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의 아이들 - 부모를 한국으로 떠나보낸 조선족 아이들 이야기 문학동네 청소년 8
박영희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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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의 아이들

 

   돈을 벌어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싶다는 이유로,  몇 년 벌어서 아파트도 사고 장사밑천도 벌겠다는 이유로  한국으로  돈벌이를 떠난  아빠나 엄마는 처음에는 2년, 3년의 헤어짐을 약속하지만,  약속과는 달리  10년이상 떨어져 지내게 되고  이후 대부분의  부모는  한국에서 다른 가정을 꾸리거나 이혼을 하게 되어 아이들은  영원히 버림받게 된다.  한  학교의 경우  70% 넘는 학부모가 한국에 나가 있으며  학생들의  많은 비중이 결손가정이 되어 버렸다.  한 마디씩 어른들에 대한, 부모님에 대한 아이들의  말은  그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고 지친 상황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 모든 게 윗물인 어른들 탓입네요. 한국 바람, 간다 바람이 먼저고 자녀를 돌보는 일은 안중에도 없단 말입네다.  한국에 나가 일하는 어른들이 고생이라면, 이곳에 남은 자녀들은 고통이지요." 

 

    자식을 위해, 교육을 위해, 지금보다  덜 불행한 미래를 위해 한국행을 택하게 되지만,  남은 가족이나  아이들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부모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고  서서히 가족이라는 존재는 해체되어 버린다.  아이들은  죽기보다 싫은  학교 기숙사 생활을  막장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아이들을 위해  일요일까지  어쩔 수 없이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과 학교정책은  200만 조선족이 해체되고 있다는 현실을 너무도 잘  보여 준다. 

 



    아이들에게 그저   한 달에 한 번씩  용돈을 보내주는 것으로 부모노릇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진짜 아이들이 아프거나 힘들 때, 가장 필요한 시기에 옆에 있어주기  않았고,  언젠가는 돌아온다는 생각보다  다른 아이들처럼  자신의 가정도 곧 해체될 거라는 불안은 아이들에게 어른에 대한 원망을 하게 한다.   원망은  부모에게서 끝나지 않고,  아무 문제없던 자신의  부모들이 한국행을  통해 변하게 되는 과정을  보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심한 반감을 갖게 만들고 있다.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같은 동포로 그 아이들의  이야기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이라는 곳을  기회의 땅으로 찾아드는 조선족 들의 이야기는 간혹  방송을 통해 듣기도 하고, 또 쉽게  주변에서  만나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이 우리들 주변에서 쉽게 보이는 만큼 한 번도 남겨진 그들의 가족이나 아이들 문제를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만주의 아이들>을 읽으면서  한국행을 하는  어른들로 인한  그 가족의 해체모습과  아이들의   사정들을  알아가면서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는데, 그동안 정말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힘든 아이들의 상황에,  그것이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찾는 부모들에 의해   만들어 지고 있다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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