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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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어린이집 차량 사고로 죽은 어린 자식.
때마침 그 곳에서 보낸 복분자액?을 실수로 터트려 벽을 엉망으로 만든 시어머니로인해 부부는 벽에 씌어져 있는 아이의 이름을 발견한다.
김 ㅇ. 자신의 이름 쓰는 법을 완전히 배우지 못한채 떠난 아이를 생각하며 두 부부는 운다.
언제쯤 그 곳에 새 벽지를 바를 수 있을까

건너편-
[도화는 잘 개어 놓은 수건처럼 반듯하고 단정한 여자였다. 도화는 인내심이 강했고 인내심이 강했기 때문에 쾌락이 뭔지 알았다. ]
책에 나오는 한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수건처럼 반듯한 부터 오글거린다.
그리고 뒤에 가서 상관 관계 없는걸 붙여놓고는 있는 것처럼 꾸며 뭔가 특이하고 그럴싸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
대충 그런 느낌이다.
십년을 만나다 헤어지는 이수와 도화
마지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수.
교통경찰 도화.
노량진 횟집에서의 이별 얘기.
시시하다. 이런식의 표현, 이별.
내가 인생을 오래 산것도 아니지만
둘이 이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경의 변화,사건들, 그 후의 마음이 너무 식상하고 가벼운 문제로만 여겨진다.
지금은 그저 단순한 쾌락만을 인정하는 사람이 됐고 그 외에 붙어있는 군더더기 같은 감정과 사건들엔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래서 가슴 시려하는 도화와 이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가 없었다.
내가 너무 썩었나 보다.
그저 “나도 저런때가 있긴 했었지만
지나가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는 생각만.
잊을 수 없을것 같았지만 이젠 추억으로 조차 생각되지 않는 과거일 뿐인 지난 연애들.

침묵의 미래-이 단편엔 의미 같은걸 부여하고 싶지가 않다.
읽는면서 무슨 소린지 알아내기 귀찮아서 그냥 빠르게 넘겨 버렸다.
작가는 혼자만의 세계에 푹 빠져 있고 읽는 나는
이해가 갈랑말랑.
정독해서 천천히 읽으면 무슨 의미고 어디에 빠져 있는지 알았겠지만 의도를 파악하고 싶지 않은 글이였다.
마지막에 나는 누구인가에서 내이름은 처음에는 오해였고 그 다음에는 뭐였고 거기에 살이 붙어서 불라불라 .. 마지막장에 가면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단편인데 재미는 없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엄마도 죽고 얼마 후엔 남편도 잃는 여자 이야기.
물에 빠진 제자를 구하려다 함께 죽어버린 남편.
여자는 남편이 아이를 구하러 물에 들어갈때 자신의 가족 생각은 하지 않은거냐며 원망하기도 하지만
제자의 누이가 보낸 편지를 읽고 그를 이해 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남편과 여자가 알았던 남사친의 얘기도 나오는데
소설에서도 그렇지만 남자와 여자는 동성친구 같은 모습으로 가기 힘들다.
나사 하나 풀어지면 십년간 유지했던 관계라도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버릴 수 있는게 남녀관계.
그 관계에서 본능과 쾌락을 배제 할 수가 없고
대부분의 사람이 그래 보인다.
이것도 내가 썩은걸까

전체적으로 뭔가 후루룩 먹듯이 금방 읽히고
머리 아프게 생각할 것도 없는게 이 소설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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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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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깊은 상실감 속에서도 애써 밝은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세상에 많을 것이다. 팩트 따윈 모르겠다. 그냥 그들을 느낀다. 그들이 내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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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친밀한 폭력 - 여성주의와 가정 폭력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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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폭력에 관한 내용으로 뉴스나 영화 소재가 될만한
극단적인 사례들에 몸서리 쳐지고
충격을 받은게 아니라 충격을 먹었다.
읽는 내내 스트레스는 말 할 것도 없었고 우울증이 올 것 같았다.

남편이라는 자가 아내한테 하는 필터 없는 욕을 생으로 읽으며 기억 속으로 파고든 단어들이 꿈에 나왔고 얼굴도 모르는 꿈 속 남편에게 쌍욕을 퍼붓다가 새벽에 잠에서 깰정도로 분노했다.
느낀점이나 어떤 내용인지 쓰고 싶지가 않다.
그냥 남자든 여자든 모두 읽어 봤으면 한다.

공감되고 기억이 남았던 문장이 있다.
[남성들이 결혼하는 가장 실질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가사 노동 담당자를 구하기 위해서이다. 청소, 요리, 세탁, 남편과 자녀 돌보기, 시집에 대한 봉사 따위의 가사 노동은 가족 생활의 유지와 지속을 위한 여성의 가정 내 역할 중에서 아주 핵심적인 것이다.]
겉으로 대놓고 말하라고 하면 아니라고 발뺌할테고 속으로 곰곰히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폭력 자체의 심각성을 모르는 남편들은 맞을만한 짓을했다라며 폭력의 정당성을 주장하거나 어디 멍들거나 부러지지 않으면 폭력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아내 폭력이 일어났을때 피해를 입은 아내를 대하는 일부 경찰의 태도로 상처 입은 아내들도 많다.
폭력 아들을 두둔하는 시모시부도 적지 않다.
어떡하면 그렇게들 생겨 먹을 수 있는지 이해 불가다.

결혼해서 좋은점도 있지만 특히 여성에게 포기하고 감내하라고 요구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고 아직은 그런 사회다. 심지어 폭력까지도 말이다.

