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 송 2 - 최후의 기도
로버트 매캐먼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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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송 2

용서하고 사랑할 때  희망은 시작된다 -

 

  3차대전으로 모든 것을 잃어가고 이제  어디에서도 빛을 찾을 수 없는 회색의 어둠과  혹한만이 남은 지구.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은 다시  살아갈 희망을 찾는다.  소련과 미국의 대립으로 벌어진 핵전쟁으로 인류는 거의 귀환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남아있는 것이 별로 없다.  신선한 물은 물론, 살아있는 식물도 찾아보기 힘들다.  거기에 핵폭발로 인한 방사능은  사람들의 얼굴을  단단한  종양으로 덮어가기 시작한다.  얼굴에 주로 덮어쓰는 그 종양을  그들은 '욥의 가면'이라고 부른다. 

 

   1편에서  핵폭발이 벌어졌던  상황과 함께  살아남은 사람들이  세 개의 무리를  이루며  각자의  의지대로 길을 나섰던 그들.   삶에 희망은 보이지 않고  가는 곳마다  모든 것을 잃어가는  인류의 처참한  모습만을 보게 된다.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시작 되는 2편에서는  스완과 시스터, 그리고 전쟁광 매클린의 세 무리들이  점점  하나의 무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보석상에서 발견한  신비의  고리가 보여주는  스완의  모습을 목격하면서, 더불어 알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을  한  장면씩 목격하게  되는 시스터와 폴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스완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점점 거리를 좁혀간다.

 

  생명을 살려내는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녀 '스완'은 아홉 살의 나이에  핵폭발로  엄마를 잃고  전직 프로레슬러였던 '조시'와 여정을 함께 한다.  여정 중에  '러스티'라는 광대를 만나게 되면서 셋이 한 무리된 그들은  '욥의 가면'을 덮어 쓰게된 흉측하게 변해버린 스완을 보호하면서  여전히  그들이  정착할 곳을 찾아 길 위에 있다. 그리고  어느 날 한 마을에게  사과과수원을 하던  노인 부부를 만나게 된다.  노인 부부의 마당에는 단 한그루의 사과나무만이 남아있었지만, 그 나무 역시 거의 말라 죽어가는 상태였다.  스완이 나무를 어루만지는 순간 아직 사과나무에  생명이 있음이 손끝으로 전해지고  나무에 '스완' 의 이름이 남는다.

 

"내가 등을 돌리고 있는 동안 너희들은 대체 무슨 수작을 벌였지?" 그는 심한 남부 사투리로 중얼거렸다. 인쇄기는 이제 염두에 두지 않았다. 아무 것도 비치지 않은 거울,  옥수수 씨앗 하나, 붕대에 감긴 두 손...... . 그것들이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유리 고리가 그랬던 것처럼. ( 2권 235 쪽 )

 

  전쟁광 매클린과 그의  오른팔인 롤런드는 이제  그들의  군대를  만들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가진 남은 것들을 빼앗고 온갖 살육을 저리르며 마을을 하나씩  몰살해 나간다.  전쟁으로 인해  핵폭발이 일어났고, 모든 것이 사라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은  크고 작은 전쟁을 일으키며  인간성을  상실해가고 점점 괴물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욥의 가면' 은  시간이 되면  굉장한 통증과 고열에 시달리면서  떨어져 나가게 되는데,  '욥의 가면'이 떨어진  그 곳에는  그의 내면에  숨어있던 진짜 얼굴을  갖게 된다.  스완 역시  죽음에 이르는 고통을 겪으며  욥의 가면이  떨어져 나가게 되고,  아름다운 소녀의  얼굴을 갖게 된다.  생명을 살리는 재주를 가진 스완은 '매리스레스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기적을 일으키게 되면서 점점 세상을 구원할 여제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하지만,  그저  열 여섯살의 소녀인  사실 이외에   자신 내부에 지도자의  능력이  있음을  그녀는 인정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단다. 알겠니? 바깥쪽의 얼굴과 안쪽 얼굴. 바깥쪽 얼굴이란 남들이 보는 네 얼굴이야. 그리고 안쪽 얼굴이란 네 진짜 얼굴이지. 네 진짜 얼굴, 그게 겉으로 드러나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될 거야." ( 2권 346 쪽 )

 

  자신이 추앙하는 '새도 솔저'의 얼굴로 변한 매클린의 얼굴과 가장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으로 변한 스완의 얼굴은  세상에 종말의 순간이 온 이후에도  늘 선과  악이 함께 존재함을 의미한다.  지금도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게 종말로 치닫고 있는지  그들의 마지막을  통해  뉘우치고  각자의  얼굴 이면에  담긴 자신의 두 번째 얼굴은 어떤 모습일지  들여다 볼 일이다.   진짜 얼굴이 드러날 때  그가 어떤 얼굴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기에.  

 

  남은 자들은 아직 희망을 꿈꾼다. 그들은 스완을 보면서,  소녀가  만들어내는  생명을 발견하면서  다시 살아갈 용기를 갖는다.  서로를 위해  함께 아픔을 나누기 시작하고,  무언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길을 잃었던 그들에게 스완의 존재는 무엇이든 다시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이제 그저 모든 것을  순응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으며 자신들의 힘으로  할 수 있다는, 스완과 함께라면  가능하다는 생각은 하는 것이다. 

 

  끝까지 스완을 지켜내기 위한  '시스터'와 '러스티'  등  많은 이들에 의해  그들은  스완과 함께 살아갈 희망을 갖게 된다.  모든 희망을  없애기 위해 늘 그들에게  나타나곤 하던  붉은 눈을 사나이까지 용서하고 사랑하는 스완의  모습을 통해  아직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은,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일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스완의 노래를  통해  무엇을 봐야 하고  생각해야 하는가 돌아보게 한다.   모든 것은 인간에 의해 벌어지고,  인간에 의해 다시 만들어짐을.

 

"이제 네게 달린 문제만이 아니게 됐어. 사람들은 죽어가겠지. 나도 해질녘에는 죽어 있을지 몰라. 하지만 인생에는 목숨을 걸고 싸울 가치가 있는 뭔가가 존재해. " ( 2권 512 쪽 )

 

"침착하게 한 걸음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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