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당 장일순 - 생명 사상의 큰 스승
이용포 지음 / 작은씨앗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무위당 장일순

 

 

      인간 속에 있으면서 영향을 끼치고 변화를 시키면서도 본인은 항상 그 밖에 있는 것 같고, 안에 있으면서 밖에 있고, 밖에 있으면서 인간의 무리들 속에 있고, 구슬이 진흙탕에 버무려 있으면서도 나오면 그대로 빛을 발하고 하는 그런 사람은 이제 없겠죠.' ( p. 22. 고 '리영희' 교수님의 말씀 )

 

     누구라도 선생님을 말할 때  한마음으로 따르고 싶은 사람, 그저 모든 것을 존경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이름만 말하면 누구라도 알만한 유명인사들의 입에서, 마음에서 평생 스승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무위당 장일순.  그저 간단한 선생님의 활동만을 알고 있다가 드디어 선생님에 대해 많은 삶의 모습과 여러 생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책을 통해 만나면서  나 역시  왜 그렇게 많은 지식인들이,  범인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마음깊이 사모하는지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우리에게 너무도 소중한 분이자, 누구나 쉽게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그 분 처럼 그렇게 살지 못할 것임을.

 

     책을 읽어가면서  선생님이 겪어 오신 여러가지 일들을 만나게 된다.  한국 전쟁 중에 겪은 일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쟁이 벌어지고  학업을 중단하고 동생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인민군에게  발견된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위기를 모면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이번에는 국군에게 붙잡혀  머리를 민 선생님의 모습 때문에 인민군이라는 오해를 받게 되어 다시 총살을 당할 위험에 처한다. 바로 자신이 총살을 당하게 되는 순간 천주교를 믿었던 선생님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말없이 성호를 긋게 되고, 그 모습을 본 국군 소위는 풀어주라는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소위의 명령에도 선임하사는 풀어주지 않고 이리 저리 포로가 되어 끌려 다니게 되는데,  우연히 예전에  조부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이 국군 중령이 되어  만나면서  목숨을 구하게 된다.  이 일을 겪으면서 선생님은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고, 미래는 현재의 결과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현재가 과거의 결과이자, 미래가 현재의 결과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너무도 크게 다가와 이 사건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화두가 되는 내용이었다.

 

     고향으로 돌아와 원주에서 교육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으로 학교를 만들고 평생을  후학을 기르는 일을 해오신 선생님은, 지금처럼 서로가 경쟁만을 통한 교육,  누군가를 이겨내는 우등생을 길러내는 교육을 반대하셨다.  함께 더불어 가는 삶을 지향하셨던 분이었다.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던 선생님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모습을 아이들에게서 발견하시고  잘못 가르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자신의 종아리를 치게 하시는 참 교육자 셨고,  시간이 지난 후 그런 행동을 했었던 자신의 모습 또한  돌이켜보며 후회스러워 하신 분이시다.  여러 사회 운동과  민주화 운동으로 시련을 겪기도 하고,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도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어오신 분이었다.

 

     1994년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미래를 위한  교육을 걱정하셨던 삶,  모두가 함께 사는 삶,  나누는 삶, 자연을 사랑하는 생명운동을 펼치셨던 삶을 늘 몸으로 실천하시며  평생을 자신이 지은 작은 집에서 살아오시며 자신을 좁쌀 한 알의 존재라고 말씀하시는 분이었다. 자신은 좁쌀 한 알의 존재일 뿐이라고 말씀하시며,  드러내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분을 큰 어른이라고 하는 이유가 너무도 많기만 하다. 

 

    " 내 것을 만들려고 세게 당기면 내 것이 되지 않고 쏟아질 뿐이야." 세상 만물 중에 자기 것은 없었다. 내 옷, 내 집, 내 돈 ...... . 자신의 것이라고 믿고 살지만, 따지고 보면 착각에 불과했다. ' ( p. 135 )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달이 나이고,

해가 나이거늘,

분명 그대는 나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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