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 - 방탕아인가, 은둔의 황태자인가? 김정남 육성 고백
고미 요우지 지음, 이용택 옮김 / 중앙M&B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

 

   우연히 일본인 기자가 김정남에 대한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다. 책에 대한 소개 글을 읽어보니 '고미 요지'라는 도쿄 신문의 기자로 그동안 여러 차례 김정남을 만나왔고, 그와 메일을 주고 받았던 그대로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글을 읽고 기회가 되면 책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바로 며칠 전에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위한 우주선 발사로 한동안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북한.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목되면서 우리는  여러가지  불안한  일들을 겪어야만 했다.  새로운 후계자에 의한 이런 저런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늘 김정남이 함께 떠오르곤 했다.  사회주의 사회에서 3대 세습이 이루어졌고, 장남이 아닌 이제 겨우 스물 여덟의 김정은이 후계자의 자리를 물려받았다는 사실이 더 김정남을 궁금하게 했다.

 

   읽기를 기다리다 손에 든 [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는  한반도 문제에  전문가인 일본인 기자와  김정남이 주고받은 메일을  가감없이 특별한 경우의 실명을 제외하고는 날짜까지  그대로  책에 담아내고 있다.   두 사람은  2004년 우연한 기회에 몇 번의 메일을 주고 받았고,  다시 가장 민감했던 시기를 전후해서  김정일의 사망직후까지  1년 이상의 기간동안  150여통의 메일을 꾸준히 주고받는다.  또한 중간에 몇 차례 직접  마카오 등에서 만남을  통해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인터뷰를 하게 된다.  물론 기자와의 메일 왕래나  만남에 대해 김정남은 모든 것이 기사화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기자 역시  기사를 쓰기 위한 목적으로  취재를 위한 만남과 메일을 주고받아  왔다.  

 

   내가 기사등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고 있던 김정남에 대한 선입견과는 너무 다른  책 속의 김정남을  알아가는 시간은  놀랍기도 하고,  믿어지지 않는 내용이었다.  그는 후계자가 된 이복동생에게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가장 먼저 보살펴야 한다며  동생이 도량이 큰 인물이라면 자신의  뜻을 잘 헤아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아버지에게 수없이  북한의 개방, 개혁만이  살길임을  조언하기도 한다.  김정남을 통해 들은 북한의 실상,  핵을 포기할 수 없을거라는 자신의 견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을  누구보다 전문가다운  눈으로 하나 하나 비판한다. 

 

  표지의 '방탕아인가, 은둔의 황태자인가?' 라는 글을 읽고   어느 정도는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넘겼던 책장은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거침없이  달려갔다.  궁금했지만,  알 수 없었던 북한의  실상을   김정남을 통해 적나라하게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서로의 메일을,  인터뷰를   가감없이   읽는 과정에서  잠시도 한눈 팔 수 없었고,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마지막 장까지 읽게 만든다.   그가 거침없이 자신의  나라인 북한을 향해 뱉어내는 쓴 소리들은  김정남이라는 인물이  그저  방탕한 말썽꾼이 아니었다는 사실과  앞으로 벌어질  북한의 미래가  더  힘겹게  느껴졌다.  

 

'저렇게 부패한 시스템은 반드시 붕괴하고 맙니다. 옛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을 연상케 합니다. 김정남 드림'  -2011년 12월 7일 메일 내용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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