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장자를 만났다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날 고전을 원류로 글을 전개하는 글들은 아류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글투와 글내용을 모방하면서 원문의 글을 전하기 마련이다. 이번에 만난 그때 장자를 만났다도 장자의 글을 두고 작가인 강상구가 자신만의 틀과 내용으로 풀어헤친 글이다. 이리저리 치우치지 않고 자신을 그대로느끼고 받아들이는 장자의 무사상은 여러 번 읊고 읊어도 다함이 없다. 예전부터 노자와 장자를 같이 묶어 생각했으며 둘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으나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이러한 나의 생각을 바로 잡고 개인의 무를 주장한 장자가 사회의 질서를 일순위로 한 노자를 구분하게 되었다. 즐겁게 책을 읽었다.

 

이 책은 ’, ‘’, ‘우리이렇게 3부로 나눠 장자를 만나고 있다. 나를 돌아보고 너를 살피며 우리를 생각하는 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딴지를 걸자면 책의 서술방식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장자의 사상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장자의 사상을 우리 현실에 접목시키면서 좀더 가까이 장자를 만나서 배우자는 의도는 알겠지만 나, , 우리 식으로 서로 나눠 이야기를 하는 이런 사고방식은 장자의 사상과는 전혀 맞지 않는 방식이다. 우리들의 편의를 위해 이런 서술방식을 택했다고 생각하면 되지만 이번에 읽은 장자의 향취에 취해 그냥 한 번 딴지를 걸었다.

 

1부 개인의 변화의 첫 글인 헛똑똑이 인생에서 저자는 장자는 왕의 꿈 속에 나타나면 자신의 목숨을 건질 것이라고 생각한 거북이가 왕의 도움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왕은 이 거북의 등을 벗겨 점을 치는 데 사용하였다는 이야기를 두고 헛똑똑이 인생이라고 하면서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고 총명함이 오히려 위태롭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난 여기서 나를 모르는 가 바로 나라는 사실에 좀더 물러서서 사물을 보는 눈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서양철학사의 출발인 탈레스의 이야기를 가져와서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는 한 이야기가 너무 와 닿았다.

 

남도 나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p.86)해야 한다는 장자의 가르침은 자신이 선 자리를 바꿔 시각을 달리하여 세상을(p.87) 보고 천하를 그대로 두고 내 시선을 바꾸고, 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p.95)는 나를 바꾸는 자세를 요구한 대목은 나만 알고 나만 바라보면서 세상을 살지 않았나 하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다 주었다.

 

2부 관계의 변화에서도 역시 남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일을 똑바로 하는 게 우선이다는 메시지를 읽었다. 앞 장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각의 변화와 이번 장에서 타인을 인정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라는 자세는 말이 달라서 그렇지 똑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와 너가 구분이 되고 나에게서 바라보는 시각을 너를 통해 바라보는 시각과 다른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굳이 자신/관계/사회의 범주를 나눠서 논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 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어라. 토끼를 잡으면 덫을 잊어라. 뜻을 알았으면 말을 잊으라. (외물 p.223)

 

말이 수단이기에 겉치레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어서 고장난 시계를 얘기한다. 하루에 두 번은 맞는 고장난 시계는 자신의 시간에 모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자기 위주로 사고하는 사람은 항상 이런 식으로 자신을 앞장에 세우나 실제로는 그의 앞에는 묵묵히 맡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겸손을 배우고 남을 인정하는 자세를 익힌다.

 

3부 사회의 변화에서도 1/2부와 거의 같은 톤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너를 넘어 사람이 등장하는 사회틀에서 사람은 처음부터 모두 다르고 사람 수 만큼의 가치가 있어 인정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남을 인지하고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지는 자유보다 오히려 더 큰 자유를 준다.

