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다. 글이 곱다.
작가의 사진도 어딘가 고왔다.
병이 찾아오기 전까지 인생도 고왔을까
그러다 문득 배고파도 철학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철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금은 하루종일 애만 보고 있자니 철학이고 뭐고
빨리 재우고 밥먹고 청소하고 자기 전에 내 시간 갖다가 새벽 한시전에는 자야지 하는 생각 뿐이다.
설거지 , 빨래 같은걸 기계가 해준다고 해도 빨래 넣고 그릇 넣고 어질러 놓은 물건들 치우고 가구에 쌓인 먼지 닦는건 사람밖에 못하니까
난 철학에 관심 갖을 시간이 없다고 보는데 이게 맞는걸까
많은 사람들이 맑고 깨끗하다고 칭찬하는 이 책을 보면서 난 이런 생각을 했다.
누구나 죽고
안타까운 죽음들은 매 순간 어느곳이서든 일어난다.
누군가의 죽음이 안타깝고 슬퍼도 우리의 삶은 계속 된다. 밥을 먹고, 웃긴거 보면서 뒤집어 지고, 잠도 잔다.
죽음은 그냥 삶의 한 부분이다.
엉엉 하지만 이건 이론일 뿐 ..
무너질듯한 자신을 다잡고 다시 다잡는 김진영 작가의 글을 읽자니 아직 죽음이란건 너무 쓸쓸하고 막막하고 힘이 세다.
마음이 너무 무거운 건 이미 지나가서 무게도 없는 것들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다. 너무 가벼운 것 또한 아직 오지 않아서 무게 없는 것들에 대한 욕망 때문이었다. 모두가 마음이 제 무게를 잃어서였 다. 제 무게를 찾으면 마음은 관대해지고 관대하면 당당해 진다. 지나가는 것들을 지나가도록 놓아주고 지금 여기 있는 것들을 있는 모양대로 받아들이고 다가오는 것들도 무 심하고 담담하게 맞이한다. p050
잊지 말 것: 불안과 근심은 늘 잘못된 생각의 과대망상이다. 몸이 가고자 하는 길을 막지 말고 열어줄 것. 그것이 생의 기쁨이 가려는 길이다. p129
불안이 심해진다. 자꾸 놀라고 쓸데없는 일들에 생각을빼앗긴다. 스스로의 어리석음이 낙담스럽다. 그래도 결국지나갈 거라는 걸 안다. 조용한 날들이 돌아올 거라는 걸안다. p156
그의 몸은 나날이 망가졌지만 정신은 나날이 빛났다. 라는식의 역설은 옳지 않다. 몸을 지키는 일이 정신을 지키는일이고 정신을 지키는 일이 몸을 지키는 일이다. p160
늙은 제주 해녀들. 리포터가 묻는다. "물에 올라오면 그렇게 허리가 아픈데 어떻게 바다 일을 하시나요?" 늙은 해녀가 말한다. "물질을 사람 힘으로 하는가. 물 힘으로 하는 거지……" 위기란 무엇일까. 그건 힘이 소진된 상태가 아니다. 그건 힘이 농축된 또 하나의 상태이다. 위기가 찬스로반전되는 건 이 힘들의 발굴과 그것의 소용이다. 나는 아 직 그걸 모르고 있는 걸까.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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