폭력 남편을 고쳐서 살기란 불가능하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럴 필요가 없으며 이런 사유로 가정을 깨는걸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남편은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아내는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다. 정신의학자 에릭 번(Eric Berne)은 그의 교류 분석 이론에서 이와 같은 의사소통 방식을 부모/어른/아이의 방식으로 설명한다. 같은 수준(아이 대 아이, 어른 대 어른)에서 대화가 이루어져야 갈등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상대방과의 관계는 힘의 원리에 좌우되고 있는데 아내들은 사랑의 원리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여성의 의도와는 반대로 관계는 더 나빠지고 여성은 더욱 상처받는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부부는 일심동체’, ‘가족 동반 자살’과 같은 언설에서처럼 가족이 하나의 단위(unit)라는 통념은 너무도 강해서 한국 사회에서는 이미 상식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나 가족이 하나의 단위라는 담론은 성별과 연령에 따른 가족 구성원들 간의 권력 관계를 은폐하고, 실제로는 가정 폭력에 대한 외부의 중재를 방해하여 폭력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피해 여성들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폭력 가정을 떠나지 못해서 가정 폭력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어떤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현재의 가족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사고 방식을 피해자, 가해자, 사회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한, 우리가 그토록 지켜야 하는 가족이 과연 누구를 위한 가족인가를 새롭게 질문하지 않는 한, 가정 폭력은 근절되기 힘들다.

내가 만난 50여 명의 피해 여성들은 ‘무기력하고 자존감 없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사나웠고, 매우 적극적이었고, 분노가 넘쳤으며, 뻔뻔하기도 하고, 착하기도 하고, 순진하기도 하고, 나를 배려하기도 하고, 항의하기도 하고, 욕도 잘하고, 남성만큼 공격적이었으며, 내 앞에서 자녀를 심하게 때리기도 하고, 생활력이 넘쳤으며, 살려고 몸부림치며, 끊임없이 갈등하고, 생각보다 유순하지도 않았고, 인생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처럼 행복한 삶에 대한 꿈이 있었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특별히 나쁜 사람들도 특별히 착한 사람들도 아닌, 다만 폭력의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었다

한국이 막대한 군사비를 지출하면서도 ‘압축적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국가가 사회 복지 비용을 최소화하고 그 짐을 가족 내 여성 노동으로 떠넘겼기 때문이다. 한국 가족 정책의 특징은 ‘가족을 통한’ 복지 제도이고,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이는 여성 노동에 의존한 복지 제도이다

가정은 사랑의 공간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다는 인식은 폭력을 은폐하고, 반대로 폭력 가정에 사랑은 없고 갈등과 증오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그곳에 머물고 있는 피해 여성을 이해하기 어렵게 한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이성 간의 사랑과 폭력은 단절적, 배타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남녀 관계의 연속선상의 양끝에 있다.

남성들은 가정이 휴식처이므로

마음대로 분노를 발산할 수 있고

아내는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남편의 기분을 배려하지 않는

아내의 자기 감정 표현은 폭력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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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다락방 -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이지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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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니 떠오르는 책이 있다.
편혜영의 홀이다.
홀에서 아내는 남편과 그의 직장 동료인 한 여자가 무슨 관계가 있을것으로 추측을 했던가 걱정을 하는가 그런 장면이 있고
아내가 그런 생각을 품고 있을때 둘은 아무 관계가 아니였지만 나중에 둘은 정말로 불륜 관계가 된다.

아내는 왜 그런 일이 있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을까
‘남편 성향을 보면 그 여자와 잘 맞는것 같고 바람을 필것 같아. 지금은 너희가 아무 사이 아닌 것으로 지내고 있지만 둘 사이에 느껴지는 나의 느낌이 그래. 너희는 분명 서로 눈이 맞아서 자게 될 것이야. ‘
당시에는 이런 이유일 것이라고 나름 추측 했는데, 이 책의 r=vd 법칙을 보고 그 장면의 아내를 다시 떠올려봤다.

생생하게 꿈꾸면 현실로 이루어 진다는 r=vd법칙.
아내는 자주 둘의 관계가 불륜이거나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편에게 슬쩍 그런 늬앙스의 말을 흘린다. (실제로 책에서 의심하는 듯한 말을 흘림) 모지란 남편의 머릿속엔 무의식적으로 그 말이 뇌에 박히고 동료에게 나름 깊은 곳에서 갖고 있던 호감이 어느 날 우연히 발동된다.
둘은 불륜이 된다.

물론 이건 소설이고
아내가 이렇게 되었으면 한 일도 아니지만
현실에서 가끔 원하지 않는 일을 자꾸 떠올리게 될때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온 우주의 기운이 작용하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내가 말하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들이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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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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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들여다 보고, 자신을 존중하고, 본질을 추구하며, 고전을 많이 접하고, 현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권위에 맞서고, 타인과 소통하며 살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게 이 책의 핵심인데
언제나 그렇듯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면 말짱 꽝.
백날 고전 읽어봐야 달라지는거 없다면 읽으나 마나.
아무것도 안 한다면 수십년 티비만 보면서 산거나 책만 읽으면서 산거나 뭐가 다를까
아무거나, 무엇이든 일단 하자.

"여러분, 사과를 몇 번이나 봤어요? 백 번? 천 번? 백만 번? 여러분들은 사과를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사과라는 것을 정말 알고 싶어서, 관심을 갖고 이해하고 싶어서, 대화하고 싶어서 보는 것이 진짜로 보는 거예요. 오래오래 바라보면서, 사과의 그림자도 관찰하고,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한 입 베어 물어도 보고, 사과의 스민 햇볕도 상상해보고. 그렇게 보는 게 진짜로 보는 거예요."

나만 가질 수 있는 무기 하나쯤 마련해놓는 것, 거기서 인생의 승부가 갈리는 겁니다.

열심히 살다 보면 인생에 어떤 점들이 뿌려질 것이고, 의미 없어 보이던 그 점들이 어느 순간 연결돼서 별이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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