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의 집
새러 그루언 지음, 한진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보노보의 집

 

  읽기에 부담없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으로  정신없이 읽어 나갔다.  보노보의 습성이나 그들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같은 이야기로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보노보'라는 존재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  조금씩 읽어가면서 원숭이나 침팬치와는 또 다른 영장류의 한 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인간과 DNA가 98.7%가 일치할 만큼  많이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훈련에 따라 언어학습 능력이 있어서 수화를 통해 그들과 인간이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한 대학의  영장류 언어연구소에서  여섯마리의  보노보들이  영장류 연구원과 함께 생활한다.  그들과 가장 친밀하게 유대관계를 나누는  '이사벨'은 서로 의사소통이 되기도 하고,  한 가족처럼 지내면서  서로를 살뜰하게 생각하는 관계이다.  어느 날 이 연구소가  알 수 없는 집단에 의해 폭파되고 그 사건으로  보노보를 돌보던 '이사벨'이 크게 다치게 된다. 또한 보노보들은 그들에 의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이후 이사벨은  병원에서  힘든 수술 등으로 겨우 목숨을 건지고  보노보들의 위치와 안부를  궁금해하며 안타까워 한다.  보노보 중에는 임신을 하고 있는 어미도 있어  더욱 상황이  암담하기만 하다.

 

  백방으로  수소문하면서 여러 경로로  보노보의 행방을 찾던 중  그들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한 한 포르노 전문 방송사 팔려갔음을 방송을 통해 알게 된다.  그들은 '보노보'들의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생활습관을  이용해  시청자들을 자극하게 되고,  그런  음모의 뒤에는 한 때 연인이었던 '이사벨'의 남자친구가  주동자가  였음이 한 가지씩 밝혀진다.  인간들의 흥미와 가십거리를 위해, 혹은 성적인 쾌락을 위해  보노보들은 그들에 의해 24시간 수많은 카메라가 설치된 방에  모든 것이 노출되어 있는 상태이고,  방송은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간다. 

 

그들을 보살피고 하나의 친구처럼 생각하는 무리와  그들을  어떤  수단으로 삼아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무리들과의  대립관계와 그 사이에서 끈끈하게  이어지는  동물과 인간의  우정을  볼 수 있는 이야기는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집이란 누구에게나 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휴식의 공간이자 모든 가족이 함께  행복을  나누는 공간이다. 그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우리 인간은 보노보들에게  수 많은 카메라를 숨겨놓은  집을 지어주고  그들의 모든 것을 엿본다.  그들은 수시로 성교를 하기도 하고,  아기를 출산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생활을 훔쳐보는 인간들에게 리얼리티 방송으로  흥미를 끈다.  바로 그 점을  노린 이기적인 사람이  그들의 집을 지어놓고 이런 일을 벌이는 상황이다.

 

  [보노보의 집]이라는 제목이 책을 읽기 전과 이후에 참 다르게 다가온다.  우리가 그들에게 과연 집을 지어 주는 것이 옳은 일인가?  그들은 스스로 야생에서 그들만이 원하는 그들의 집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맞다.  공존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참 많이 안쓰럽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야 했다.  인간성의 어두운 부분,  충격적인 부분,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그들을  봐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까지 많은 교훈을 담고 있으며, 그들의  생태와 습성에 대해서도 더 깊이 공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야생에서 포획된 유인원' 이란 사실상 '어미를 죽이고 데려온 새끼'라는 뜻이고, 오락용으로 활용되는 유인원들은 인간으로 치면 청소년에 해당하기 때문에 어미를 죽이지 않았다 할지라도 납치한 것이라고 했다. 유인원 어미는 인간과 같아서 절대로 자식을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 본문 3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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