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든 그릇 - 편한 쓰임새와 아름다운 형태의 그릇 300점 그리고 31명의 목공예가 이야기
니시카와 타카아키 지음, 송혜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무로 만든 그릇

​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무엇이든 나만의 것을 만든다는 것은 참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이다. 한동안 도자기를 배우면서 그릇 만들기에 푹 빠져서 지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고생하는 것에 비하면 사서 쓰는 게 더 좋을 텐데 하고 말을 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만들어본 사람이라면 절대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무언가 꼼지락거리며, 주물럭거리며 만들기를 멈추지 못한다.  이번에 읽은 나무로 만든 그릇에 대한 이야기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공감이 많이 느껴지던 책이었고, 나무로 만들 수 있는 그릇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서를 번역한 책으로 소개되는 모든 작가가 일본의 목공예가 이야기라는 점이다.  워낙 멋있고 갖고 싶은 그릇이 많아서 더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도자기에 빠졌을 때 이천 등의 도자기 축제를 가보았듯이 나무로 만든 그릇들을 보면서 그들의 공방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늦은 공부를 하면서 타 학과의 숲과 삶이라는 과목을  듣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여러 나라의 숲의 실정이나  정책 등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다.  일본의 숲은  삼나무와 편백이 삽목조림되어 세계적으로 우수하기는 하지만,  국내에서의 산림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 장기간 인공림이 방치되어 황폐화가 되어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다.  이번에  나무를 가지고 그릇을 만들어내는 일본 목공예가의 이야기와 작품을 보면서  일면  그러한 사용처를 못 찾아 방치했던  나무의 일부분이나마  근사한 작품으로 다시 탄생한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여러 목공예가의  사는 모습을 담아낸 사진들은 아주 따뜻해서 목공예가 주는 부드러움이 더 깊게 다가왔다. 아빠가 만든  하나밖에 없는 그릇에 엄마가 요리를 만들어 담아내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식사를 하는 모습은  무척 아름답고  소중했다.  글과 함께 다양한 사진이 담겨있고,  종종  목공예에 관심이 있다면 직접  실천하며 따라 해볼 수 있는 작품 만들기 코너를 담고 있어  실용서로도 도움이 될 듯하다. 

무언가 내가 직접 만들어내고, 그것이  직업이 되어가는 과정들은  삶의 진지함과 작가정신을 함께 담고 있다. 그것이 가족과 함께 하기에 더  가치있게  느껴지기도 했음은 물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