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안방에 들어와 첫째녀석 옆에 누웠다.
잠이 오질 않는다.
점점 나이가 들수록 소신은 없어지고 되는대로 사는 것 같아 고민스럽다.
누가 이렇다 하면, 그런가? 하며 그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나중에 되서야 내 생각은 그게 아닌데... 하고 후회하고..
요즘 이런일들의 반복이다.
기준점 자체가 흐려졌달까..
점점 나의 의견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의견이란것이 존재 했었는지 조차 모르겠다.
그저 사람들과의 대화에 있어 좋은게 좋은거라는 것만이 머릿속에 박혀있는것 같다.
내가 원래 그랬던가...
생각하는 행위 또한 그렇다.
조용히 나 자신을 천천히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마음에 여유라도 가져보려 노력해보지만 녹록치않다.
며칠간 책읽기도 멈춰있다.
책이라도 읽으면 좀 기분이 나아질지도 모르는데...
사람들의 얼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다.
세월을 따라 겪어온 일들이 고스란히 얼굴에 남는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힘든일도 꿋꿋하게 이겨내는 반면 조그만 일에도 약해지고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힘든일을 많이 겪은 사람임에도 얼굴에서 나오는 기운이 선하고 기뻐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그렇게 나이들고 싶다.
요즘의 나는 많이 찡그리는 듯하다.
내가 겪어내고 있는 모든 시간들이 한걸음 물러서보면 행복한 시간일수도 있는데 말이다.
어딘가 뻥 뚫린 허전한 기분이랄까.
목적지도 없이 그저 하염없이 쉬지않고 걷고만 있는 기분이랄까...
이렇게 그냥 넘어가기만 하면 나는 이대로 굳어져버릴것 같다.
이래도 허허 저래도 하하. 소신없는 줏대없는 그런 사람인채로 말이다.
그러니까 이제라도 잘 생각해보아야한다.
어떻게 살지, 어떤 사람이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