 

1/2/3부의 내용이 나--우리 로 나가는 확대 전개이지만 장자의 깊은 뜻을 나--우리에 맞춰 설명한 부분은 두고 음미해야겠다. 책을 늘 곁에 두고 한 편씩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옛 그림이 쉬워지는 미술책 - 박물관과 미술관 가기 전에 읽는 사고뭉치 9
윤철규 지음 / 탐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아이나 초등학생에게 설명을 해 주듯이 우리 옛그림 감상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어린 아이라고 해서 아주 수준이 낮은 책은 아닐까 걱장하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은 독자선정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책이다. 저자가 낮춤말로 그림을 설명하는 방식이 오히려 더 정답고 신뢰가 간다. 지식을 자랑하고 독불장군처럼 날 따라와서 이해하라는 식의 책보다 훨씬 더 맘 편하게 그리고 지금껏 가지지 못한 우리 옛그림의 단정한 모습을 맘 깊이 느끼면서 책을 읽었다.

 

제목의 전제로 단 '박물관과 미술관 가기 전에 읽는'이란 글이 너무 와닿는다. 여기서 말한 그림과 그림 속 여러 소재들을 잘 기억했다가 박물관과 미술관에 가서 참고-비교-감상-재감상 을 꼭 하고 싶다. 외국그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고 또 시간이 나면 직접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우리 가까이에 있는 너무나도 훌륭한 작품은 왜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는지를 반성하게 만든 책이다. 물론 한국화에 영향을 준 중국화가 등장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국화가 다수를 차지한다. 왜 지척에 좋은 그림을 두고 감상하려 가지 않았던가? 그 이유는 이런 그림이 있다는 사실과 그림을 어떻게 감상하면 되는가, 그림의 배경은 무엇인지에 대해 무지 때문이지 싶다.

 

이번 저서가 아니면 귀한 것을 놓칠 뿐 했다. 책을 읽으면서 특히 맘에 와 닿은 점은 장르에 따른 독법을 설명한 점이다. 산수화, 인물화, 화조화, 민화 등등의 유명작품의 소개와 함께 읽는 독법 설명은 한 번 책을 읽는 정도로 그칠 게 아니라 한 편 한 편 실제 그림을 감상하면서 또 보고 봐야 할 귀중한 참고서이다. 지은이는 여러 종류의 그림을 간단명료하게 독법을 설명하고 있다. 산수화를 잠깐 들여다보자. 중국 곽희의 조춘도에 비해 허륜의 죽수계정도를 비교하면서 왜 죽수계정도조춘도에 비해 간경하고 쓸쓸한 느낌이 드는 풍경으로 그려졌을까를 지은이는 자문자답한다. 저자는 두 그림의 시간차가 800년이나 나기에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품는 고향의 모습이 바뀐 것이 그림이 달라진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여백을 중시한 마원의 그림과 그로부터 300년 뒤 일반 서민도 그림을 사서 즐기게 되면서 장로가 그린 어부도등의 그림이 사람들의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런 배경 설명은 이 책의 장점이다. 여러 부분에서 이렇게 그림과 시대를 연결해 설명한 부분이 특히 좋았다. 산수화의 그림이 비슷한 이유는 조선 초기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이 자기만의 감상법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당시의 시대상과 연결해서 그림을 감상하도록 배려한 점이 무척 고마웠다.

옛사람이 그린 그림에 담긴 배경설명은 지은이의 설명에 의존하는 것을 1차로 하고 다음 2차로 독자인 자신이 곰곰이 생각하면서 여러 조건에 맞춰 생각해 보면 더 재밌고 E.H. 카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말했듯이 과거를 보고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 보는 멋진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고생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고 재독 삼독을 하고 싶은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리바바 마윈의 12가지 인생 강의 - 열정은 결코 상처받지 않는다
장옌 지음, 김신호 옮김, 현문학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서평: 알리바바 마윈의 12가지 인생강의]

- 장엔 지음/김신호 옮김/현문학 감수/매일경제신문사

 

자기계발서는 성공담이나 성공비결등 일반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제를 다룬 도서가 주를 이룬다. 현대에 들어 여러 새로운 분야가 생기고 새로운 재벌이나 위인이 등장하긴 해도 여전히 금전과 관련된 성공담은 이런 자기계발서 분야에서는 여전히 상위를 차지한다.

