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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종 황제는 폐위되었을까? - 고종 황제 vs 이토 히로부미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0
이계형 지음, 조환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7월
평점 :
왜 고종 황제는 폐위되었을까?
(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0 )
한국사를 책으로 읽을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에서 이런 형식은 처음이다. 이 책은 한국사 법정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에 그 사건이나 역사와 관련된 증인들이 출석해 당시에 벌여졌던 일에 대해 양 쪽은 사건을 상반된 증언을 하면서 역사적인 사실을 조금 더 깊게 알아가도록 구성된 형식의 새로운 역사서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법정에서 서로 공방을 벌이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증인을 참석시켜 같은 사건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을 드러내는 방식은 집중을 하면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요인일 것이다. 다소 딱딱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한국사를 이런 형식으로 접근한 기획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얼마 전에 읽었던 '필란드'의 교육을 소재로한 교육관련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자꾸 머리에 떠올랐다. 법정에서 서로 다른 입장에서 공방을 나누는 과정을 읽어가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상대의 다른 입장을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필란드 교육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 나라의 교육개혁을 위해 노력한 공교육과 관련된 사람의 의지와 노력도 빼놓을 수 없지만, 필란드는 아주 어린 시기부터 노인세대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이 2~3가지의 다양한 토론모임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토론이 나만이 아니라 상대방을 알아가고 서로의 입장차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게 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것이다.
법정 공방이라는 것이 토론과는 다른 형태이기는 하지만, 토론의 장점인 서로의 상반된 입장을 들어볼 수 있다는 특징을 생각할 때, 이 한국사법정 이라는 책에서 아이들이 다른 한국사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역사의 이면을 함께 볼 수 있는 눈 높이가 생길 것이다. 이 번에 읽은 [왜 고종 황제는 폐위되었을가?]라는 제목의 이 책도 법정에 고종황제가 직접 나와서 자신이 왕의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던 이유를 증언하고 있다. 힘없는 나라의 국왕으로 외세의 힘에 많은 시련을 겪어가면서도 끝까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상황을 알아가면서 왕에게 직접 증언을 듣는 형식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의미와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법정에서 당시의 역사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서로 공방을 펼치는 형식으로 원고는 '고종황제'가 되고, 피고는 '이토히로부미'가 되어 서로 자신들의 입장을 변호하는 변호사와 함께 역사적인 사실뿐 아니라,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해 들어볼 수 있다. 고종황제의 변호사인 '김딴지' 변호사는 고종황제의 변호를 맡아 고정황제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사건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한국사 법정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초등학생 뿐 아니라 중학생 이상의 아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교과서와 관련된 내용이 비교되어 설명되는 부분을 따로 다루고 있어 누구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우리가 배웠던 내용과 법정에서 서로 다른 공방을 벌이는 과정을 읽어가면서 서로의 공방 내용이 그저 한 번 읽고 마는 만화형식으로 많이 출간되고 있는 한국사나 이야기나 사진 형식의 시대별 한국사와는 그 차이가 아주 다른 형식으로 매우 흥미로운 구성방식이다. 다른 시리즈들도 읽고 싶은 욕심이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