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대시절에는 언제나 음악과 함께 했었다.
아침 출근시간에도 퇴근시간에도 언제나 내 귀에 꽂혀있는 이어폰에선 정성스레 고른 곡들로 만들어진 나만의 playlist가 흐르고 있었다.
흔히들 듣는 최신곡이나 이런것들 보다도 우연히 듣게 되었으나 나의 귀를 사로잡는 곡들 위주로 정리되어있는 리스트였다.
어쩌다 정말 좋은 노래,아티스트를 찾게 되면 보물을 찾은 양 기쁨에 벅차오르고 하루종일 그 곡만을 반복해서 듣기도 했었고 지금의 남편에게 들어보라며 들려주기도 했었다.
(내가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처음 맛보게 해 준 것은 지금의 나의 남편이었다. 내가 듣는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혀 줬달까.)
그땐 정말 항상 음악과 함께였었고 즐거움 또한 음악이었다.
이제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음악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동요, 드라이브를 할 때도 아이의 동요가 차에서 흘러나오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행위를 멈췄던 것 같다.
지난 해 결혼 기념일 선물로 블루투스 오디오를 선물 받고는 다시금 아이가 어린이집 간 시간이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도 하고 라디오를 듣기도 하고 또 빨간책방을 듣기도 한다.
그런데 예전만큼 내가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별로 찾을 수가 없다.
예전 playlist를 틀어보았지만 그 또한 그때만큼의 감동을 느끼기가 어려우니 나의 감성이 메마른건지 뭔지... 책의 취향이 변했듯이 음악에 있어서 나의 취향도 변해버린것을 인정해야겠다.
다시 시간을 내어 정성스레 한곡한곡 playlist를 만들어 보아야 겠다.
요즘은 보물을 찾는 것 처럼 나의 기쁨을 가져다 주는 것은 책읽기이다.
좋은 책을 발견했을때, 나와 마음이 맞는(?!)작가를 발견했을때의 기쁨...
요즘은 그것이 나의 즐거움이다.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나도 많아서(하루에도 몇권씩이나 생겨버려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재미와 몰입도를 떠나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장앞에 서서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읽고 나서는 무얼 또 읽어 볼까 하며 한권씩 꺼내 스르륵 넘겨 보는 재미란!!!
24시간 육아로 찌들어있는 내 몸과 마음에 한 줄기 빛이랄까.
틈틈히 책을 읽으며 육아를 해 본 결과 책을 읽지 않을 때보다 더 즐겁게 육아를 할 수 있음을 여러번 느꼈다.
내가 책을 읽을 수 없는 시간에는 누군가 내 옆에서 책을 읽어 주면 어떨까? 그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유식을 만들때나... 손에 책을 들 수 없을 때 말이다.
나의 책장에는 내가 읽은 책도 많지만 예전부터 서점에 갈 때 마다 한 권씩 마음에 드는 책을 사오는 것을 좋아해서 사와선 안읽어 본 책도 많다.
지금이 그런 책들을 읽어 볼 때 인것 같다.
책을 사며 항상 하던 말이 사두면 언젠간 읽게 되겠지 라며 나의 책 소비에 대해 변명을 했었는데 지금이 그 언젠가 이다.
이제 이유식을 좀 만들어 볼까나...
첫째때부터 잘 보고 있는 이유식 레서피 책이 있는데 나중에 그것도 한번 리뷰 해 보아야 겠다.
즐거운 책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