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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반한 세계 미술관 - 르네상스에서 20세기 미술까지 ㅣ 한눈에 반한 미술관
장세현 지음 / 사계절 / 2012년 1월
평점 :
한눈에 반한 세계 미술관
여러가지 명화집을 꾸준히 보는 편이다. 내가 자라던 시절이었던 예전의 국민학교 시절부터 미술을 전공하려는 목표를 두고 있던 오빠 덕분에 집에 큰 명화집이 있었다. 당시에는 한 손으로 들기도 힘든 아주 큰 책이었는데, 좋은 책이 그리 많지 않던 시절에 누구에게나 자랑하고 싶은 그런 책이었다. 오빠가 워낙 귀하게 여기는 책이어서 평소에는 그저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으로 만족하다가 오빠가 없을 때면 동생들과 함께 명화집을 펼쳐놓고 옷을 벗은 나체 그림을 보면 '이 그림은 너무 징그럽다', 사람의 목을 자르는 모습이 나오는 그림을 보면 '너무 무섭다', ' 왜 이런 그림을 그리는 걸까?'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궁금증에 빠진곤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명화집을 가까이 보면서 성장했고, 오빠도 결국 서양화를 전공하고 지금까지 그림 그리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살고 있다. 이제 내 어린 시절 처럼 아이를 낳고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구입을 하기도 하면서 여러가지 명화집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왔다. 성인용 명화집과 달리 아이들 명화집은 두께도 너무 얇거나 내용도 너무 쉽게만 다루려고 한 부분이 늘 아쉽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 번에 딱 마음에 드는 명화집을 만났다. '한국 미술관', 과 '세계 미술관' 이라는 제목으로 두 권의 책이 나왔는데, 이 번에 기회가 되어 우선 '세계 미술관'을 먼저 만나게 되었다.
어린이 책을 주로 출판하는 '사계절'출판사의 이 명화집은 사실 어린이 뿐 아니라 청소년이나 명화집을 처음 접하는 성인까지 두루 읽을만한 수준이다. 그동안 자주 접했던 어린이용 명화집은 그저 아이들 어린 시절에 잠시 보고 시간이 지난 후 수준이 너무 낮거나 그림외에 별로 작품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지 않아 다시 들여다 볼 일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명화집은 각 미술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한 권의 책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서양 미술사를 성서나 신화를 주로 다루었던 중세 미술부터 20세기 피카소나 몬드리안 등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다.
미술이 그저 힘있는 자들에 의해 그려지던 중세시대에 미술의 시대적 배경을 시작으로 원근법이 그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산업의 발달로 사진같이 모습을 똑 같이 그려내는 미술작품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면서 미술사가 어떤 흐름으로 지금 현대에 이르렀는가를 정말 제목처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더군다나 유명명화마다 그림이나 화가에게 얽힌 숨은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어놓아 그에 대한 해설을 읽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이 책 뿐 아니라 함께 출간된 '한국 미술관'이 더 보고 싶고 소장하고 싶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