 

알리바바 마윈의 12가지 인생강의마윈이란 사람이 보잘 것 없는 대학의 영어강사였다가 어떻게 중국 최고 부호가 됐을까라는 의문으로 읽게 된 책이지만 보통의 자기계발서 중 하나일 뿐 큰 내용이 있겠나 하는 생각도 맘 한켠에 있었다. 책을 들면 저자와 번역가의 약력을 들춰보는 습관 때문에 전직 변호사였고 현재는 서울지방법원의 조정위원으로 있는 사람이 이 책의 번역가라는 사실에 좀 특별한 생각이 들었다. 전문번역가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중국서적을 번역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면서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중국어나 중국문화 혹은 중국경제에 대해 잘 알고 이런 책을 번역해 낸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글의 흐름은 매끄러웠으며(편집자가 최종 조율을 통해 글을 다듬기에 글은 많이 매끄러워진다) 내용 또한 시원하게 전달이 되어 독서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일단 책의 구성면에서 한 가지 큰 것을 배웠다. 마윈의 성공과정을 처음부터 하나씩 밟으면서 찹터의 소제목 하나씩 이야기하고 난 뒤 꼭 [마윈의 인생철학]을 달아서 앞서 전개한 이야기를 요약하면서 교훈을 함께 전달하는 방식이 참으로 신선하였다. 단순히 요약하면서 결론을 맺는 식으로 글을 마무리하는 구성을 택한 것이 아닌 앞 내용과 거의 같은 분량의 요약 및 비유, 예시 등등을 전개한 부분을 대단히 높이 평가하고 싶다. 지금까지 봐왔던 글의 전개방식에서 크게 엇나간 것도 아니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글의 전개방식 중 하나로 잘 새겨 둬야 할 것 같다.

 

책의 내용면에서도 참으로 많은 교훈을 얻었다. 기존의 교훈의 말들은 식상하다고 생각하고 뭔가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게 없나 했는데 바로 이 책이 그런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특히 마윈의 공격적이면서도 수용력을 갖춘 경영방식과 가까이 가기에 너무 편하면서도 자신의 일에 자발적으로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인간관계 등은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뭔가 보통사람과 다른 게 있으니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성공한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 마윈이다. 별반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보통사람 같으면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목표와 그 일을 처리하는 실천력은 굳건하고 강하지만 겉으로 볼 때는 잘 못 느끼는 외유내강의 성품을 지니고 있으며 그 결과가 대단한 성공으로 이어졌다. 특히 눈에 뛴 부분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었다. ‘영웅은 실패 속에서 태어나고 용장은 퇴군 중에 만들어지는 것임을 기억하세요.“(79)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실패가 없으면 성공도 없다는 정신의 소유자이며 실패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인물이다. 마윈은 성공이 단순히 그 하나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것이므로 외부의 찬사를 받으면 안된다(86)‘고 하면서 성공에는 끈기가 따른다고 한다. 이 말과 맥락이 통하는 말로 프랑스의 저명한 화학자 파스퇴르는 성공으로 나를 이끈 유일한 힘은 바로 끝까지 버티는 정신이다“‘(118)라고 하였다고 한다. 또한 그는 잔머리를 써서 장사를 하면 안 되고 관계에 의존하는 것은 허튼 일이라고 하였고 강인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별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생각하고 있었던 좋은 교훈을 단지 머리로 생각하고 그친 게 아니라 직접 구체화하여 자기 것으로 만든 능력은 참으로 부럽다.

 

그는 직원과의 관계에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특히 존 코터라는 하버드 명예교수가 한 말을 인용한 부분은 참 인생철학의 한 부분이다. “리더가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직원들의 감정에 소소하게 신경을 쓰면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201) 리더가 말은 많이 하지 않되 직원들의 감정에는 신경을 써야 된다는 주장은 참으로 공감이 갔고 그 반대의 입장인 자신은 사지에 몰아넣어야만 살 수가 있었다(258)’는 말로 표현하는 데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면서 이런 상사라면 너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자에 있어서도 돈을 버는 것을 첫째로 생각하지 말고 돈을 먼저 가볍게 여겨라는 말이 참으로 와 닿았다. 돈에 얽매이는 느낌을 많이 가졌던 나로서는 이런 자세가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기업을 경영하고 직원을 통솔해야 하는 그리고 경영의 제1원칙이 이윤창출임에도 이런 자세로 자신의 비젼을 펼쳐나가는 용기는 꼭 가져야 할 것이다. 돈에 얽매이면서 돈을 버는 사람은 주변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였기에 여기서 말하는 돈에 대한 거리감은 꼭 안고 가야하는 인생의 교훈이다.

