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이상희 옮김 / 책만드는집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데미안

 

 

'모든 인간 개개인은 자기 자신이자, 오직 한 번만 일어날 뿐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세계의 현상들이 교차라는 곳에 존재하는 유일무이하고 특별한, 그 어떠한 경우에도 소중하고 주목받아야 하는 존재들인 것이다.'(8쪽)

 

  예전에는 내가 청소년기에 어른들이 말하던 '빛나는 시절이라든가', '너무 부럽다든가' 하는 말들이 쉽게 와 닿지 않았다. 그저 빨리 어른이 되고 싶고, 지금의 청소년기가 가장 불행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 시기에 문학부를 하면서 선생님이  정해주신 독서목록에 있던 책으로 이 [데미안]을 처음 읽게 되었다. 조금 어렵기는 했지만, 많은 부분 공감을 하면서 한동안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에 푹 빠져서 다른 작품들까지 읽곤 했다.

 

  벌써 몇 십 년의 시간이 흘러  그때의 방황이나 두려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평범한 부모가 되었고,  이제 딱 내 아이가 내가 방황하던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다.  모든 것을 삐딱하게만 보는 것 같아 늘 마음에 들지 않은 아이들을 보면서 자꾸 그 당시의 나를  돌아보며 이해하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데미안]은 딱 그런  갈등이 절실하던 최근에 읽은 책이다.  아이들에게 권하기 전에 다시 한 번 내가 더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 당시의 추억에 빠져 그때의 감정을 생각하면서,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깊이있게 읽어 나갔다. 

 

  '싱클레어'가 자신의 영웅심을  여러 아이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하지도 않은 일을 부풀려 말하면서  그로인해 '프란츠 크로머' 로부터 계속되는 협박과 구타를 당하는 모습을 통해,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인 같은 일들이  당시와  변함없다는 것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그 일이 마치 세상이 끝난 것처럼 방황하고,  죄의식을 느끼며 죽음까지 생각하는  여린 모습의 아이들이 안쓰럽기만 하다.  ''싱클레어'를 보면서 지금의 내 마음이 아니라, 당시 그 나이의 마음으로 그 아이들의 입장으로 읽어 나가니 모두가  그럴만 하다고 이해가 되었다.  작은 일이 닥쳐도  세상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 절망감에 빠져드는 시기가 바로 사춘기가 아닌가. 

 

'나 또한 나 자신을 깨달은 자라고 말할 자격은 없다. 나는 끊임없이  길을 찾는 중일 뿐이다. 하지만 그 길을 더 이상 운명이나 책 속에서 찾으려 하지 않는다. 대신 내 피가 끌어당기는 교훈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 9쪽)

 

  고민에 빠져 방황하던 '싱클레어'에게 나타난 '데미안'을 통해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아이에게 '데미안'은 안식이자 지혜이자,  삶을 늘 돌아보고 생각하게 하는 존재다.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존재 '데미안'이기 이전에 이미  '싱클레어' 내면에 있는 또 다른 자아인 것이다. 청소년기가 그렇지 않은가? 늘 방황하고 답을 찾지만,  그 답에 대해서도 신뢰하지 못하고 항상 불안하게 생각되는 시기.  열 살에 시작한 '싱클레어'의 성장과정은 대학시절까지 이어지면서,  그 나이의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여러가지 방황을 만나게 되고,  상처받고  수없는 의심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그 내면에 혹은 외부에 있는 '데미안'은 결국 그의  성장에  도움을 주면서  한 청소년기의 아이는  어른으로 성장해간다.  

 

  [데미안]을 읽은 것은 지금의 아이들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며,  조금은 더 배려해야 할 시기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고,  고전문학이 주는 감동이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도 예전과  전혀 다른  감동과 느낌, 그리고 또 다른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성장소설로 가장 읽어야 할 명작 중의 명작임을  또 한번 공감하게  된다.  더불어 아이들을 둔 부모부터  읽기를 꼭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