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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국어 교과서 - 생각을 키워 주는 10대들의 국어책
김보일.고흥준 지음, 마정원 그림 / 작은숲 / 2011년 5월
평점 :
사춘기 국어교과서

제목은 '국어교과서' 지만 학교 시험에 관한 내용이나, 교과서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다. 정말 국어나, 언어에 대해 필요한 생각을 깊게 하는 사고력을 키워주는 살아있는 국어교과서다. 사춘기 딸아이를 키우면서 매일이 시험의 반복이다. 수시로 보는 쪽지 시험, 수행평가를 위한 여러가지 과제물과 학교에서의 일상이나 수업태도, 월간 고사, 전국 혹은 지역의 학력고사, 분기별로 찾아오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아직 고등학생이 아닌 중학생이 이러한데 벌써부터 고등학교 생활이 걱정이다.
진짜 공부는 무엇일까. 어떤 공부가 청소년기 그러니까 책 제목처럼 사춘기 아이들에게, 한참 자신을 만들어가야 할 청소년기에 필요한 공부일까 수시로 번민에 빠지곤 한다. [사춘기 국어교과서]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내용이다. 하지만 읽고 나면 국어 공부에 대해 더 자신감이 생기고, 일상에서 만나는 많은 언어들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길 수 있는 내용이다. 우리가 항상 하고 있는 말이, 사용하는 언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변해가는지, 한 가지 말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숨어있는지에 대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딸아이가 가끔 친구들과 통화하는 내용이나 집에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대화하는 내용을 듣다보면, 그들만의 언어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때론 소외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아이들이 쓰는 언어를 소재로 접근하기도 하면서 언어가 끊임없이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고 말한다. 그런 글을 읽어 가면서 그동안 내 생각이 많이 부족했음을 느끼기도 했고, 새롭게 언어의 진정한 의미와 언어는 생명력을 가진 존재라는 말에 공감하게 되었다.

'모든 언어는, 기존의 규칙과 새로운 규칙이 갈등하고, 과거의 규칙이 흔들리고 깨지면서, 새로운 규칙이 태어나는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 속에 있습니다. 어떤 불변의 규칙이 놀이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완강히 주인 행세를 하려고 한다면, 언어는 그 본래의 생명력을 잃을 수도 있겠지요.' ( '작가의 말' 중에서 )
사춘기 국어교과서는 아이들은 물론 언어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의 책이다. 우리말에 숨어 있는 이야기부터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언어와, 정치와 사회적으로 말이 어떻게 변해가는가에 대한 내용,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적인 말에 대한 의미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흥미로운 내용들을 매우 교육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의 '짜장면'은 우리의 '추억 문화재' 다' 라는 글처럼 자장면과 짜장면에 관한 풀이는 너무도 공감이 많이 되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나도 많은 부분 의문을 갖고 있었던 내용이어서 선생님이 한 가지씩 원인과 이유를 분석한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가 일상에 사용해오던 언어가 어떻게 변화해 가야 옳은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