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잘해서 도덕적 인간에 이르는 길
(발도르프와 한의학이 만난 학교 1 )

많은 내용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늘 경쟁속에 내몰리는 우리 아이들의 제도권 교육 중 많은 부분 갈등과 번민에 빠지곤 하기 때문이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매번 현실에 타협하면서 적당히 중간의 위치를 그럭 저적 버티는 것이 최선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곤 하지만, 경쟁이라는 힘겨루기에서 늘 힘들어 하는 아이들의 일상은 수시로 나를 흔들리게 한다. 늘 마음뿐이고 실천하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책을 쓰신 저자 부부의 교육에 대한 생각을 읽어나가는 과정은 너무도 존경스러운 분들과의 만남이었다.
부부가 함께 새로운 교육에 뜻을 품고 오랜 교육자의 길을 접고 '발도르프사범대학교'에 공부를 위한 이유로 독일을 향한다. 그리고 2007년 귀국과 함께 이 책의 제목이자 두 분의 교육 이념을 그대로 담은 '공부를 잘해서 도덕적 인강에 이르는 학교' 의 설립을 위해 노력 중이다. 그저 누군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사람만이 성공한 사람이자, 우등한 사람으로 인정하는 지금의 교육에 대해 조목 조목 참 교육의 의미를 얘기하고 있는 이 책은,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 너무도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갈 수 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늘 현실의 교육에 아쉬움이 남고, 지쳐가는 아이를 볼 때마다 아니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방송이나 책을 통해 여러 대안학교의 행복한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선뜻 행동하지 못하는 용기없는 부모였다. 그런 내게 저자는 지금의 우리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 대해, 참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말씀하신다.
'온 나라가 오로지 '빼어난 젊은이'를 만드는 데에 넋을 빼놓고 있는 듯합니다. 옛날에 걸었던 길과는 완전히 반대쪽으로 가는 길 위에 선 것이지요. ... '빼어난 젊음' 만이 판치는 곳은 겉보기에는 아름다워도 속을 잘 뜯어보면 비인간적인 것들이 여기저기서 돋아나 재앙을 가져온다는 걸, 그 옛날에 그리스 시인들이 목이 쉬어라 경고했건만, 우리는 그런 말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 본문 44 쪽 )
머리에 한 가지라도 더 암기해서 실력을 겨루고 그 능력이 우등한 능력으로 보는 '지식교육'이 참다운 교육의 본질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최근에 '필란드의 부모혁명'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많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등생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 아니라, 열등생이 없게 하는 교육. 우등생보다 열등생에게 더 많은 예산을 책정하는 교육, 절대 시험이라는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교육의 모습 등을 보면서, 그리고 그들의 교육이 조금씩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왜 이런 제도가 국가적으로 불가능한가 아쉽기만 했었다.
바로 내가 의문을 품고, 아쉬워하던 많은 문제들이 저자의 생각을 담은 이 책 속에 모두 있다. 저자가 이후에 가르치고자 하는 학교의 교육 마당을 한 가지씩 읽어가는 과정은 어떤 부모라도 희망하는 그런 학교의 모습이었다. 독일에 대한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내용을 읽는 시간은 천국의 이야기를 듣는 마음이었다. 나 역시 최소한 교육만큼이라도 빈부의 격차에 의한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 외국인에게까지 공짜로 공부할 기회를 제공하는 그들의 제도들이 부럽기만 했다.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진정한 교육의 의미에 대해 행동할 때라고 생각한다. 정말 더 늦지 않기를.
'우리 어른들은 어린 학생들을 일찌감치 경쟁의 마당에 내놓고, 거기서 쓰러지지 않도록 옛날 로마가 검투사를 만들어내듯 그렇게 학생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 본문 206 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