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가을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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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가을

 

   [중세의 가을]은 공부에도, 독서에도 끝이 없음을 다시 한 번 깊이 느끼게 된 책이다. 학창시절 별 흥미가 없었던 역사공부가 점점 재미있어지기 시작하면서  다른 공부도 관심이 생겨서 올해부터  다시 인문학과 관련된  대학공부를 하고 있다. 일학기 교양과목으로 '세계사'를 배우면서 가장 관심이 갔던 시대가 바로 저자가 '가을'에 비유하면서 다루고 있는 '중세'다.   그저 암기할 양이 많고, 힘들다는 고정관념만을 가지고 있던 세계사를 과제물 리포터를 작성하기 위해 여러가지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역사라는 것은 별 필요없는 공부가 아니라  반드시 알아야 할 과목임을 알게 되었다.  역사를 알고  깨닳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여러가지 인문학이나, 예술, 종교, 과학, 정치, 경제 등 인간의 모든 과정이기 때문이다.  한 걸음의 발걸음을 떼지 않고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듯이  역사라는 과정이 없이 현대도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중세는 근대를,   근대는 지금을 만들어가는 씨앗이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공감한다.

 

   역사와 관련된 책은 주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연도표를 근거로 하듯이  집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나 역시 그동안 그런  형식의 역사책에 익숙해 있었다.   하지만  '하위징아'는  전혀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책을  읽듯이  흥미롭고, 쉽게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어려운  것을 쉽게, 시대적 흐름을  중점적으로 기록되는 형식으로 굳어진 역사를  이렇게  각각의 주제별로  다루면서,  자신의 주관과 함께  수없이 많은 역사가와 역사서,  깊이 있는 역사 지식에  근거를  들고 있다.   이 책의 독서를 통해 저자인 '요한 하위징아'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만큼 내 얄팍한 지식수준도 알게 되었지만,  이런 기회에  '하위징아'를 만나게 된 것은 너무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그가 노벨상 후보로 올랐다는 것도, 이 책이 이미 1919년에 출간되어 세계적으로 꾸준히  많은 이들에게 읽히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도  생소했다.  또한  또 하나의 그의 저서로  많이 언급되고 있는  그의 생애 말년에  집필했다는  [호모 루덴스] 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모든 문화가 놀이에서 시작되었고,  놀이가 곧 삶의 형식이라는 작품에 대한 해석을 읽으면서  '하위징아'라는 작가에 대해,  [호모 루덴스'라는 책에 대해,  또한 이 책 속에 나오는 그가 언급했던 많은 고전들에 대해,  방대한 인물에 대해 더 깊이  연계해서  파고들어보고 싶어졌다. 

 

  인간의 개인적인 삶이  나 하나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아버지의 아버지로  이어지듯이,  역사는 어떤 한 부분으로 딱 구분할 수 없음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는 '르네상스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완전히 다르게 시작된 근대의 한 부분이 아니라 중세 후기 문화의 변형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의 역사가, 지금의  인류가  있기까지 가장 중요한 시기가 바로 중세라는 그의  주장은 책 속의  많은  주제를 담아낸  내용을 통해  중세의  중요성이  수없이 입증되고 있다. 

 

   '하위징아' 도,  '중세의 가을'도 처음 접했지만,  처음 접한 책이 이  '연암서가'에서 집필한  책으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더 의미가 있다.  이전에  몇 번  번역되어  우리나라에서 출간되었지만,  그가 처음에 집필했던 원본에서 빠진 부분이 많거나  다른 번역본을  보고 번역되어  원래의 내용과 많이 차이가 나는 문제점을  낳았기에  이 번에 다시 제대로  처음  저자가 출간한 내용과 가장  일치하도록 여러 부분에서 노력해서 출간된 책이다. 

 

   '중세의 역사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대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이 책을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번역가인 '이종인' 님의 글이  그대로  본문의 내용을 읽으면서 공감이 갔다.  그는  읽기 쉬운 번역서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독자들에게 널리 인정받는 것이 번역가로서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는데,   독서 후 내가 느낀  소감이 바로  그의 보람에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너무도 어렵우면서   만만치 않은 양의  내용을   번역가로 인해  아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 꼭 소장하고 싶거나,  아이들에게 언젠가  그 책을 소화할 수 있는 시가가 오면 반드시 권하고 싶어  리스트를 기록하고는 하는데,  이 책이야말로 소장하고 싶고,  내 아이에게  권하고 싶은 일 순위에 드는 책이다.  나도  시간을 넉넉히 두고  조금 더 깊이 있게 다시 한 번 정독을 하고,  여러가지  책 속에 나오는 도판의 그림들도  찾아서 다시 한 번  감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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