 

책이 줄 수 있는 가치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번 책을 통해 난 지금까지 잠자고 있었던 진취적이고 다정다감한 맘의 여유를 다시 일깨우게 되었다. 피상적으로 그렇겠지 하면서 넘겼던 작고 평범하지만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를 깨치기도 하고 새로이 습득하기도 하였다.

 

즐거운 독서에 맘이 편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진핑의 선택 - 전 세계를 뒤흔들 시진핑호 중국에 대비하라!
양중메이 지음, 홍광훈 옮김, 강준영 해제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앙중메이 지음, 홍광훈 옮김, 강준영 해제, RHK출판사, 2012

 

앞으로 최고지도자로 중국을 이끌 시진핑은 어떤 인물이며 그가 다스릴 중국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100% 정답은 아니라도 유사 답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시대마다 영웅이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민중의 힘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에는 복지와 평등을 우선으로 하는 존경받는 지도자가 나올 것이라는 상식적이고 이론적인 나의 생각이 책속의 내용을 통해 공유할 것으로 기대했다.

 

옮긴이의 글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에 슬슬 균열이 생겼다. 시진핑보다 저자인 앙중메이가 누구인지를 설명하는 이 글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이정표였다. 반체제인사로 낙인이 찍혀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중국연구가인 앙중메이는 역사를 전공하였으며 일본에서 역사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저널리스트로서의 오랜 활동을 통해 습득한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 책의 단점으로 중국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는 그의 편향(?)된 시각을 중심으로 글을 전개시키고 있다고 역자도 지적했듯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은 현재 중국의 왜곡된 경제 불평등과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중국 권력자들이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가를 서술하고 있다. 겉으로는 발전과 평화를 누리는 듯 보여도 여러 이권과 이익이 충돌하고 경제·정치·문화의 주도권을 쥐려는 활화산 같은 속내를 지닌 중국의 중심에 시진핑이 서 있다.

 

당 중앙 최고 간부 중 한 명인 아버지 시중쉰이 1960년대 반대파에 의해 반동분자로 낙인이 찍히자 하루아침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표현이 지나친 감이 있지만-경험을 어릴 때 겪은 시진핑이 14억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되는 과정은 예측과 의외가 공존하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 덩사오핑이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후계자로 지명하여 사후 자신의 가문이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했듯이 장쩌민도 자신의 가문이 대대손손 부귀를 누리도록 하려고 후진타오에 이어 시진핑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과정은 북한의 세습과 다르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진핑보다 더 유능하고 개혁적인 인물이 있는데도 시진핑을 후계자로 키운 이유가 궁금했다. 자신들의 말을 더 잘 들을 것 같아서? 자신을 최고 지도자로 키워준 은혜에 보답을 확실히 할 것 같아서? 10년간 시진핑의 집권 하에서 중국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면 이런 물음의 답을 찾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는 시진핑이 깨끗하고 공정하며 그리고 자격 있는 지도자로 보기는 어렵다.

