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두루미

돌아온 두루미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25
이연실 글.그림 / 봄봄출판사 / 2011년 6월

돌아온 두루미

 

        외국의 전쟁 유적지를 방문한 작가가 철조망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지금 우리나라의 삼팔선을 생각하게 되어 아이들을 위한 동화 '돌아온 두루미'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은  갈 수 없는 비무장 지대에  전쟁 이후 줄어들던 두루미들이 지금은 점점 수가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철조망에 가로막힌 삼팔선을 마음껏 오갈 수 있는  비무장 지대가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땅이 되어 수 많은 동. 식물들의 천국이 되었다.  인간은 서로 아직도 총부리를 겨루고 있지만,  두루미처럼 우리도 빨리  서로를 만나 안아줄 날이 찾아오길 이 두루미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전쟁이 벌어지고  두루미들이 평화롭게 살던  철원은 잿더미로 변한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두루미는 엄마, 아빠, 형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했다.  전쟁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들을 찾아 두루미는 여기 저기  헤매다가 재두루미 가족과 함께 살게 된다.  전쟁은 두루미에게 가족을  빼앗아 갔고, 포탄 속에서 수많은 두루미들은 죽어갔다. 

    다시 봄이 찾아와 두루미는 재두루미 가족과 함께 시베리아로 떠나가지만,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아픔에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시베리아로 떠난 두루미는 가슴 아픈 추억이 있는 철원 땅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되고, 오랜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후  우연히 철원 땅에서 살던  두루미를 만나게 되면서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고향을 찾는다.  그리고  오래 전에  자신이  떠난 그곳에 낯선 가시덤불 철조망이 쳐진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가족과 헤어졌던 장소를 찾아 발걸음을 옮기다가 그 곳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두루미를 만난다.  마치 오래도록 그 곳에서 자신을 기다린 것만 같은 그 두루미는 바로 형이었다. 형을 만난 두루미는 함께 힘차게 날개 짓을 해 철조망을 넘어 하늘 높이 날아 오른다.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에 사는 우리지만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대부분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는 분단의 현실을 너무 먼 이야기로 생각한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은 더 분단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휴전상태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삼팔선을 그어 남북으로  나뉜지 60년이 넘은 지금까지 가족이, 형제가, 부부가 서로 만나지 못하고 소식도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가슴에 한을 품고 살아가는 많은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분단에 대해, 이산가족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가슴아프지만 참 교육적인  동화책이었다.  

거기에

나와 똑같이 생긴 두루미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마치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린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