도등의 그림이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런 배경 설명은 이 책의 장점이다. 여러 부분에서 이렇게 그림과 시대를 연결해 설명한 부분이 특히 좋았다. 산수화의 그림이 비슷한 이유는 조선 초기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이 자기만의 감상법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당시의 시대상과 연결해서 그림을 감상하도록 배려한 점이 무척 고마웠다.

옛사람이 그린 그림에 담긴 배경설명은 지은이의 설명에 의존하는 것을 1차로 하고 다음 2차로 독자인 자신이 곰곰이 생각하면서 여러 조건에 맞춰 생각해 보면 더 재밌고 E.H. 카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말했듯이 과거를 보고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 보는 멋진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고생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고 재독 삼독을 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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