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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선 박사가 찾아낸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 ㅣ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7
조은재 지음, 김윤정 그림 / 스코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 소식을 들으면서, 그리고 최근에 경복궁에서 열린 귀환 환영행사를 보면서 참 감동스러운 순간이었다. 딸아이와 함께 환영행사 방송을 보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성대한 환영식과 여러 귀빈들이 참가한 행사모습은 아이도 감동하는 눈치고 다행히 자주 오던 비도 오지 않아 더 감사한 마음이었다. 때를 같이해서 아이도, 나도 관심이 많은 외규장각도서였는데 이렇게 어린이를 위한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이라는 제목의 책을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다.
외규장각 도서가 프랑스에서 어떻게 우리에게 반환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그 일이 이루러지기까지 박병선 박사님의 노력으로 이런 좋은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한 사람의 노력이, 끈기가, 나라를 사랑하는 힘이 얼마나 큰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저 외규장각 도서가 반환된 사실에 앞서서 한 위대한 학자가 평생을 바친 노력과 희생의 끈질긴 시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기도 하고, 마음이 한없이 끓어오른다.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에 앞서 우리의 직지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만들어진 인쇄물이라는 사실을, 최초의 발명의 결과물임을 밝히기 위한 그녀의 힘든 싸움은 처절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그녀의 집념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78년이나 앞서서 우리나라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냄은 물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이른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책읽기를 좋아하던 한 소녀는 프랑스 유학을 떠나 그곳의 국립도서관에 직원으로 근무하게 되고, 그 곳에서 우리의 소중한 유산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는 자신이 근무하던 곳에서 쫓겨나는 일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이라는 너무도 큰 선물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아직 외규장각 도서가 귀환되지 않은 상태에서 암이라는 병이 찾아와 생사를 오가면서도 결국 화려한 귀환 행사를 목격하고, 병마도 이겨낸다. 다시 또 고국을 위해 할 일이 남아있다면서 팔순을 넘긴 고령으로 프랑스로 향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보다 더 감동적인, 현실에서 바로 느끼면서 생생하게 다가오는 인물이 있을까 책을 읽는 동안 수없이 반복되는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딸아이를 키우는 나로서는 더 아이가 '박병선'이라는 인물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다. 여린 한 여인이, 그것도 프랑스 최초의 유학을 떠난 사람이 여성이라는 것도, 그리고 평생을 결혼도 하지 않고 우리 유산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과 집념의 시간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서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너무도 큰 가치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