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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우에무라 나오미 지음, 김윤희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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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보다 표지의 '도전 앞에 머뭇거리는 당신을 위한 책' 이라는 글이 더 와 닿아 읽게 된 책이다. 중년에 접어들고 아이들이 조금씩 커가면서 생각과 달리 하고 싶은 일을 만나도 자신감을 잃고는 한다. 늘 이런 저런 이유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앞서 쉽게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택하곤 하는 내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 바로 '도전정신'이다. 간혹 이렇게 삶을 온전히 바쳐 그 누구도 아닌 자신과의 한계와 싸우는 용기있는 사람을 만나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용기를 얻곤 한다. 그러기에 그들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등대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다.
'우에무라 나오미' 책을 읽기 전까지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라는 이 책의 저자이자 책 속의 주인공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나오미' 의 1974년 12월 20일 '길 떠나는 동행을 고르는 방법'이라는 제목을 시작으로 1976년 5월 8일 '안나,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로 끝나는 그의 일기이다. 이 기간동안 북극권 12,000 KM 를 개들과 썰매만을 이용해 혼자의 몸으로 주파해 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글을 잘 쓰는 작가처럼 근사한 문장이 있는 글도 아니고, 그렇다고 멋지게 사진을 잘 찍는 사진작가의 사진집 처럼 아름다운 사진이 담겨 있지도 않다. 그저 자신과 개들, 그리고 썰매와 함께 하는 극한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과 담담하게 그 날 그 날의 힘든 일, 도움을 받았던 일, 도전하는 사람의 마음 등을 담아 낸 일기장이다. 하지만 그의 글 속에, 사진들 속에, 아무리 아름다운 문장으로도 근사한 사진기술로도 담을 수 없는 그 만이 담을 수 있는 삶에 대한 도전정신이 담겨있다.
읽어가면서 그가 늘 용기가 가득하고, 철저하게 도전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매일 개들의 끼니를 걱정하고 어렵고 힘든 삶과 죽음의 순간들을 만나면서 그도 방황하고 갈등한다. 그리고 다시 용기를 얻고 자신이 도전하는 길 위해 선다. 개들이 먹어 치우는 음식의 양은 그가 늘 낚시나 사냥을 하며 충당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수시로 개들은 도망치거나 죽기도 한다. 그가 제목에서 말하는 '안나'는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그와 동행해준 암컷인 썰매개의 이름이다.
춥고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북극. 그 길에도 가끔 마을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다시 힘을 얻고 도전을 계속해 간다. 바라는 것 없이 '나오미'의 도전에 용기를 주고 힘이 되어 나누려는 그들의 모습 또한 너무도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하루 하루 길을 나설 때마다 대 자연의 웅대함에 자신의 도전이 얼마나 하찮은가를 깨우쳐 가며, 나오미는 길 위에서 삶을 배워간다.
'그 순간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오직 정적만이 감돈다. 웅대하면서도 을씨년스러운 광경이다. 이 거대한 대자연 속에서 나는 얼마나 작고 하찮은 존재인가. 이 북극의 대자연에 도전을 한다느니 정복한다느니 하는 생각 자체가 어리석다는 것을 깨우친다. ' ( p. 1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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