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선택 - 전 세계를 뒤흔들 시진핑호 중국에 대비하라!
양중메이 지음, 홍광훈 옮김, 강준영 해제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앙중메이 지음, 홍광훈 옮김, 강준영 해제, RHK출판사, 2012

 

앞으로 최고지도자로 중국을 이끌 시진핑은 어떤 인물이며 그가 다스릴 중국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100% 정답은 아니라도 유사 답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시대마다 영웅이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민중의 힘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에는 복지와 평등을 우선으로 하는 존경받는 지도자가 나올 것이라는 상식적이고 이론적인 나의 생각이 책속의 내용을 통해 공유할 것으로 기대했다.

 

옮긴이의 글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에 슬슬 균열이 생겼다. 시진핑보다 저자인 앙중메이가 누구인지를 설명하는 이 글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이정표였다. 반체제인사로 낙인이 찍혀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중국연구가인 앙중메이는 역사를 전공하였으며 일본에서 역사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저널리스트로서의 오랜 활동을 통해 습득한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 책의 단점으로 중국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는 그의 편향(?)된 시각을 중심으로 글을 전개시키고 있다고 역자도 지적했듯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은 현재 중국의 왜곡된 경제 불평등과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중국 권력자들이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가를 서술하고 있다. 겉으로는 발전과 평화를 누리는 듯 보여도 여러 이권과 이익이 충돌하고 경제·정치·문화의 주도권을 쥐려는 활화산 같은 속내를 지닌 중국의 중심에 시진핑이 서 있다.

 

당 중앙 최고 간부 중 한 명인 아버지 시중쉰이 1960년대 반대파에 의해 반동분자로 낙인이 찍히자 하루아침에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표현이 지나친 감이 있지만-경험을 어릴 때 겪은 시진핑이 14억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되는 과정은 예측과 의외가 공존하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 덩사오핑이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후계자로 지명하여 사후 자신의 가문이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했듯이 장쩌민도 자신의 가문이 대대손손 부귀를 누리도록 하려고 후진타오에 이어 시진핑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과정은 북한의 세습과 다르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진핑보다 더 유능하고 개혁적인 인물이 있는데도 시진핑을 후계자로 키운 이유가 궁금했다. 자신들의 말을 더 잘 들을 것 같아서? 자신을 최고 지도자로 키워준 은혜에 보답을 확실히 할 것 같아서? 10년간 시진핑의 집권 하에서 중국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면 이런 물음의 답을 찾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는 시진핑이 깨끗하고 공정하며 그리고 자격 있는 지도자로 보기는 어렵다.

 

어느 집단이든 명암은 있게 마련이다. 특히 권력의 암투에서 너무도 달콤한 명에 비해 암은 잔인할 정도로 무섭다. 그들이 선택한 최고 지도자 시진핑은 과연 어떤 점에서 지도자감일까? 책을 거의 다 읽었는데도 명확하지 않다. 1945년 혁명 이후 재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을 때 당시 마오쩌둥과 함께 개국 원로에 속한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은 권력에 아부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에 어긋나는 당의 결정에 대해 과감하게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正道)의 관료였다. 이러한 아버지를 보고 자란 시진핑은 집안이 몰락한 이후 방황기를 거치고 난 후 마음을 고쳐 먹고 농촌에서 근면과 성실로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면서 여러 사람과 친분을 쌓았다. 나중에 복권되어졌긴 하지만 그의 아버지 시중쉰이 몰락하는 모습에서 권력의 냉혹함을 깨달았으며 자신은 이런 경험을 겪지 않겠다는 의지로 칭화대학을 나오고 여러 관직을 거쳤다. 상하이 서기관을 마지막으로 중앙당 임원으로 발탁되어 고속승진을 한다. 그의 이런 인생 과정은 어릴 때 경험이 만들어낸 처세술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더 이상 아버지처럼 권력의 중심부에서 팽을 당하거나 모함을 당하지 않겠다는 암묵의 각오와 인사가 만사라는 생각에 원만하고 광범위한 인간관계를 통해 개인적으로 명예와 부를 이어가겠다는 마음 저변이 추동한 표면의 현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개인의 신념이 전체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면서 대의를 이뤄나가는 일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힘든 일일 수 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내년 한 해(2013)가 향후 10년간의 시금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가 독서를 많이 하고 짧은 글이지만 저신이라는 필명을 써서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밝히기는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모든 글은 오롯이 자신의 맘이 가는대로 옮긴 글이 아니라 누군가 읽을 것을 염두에 두고 쓴 글 같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반응을 계산해서 쓴 글이다. 20113월에 <쉐시스바오>에 실린 글을 보면, “옛말에 탁상공론은 나라를 망치고 실사구시는 나라를 번성하게 한다라는 말이 있다.”고 적고 있다. 침소붕대할 수는 없지만 이 글이 그의 철학을 나타내지 않나 싶다. ‘실사구시’(사실에 토대로 하여 진리를 탐구하다) 이론이 아니라 실제 체험과 실천을 토대로 중국을 다스리겠다는 그의 마음을 표현한 글이다.

 

내년 2013년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인 박근혜와 중국의 5세대 지도자인 시진핑이 지도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검증을 받게 될 시기이다. 부디 다수의 국민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배려하고 힘쓰는 그런 지도자를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