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수목원 - 숲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들
이동혁 글.사진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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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수목원

(숲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들)
 


 

     중년에 접어들면서   갈수록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  감사한 마음이 들곤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그 자연과 함께 노년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주변에 지인이나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들 아이들 키워놓으면  전원생활을  꿈꾸는 것을 보게 된다.  회색  도시에서  아둥 바둥 하면서  지내다가 가끔  자연을 찾는 여행은  너무도 소중하고  오래도록 삶의 활력소가 되어준다.  한 살씩 더 나이 들어가면서  계절이 바뀌는 순간 순간의 자연의 변화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고  소중하기만 하다.  예전에는 우습게 보이던 길가의 작은 풀꽃 하나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장하다, 예쁘다 소리가 나오곤 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점점 철이 들어가는가, 나이가 들어가는가 나를 돌아보기도 한다. 

 

    [아침 수목원] 이라는 제목부터,  표지의 '숲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들'이라는 글부터,  읽는 동안  보는 동안 참 따뜻한 책이겠다  싶어  관심이 갔다.  역시나 책을 펼쳐 드는 순간 기대 이상으로 더 마음에 드는  사진과  글로  읽는 동안 정말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글을 쓰신 저자의 이력을 몇 번 더  검토하게 되었는데,  길가의 작은 풀꽃 한 가지에서도 어쩌며 이리도 많은 것을 담아 글로 써낼 수 있을까  우선 글 솜씨에 더 감동했기 때문이다.  야생화 사진 작가겸 풀꽃 칼럼리스트라는 이력을 시작으로  국어 국문학과를 전공한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역시  국문학을 전공한 분이었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그저 작은 풀꽃 하나,   꽃 한 송이에도 이리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이리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구나 싶어진다.  이전에 이웃이었던 분 중에  친하게 지낸  연배가 조금 더 된 언니가 있었는데  야생화 키우기에 푹 빠져서 사는 분이 있었다.  처음에는 동네 꽃 집에서 하나씩 사다가 키우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야생화 전문으로 다루는 변두리를 화훼단지를 찾고, 더 이후에는  등산을  다니며 색다른 야생화를  캐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몇 가지는  너무 귀한 야생화라며  자랑을 하곤 했는데,  사실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물론 늘 자연을 접할 수 없으니  가까이에서 키우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잘 자라고 있는 야생화를 가정으로 뽑아오는 행위를 보면서  만약 많은 사람들이  이같은 행동을 한다면  자연 속의  여러 식물들이 몸살을 하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자연이란 그저 원래 있던 그 곳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다. 사람도 하물며 '신토불이'라고 하는데,  집안을 꾸미기 위해 사온 화분도  처음 꽃집에서 장소가 바뀌면 잠시  몸살을 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을 볼 때  이처럼  자연을 그대로 사진으로나마  이렇게 즐길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전혀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작은 꽃부터  흔하게 자주 보는 꽃이나 나무들까지,  보면 볼수록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눈에 띄지 않는 꽃을 가졌다 한들 어떠랴. 크고 화려한 정원수들 사이에 꾸밈없는 납매는 당당히 서 있다.  치장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향기를 품고서.' ( p. 59 '납매' )

 

'꽃마리에게 더 큰  꽃은 필요없다. 날개 달린 작은 방문자들을 접대할 최소한의 응접실이면 된다. 그 이상은 사치스러워 더 넓힐 생각일랑 하지 않는다. 꽃의 크기만으로 좋네 나쁘네 평가할 수는 없는 법. 그 정도면 족하다고 꽃마리는 여긴다.' (p. 164 '꽃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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