 

어느 집단이든 명암은 있게 마련이다. 특히 권력의 암투에서 너무도 달콤한 명에 비해 암은 잔인할 정도로 무섭다. 그들이 선택한 최고 지도자 시진핑은 과연 어떤 점에서 지도자감일까? 책을 거의 다 읽었는데도 명확하지 않다. 1945년 혁명 이후 재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을 때 당시 마오쩌둥과 함께 개국 원로에 속한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은 권력에 아부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에 어긋나는 당의 결정에 대해 과감하게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正道)의 관료였다. 이러한 아버지를 보고 자란 시진핑은 집안이 몰락한 이후 방황기를 거치고 난 후 마음을 고쳐 먹고 농촌에서 근면과 성실로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면서 여러 사람과 친분을 쌓았다. 나중에 복권되어졌긴 하지만 그의 아버지 시중쉰이 몰락하는 모습에서 권력의 냉혹함을 깨달았으며 자신은 이런 경험을 겪지 않겠다는 의지로 칭화대학을 나오고 여러 관직을 거쳤다. 상하이 서기관을 마지막으로 중앙당 임원으로 발탁되어 고속승진을 한다. 그의 이런 인생 과정은 어릴 때 경험이 만들어낸 처세술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더 이상 아버지처럼 권력의 중심부에서 팽을 당하거나 모함을 당하지 않겠다는 암묵의 각오와 인사가 만사라는 생각에 원만하고 광범위한 인간관계를 통해 개인적으로 명예와 부를 이어가겠다는 마음 저변이 추동한 표면의 현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개인의 신념이 전체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면서 대의를 이뤄나가는 일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힘든 일일 수 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내년 한 해(2013)가 향후 10년간의 시금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가 독서를 많이 하고 짧은 글이지만 저신이라는 필명을 써서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밝히기는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모든 글은 오롯이 자신의 맘이 가는대로 옮긴 글이 아니라 누군가 읽을 것을 염두에 두고 쓴 글 같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반응을 계산해서 쓴 글이다. 20113월에 <쉐시스바오>에 실린 글을 보면, “옛말에 탁상공론은 나라를 망치고 실사구시는 나라를 번성하게 한다라는 말이 있다.”고 적고 있다. 침소붕대할 수는 없지만 이 글이 그의 철학을 나타내지 않나 싶다. ‘실사구시’(사실에 토대로 하여 진리를 탐구하다) 이론이 아니라 실제 체험과 실천을 토대로 중국을 다스리겠다는 그의 마음을 표현한 글이다.

 

내년 2013년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인 박근혜와 중국의 5세대 지도자인 시진핑이 지도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검증을 받게 될 시기이다. 부디 다수의 국민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배려하고 힘쓰는 그런 지도자를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생이란 무엇인가 - 루소·퇴계·공자·융에게 교육의 길을 묻다
한석훈 지음 / 한언출판사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생이란 무엇인가 - 한석훈, 한언출판사

 

책을 읽기 전에 과연 선생을 정의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를 가졌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선생을 정의하는 것이 가능할까이다. 일반적으로 선생의 책무는 학생을 상대로 한 올바른 교육자의 책무와 같으며 누구나 다 익히 알고 있는 참되고 올바르며 학생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분이라는 통념과 다르지 않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선생에 대한 기본 입장은 같았으며 시대가 수 십, 수백 번 바뀐다 해도 여전히 선생에 대한 정의는 거기서 거기다. 이런 의미에서 제목 선생이란 무엇인가에서 지금까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선생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 궁금했다.

 

저자는 서강대 사학과를 나와 미국 톨레도 대학에서 역사학 학사, 교육학 석사를, 시카고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시간 강사로 학생을 지도하시는 분이다. 이런 저자의 경력을 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선생님이라는 존재에 대해 탐구하겠다는 추측을 했고 글을 읽으면서 나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였다.

 

책의 뒤표지에 이런 말이 있었다. ‘선생은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지식으로 가는 길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선생은 지식으로 가는 길을 가르치는 사람, 즉 지식의 안내자란 말이며, 지식 지도나 이정표라는 말이기도 하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서론에서 저자는 자신이 선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책을 쓰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4가지의 이유를 들었다. 조금 삐딱하게 읽으면 난 이런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들릴 수 있는 이유들이지만 저자의 깊은 맘속을 헤아려보자면(이게 가능한가?) 저자는 자신에게 엄중한 사명이 내려졌고 최선을 다해 부응하겠다는 결심의 말로 볼 수도 있다.

