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종종 불교방송에서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에 대한 방송을 접한 적이 있어 알고 있던 분이지만, 사실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잘 몰랐었다. 최근에 우연히 채식으로 남편의 건강을 되찾게 된 분의 요리책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채식 식단에 도움이 될만한 책을 도서관에서 검색하다가 의외로 사찰음식과 관련된 요리책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요리를 좋아하다보니 몇 권 빌려다 읽고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이라는 요리책을 접하면서 스님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
갈수록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아이들이 성장해가면서 주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실감하고 있다. 비만은 물론 여러가지 성인병을 걱정할 중년이 되면서 먹거리에 대해, 특히 채식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 이유로 사찰음식을 꼭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이번에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을 읽으면서 더 간절해졌다.
선재 스님은 간이 좋지 않은 집안내력으로 간경화를 앓으시면서 힘든 시기를 만났지만, 사찰음식을 통해 치료를 하게 되면서 사찰음식이 몸에 정말 좋은 음식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우치시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찰음식에 대해, 바른 먹거리에 대해 바쁜 일과를 보내시는 분이다. 좋은 음식을 통해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갖도록 하는 일도 수행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지금도 열심히 사찰음식을 여러 사람에게 전수하고 있고, 스님의 강의는 날이 갈수록 인기가 높아 지금은 대기자 명단을 올리고 기다릴 정도라고 한다.
이 책은 그저 단순한 요리 레시피가 나오는 요리책이 아니다. 스님이 사찰음식이나 좋은 먹거리를 먹어야 하는 이유부터 음식을 먹는 행위 등에 대한 깊은 성찰의 내용을 담고 있어 천천히 스님의 가르침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식생활 개선이나 건강한 식생활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늘 접할 수 있었던 채식위주의 식단, 천연재료를 이용하고 화학조미료 멀리하기, 여러가지 유해첨가물이 많은 가공식품을 줄이고 자연식으로 되도록 자연에 가까운 음식 먹기, 짜고 매운 음식을 피하고 자극적인 음식 멀리하기 등 대부분의 건강식이 바로 사찰음식과 거의 같음을 알 수 있었다.
'사찰음식은 최소한의 음식을 섭취하는 소식, 신선한 채소로 이루어진 채식, 가공하지 않은 천연재료를 이용하는 자연식, 오신채를 쓰지 않고 원 재료의 특성을 살리는 특징을 갖는다. ' ( 본문 42 )
그동안 나름 식단에 신경을 쓴다고 생각했고, 조미료도 되도록 줄여 쓰고 있다고 자부심을 갖기도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모든 음식에 두루 사용하고 있는 진간장도 화학조미료와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가족 건강은 장 담그기에서 비롯된다'는 말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그저 넓은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살아야만 장을 담가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직 장을 직접 담가먹을 엄두조차 내지 않고 있었는데, 그 부분 많은 반성이 되기도 했다.
'공기와 물이 오염되면 내가 오염된다. 자연이 병들면 내가 병이 든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너를 다치게 하고 괴롭게 하고 무자비하게 대할 수 있겠는가.' ( 본문 8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