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떠나보내기
이승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상처 떠나보내기

 

'각자의  삶의  여정은 다르지만, 그래서 그 상처의 모습도 다르지만,  사실 우리의 고통과 상처는 대부분 본질적으로 같다.'  (작가의 서문에서)

 

  살다보면 누구나 이런 저런 상처를 갖게 될 것이다. 주변에 나름 그 정도면 잘 살아가고 있어 보이고, 부럽기도 하고 행복하고 여유있어 보이는 사람들도 조금 더 깊이 사귀고 대화하면서 겉 모습과 달리 각자의 가슴에 그들 나름의 상처를 안고 살고 있음을 알아가게 된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 역시 나름의 이런 저런 상처를 안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상처는 두 살 아래 여동생이 몇 년 전 세상을 등진 일이다. 어떤 경우든 상실감을 느끼게 되겠지만, 동생이 스스로 삶을 포기한 경우이고 이전에 이런 저런 힘든 일들을 봐 왔기에  더 안타까운 경우였다. 건강이 나빠져서  치료를 하다가 떠났다면 조금이나마 마음의 준비기간이 있을 것이고, 나름 이별이 다가올 것에 대비해 사랑한다는 표현도 많이 해주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을텐데 어느날 갑자기 겪은 일이라 가족 모두가 느끼는 상실감은 너무 컸다. 잘한 일은 하나도 없고 잘못했던 일들만 새록새록 떠올라 지금도 그 애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다. 갈수록 무뎌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리울 때가 많다.

 

  [상처 떠나보내기]라는 책 제목을 처음 본 순간 꼭 읽고 싶었다. 누구나 나름의 상처를 가지고 있겠지만  이제 내 안의 상처와 아픔으로부터 이별하고 싶고,  조금은 나를 위안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제법 진지하게 책장을 넘겼다.  국내와 외국에서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계시는 분이  저자인 이유가 더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정말 한때는 나도 정신과에서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깊이 있는 상담 시간을 갖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에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책에 대한, 작가에 대한 소개 글을 읽으면서  책 속의 사람들의 치유과정이나 이야기를 통해  어느 정도는 나도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이었다.

 

  서문을 읽으면서 눈에 들어왔던 글 중에  누구나 각자의 삶의 여정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고통과 상처는 같다는 글이 매우 깊이 와닿았다. 나는 그동안 나만 아프다고 생각해온 부분이 많았다. 다른 사람도 그렇지만 내가 이런 저런 이유로 더 많이 아프다고, 알아 달라고 생각해왔다.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 다큐프로그램을 좋아한다. 특히 '인간극장'을 즐겨 보는 편인데, 한편으로는 힘든 역경을 이기는 그들의  삶의 모습에서 위안을 받기도 하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  [ 상처 떠나보내기]에서 만난,  저자가 직접 치유하고 상담하면서  자신의 상처를 떠나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들의 고통이 사실은 우리의 상처이자 아픔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원받기를 원하는 여자'라는 제목의 세 번째 이야기는 다섯 가지 이야기 중에서 가장 공감이 많이 가고 내 자신과 연결을 많이 하면서 읽은 이야기다. 어린 시절의 힘들었던 과거가 한 사람의 인생에 계속해서 그만의 트라우마가 되어 맴돌면서 삶을 힘들게 한다.  자신 속에 있는 화를 만나고, 어린 시절과 관련된 이런 저런 꿈을 꾸면서 그것과 함께 상처를 치유하고 떠나보내며 자신이 인생을 얼마나 허비하며 스스로 분노하고 힘들게 살아왔는지 알아가는 모습을 통해  내 삶에 대해서도, 내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분노가 자신을 향할 때 우울이 된다. 우울한 사람은 사실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왜, 누구에게 분노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납득하지 못한다면 우울은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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