 

구성을 통해 책을 살펴보면, '1장 잠자는 학교에서는 파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학교 교육 현장을 보여주었고 제4장부터 제6장까지는 선생이란에 대한 물음에 답이 될 수 있는 글을 적고 있다. 7장은 행복을 향한 걸음 : 학생, 세상, 선생 자신의 행복이라는 제목으로 학생, 사회, 선생이 가져야 할 가치는 행복 추구임을 강조하였다.

 

원론적인 이야기가 섞여 있었지만 자신의 경험과 여러 철학과 역사 자료를 이용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학교 현실을 바라보면서 문제는 학생이 아니라 선생으로 작게는 학생과의 관계, 크게는 사회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여 올바른 인간으로 안내할지 많은 고민을 선생님들이 해야 한다고 했다. 선생이 이런 자기 성찰을 해야 하는 이유로 필자는 평생 선생으로 남아 있을 나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48p.)를 들었다.

 

2장부터 저자는 본격적으로 선생의 의무와 책임, 자격 등을 여러 지식을 배경으로 설명한다. 특히 선생도 인간임을 강조하고 그 또한 노력하는 존재이지 이미 이상을 실현한 완성체가 아니라고 하고 노자의 화광동진(和光同塵)’을 인용한 부분이 와닿았다. 이상만 추구하여 빛만 우대해도 치우침이고 생존에 함몰되어 먼지만 뒤집어쓰고 사는 것도 치우침이기에 빛과 먼지가 공존하는 자신의 전체성을 수용하라는 저저의 말은 이 책 전반을 꿰뚫는 명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애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라는 밤거리의 순찰 선생으로 불리는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을 인용하면서 선생은 그 자신을 끌어낼 원천인 라는 존재의 깊숙한 내면과 드넓은 외연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나 자신을 잘 아는 자기 인식이 최우선 과제’(71p.)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비슷한 이야기로 그는 심층심리학에서 대사회적 인격을 일컫는 페르소나persona’(83p.)라는 용어를 가져와 정상적인 사람도 이런 가면을 쓰고 산다고 하면서 '가면이 가진 부정성보다는 페르소나의 이면에 있는, 혹은 내면에 있는 자신을 늘 이해하기 위한 모험을 감행하라고 했다. 참으로 공감이 많이 가는 대목이었다.

 

어떤 인간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을까. 성인군자인들 자신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이 갖는 의의를 선생이면 누구나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평소 고민하고 있는 문제일테고 이 나라 선생은 누구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동서양의 철학과 앞서간 자들의 이론과 삶을 예시하면서 (루소, 듀이, 퇴계, 공자 등) 이런 고민을 어떻게 올바르게(?) 할 수 있는지 그 방법과 사례를 적고 있다. 공감을 하면서 읽었고 특히 승산 대선사의 일화(230p.)를 통해 제시한 불입문자(문자를 세우지 않는다)’는 다소 철학적이지만 깊이 새겨야 할 생활지침이 아닌가 생각했다. 뭐든지 말로 체계를 세우려는 합리성의 원리가 때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비인간적으로 만들 수가 있다. 이것을 선생에게 적용시키면 학생과 자신을 도식화시켜 온전한 인간의 모습은 없고 지식을 매개로 한 남-남의 관계에서 ()’은 사라지고 ()’만 남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선생이 되어야 하나라는 말을 종합적으로 요약할 수 있는 대목으로 유네스코 포럼에서 에드가 포르라는 사람이 했다는 ‘learning to be'(279p.)라는 말을 필자는 제시하였다. 'learning to have'와 대비되는 말로 소유가 아닌 존재를 위한 배움을 강조한 말이다. 여기에 저자는 ’teaching to be'라는 말을 만들어 선생이면 누구나 존재를 위해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누구의 존재일까. 저자는 선생의 존재라고 했지만 난 여기에 덧붙여, ‘teaching someone to be'도 넣어서 선생 자신의 존재를 위해서 뿐 아니라 자라는 아이들의 존재를 위해서 노력하는 선생이 되어야 균형이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참으로 소중하고 보람된 읽기였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려주는 신호등으로 오랫동안 곁에 두고 볼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