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예술로 말하다 - 상상의 시작과 끝 예술과 생활 1
쉬레이 지음, 정주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몸, 예술로 말하다

 

    도서관에서 명화와 관련된 공부를 한 적이 있다. 단기 강좌로 3개월 정도의 수업이었는데,  강의를 해주신 분이 책을 출간하기도 하고 워낙 유명한 분이어서 정말 가치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여러가지 작품과 관련된 자료를 슬라이드를 통해 보면서 예술 작품 속에 담긴 의미부터 과거 고대의  그림들부터 그리스로마 신화를 담은 그림과 건축물, 조각품에 대해 다양한 공부가 되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여성이나 남성의 몸이 여러가지 예술 작품 속에 들어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여성의  나체 그림에 신화의 의미를 담고 있는 물건이나 신화 속의 주인공을 대신해 다루고 있으면 외설이 아니라, 예술 작품이 되어 높은 값에 팔리기도 하고,  남자들의 눈요기 거리나,  침실을  꾸미는 그림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너무 그림에 무지하면서, 그저 그림을 보는 것만을 좋아하던 내게 그림이나 예술작품에 담긴 깊은 의미는 새롭게 다가왔고, 조금이나마 예술세계의 눈 높이를 높이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 몸, 예술을 말하다> 라는  제목만으로 그저 벗은 몸만을 다룬 작품들을 모아놓은 나체 작품들이 나열되어 있을까 생각한다면 틀린 생각이다. 이 책은 그저 예술적인 방향만이 아닌 모든 의미에서의 몸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함께 수 많은 작품사진들을 소개하고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머리카락과 예술'부분을 읽어가다 보면  '몸의 정치- 변발과 삭발' 이라는 내용을 만나게 되는데, 인류 역사에 있어서  그저 인간의 몸에서 한 부분을 차지할 뿐인 머리카락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의미로 다양하게 변화해 왔고, 정치적으로 어떻게 반영되어 왔는지 배우게 된다.

 

'모발이 자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모발은 뜻밖에도 강력한 사회성을 지니고 있다.' ( p. 164 )

 

   '신체의 미스터리'부터 인간의 몸에 그려지는 '문신'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몸이 담고 있는 의미가 이렇게 많다는 건 책을 읽는 동안 놀랍기도 하고, 새로운 공부가 되기도 했다.   이 번에 만난 <몸, 예술로 말하다> 는 그런 호기심과 자극으로 인해  너무도 간절하게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인간의 몸이 예술로 어떻게 변모하게 되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떻게 보여지며,  작품을  표현하는 예술가들의 정신 세계까지 모든 내용이 흥미롭기만 했다.  그리고 몸과 예술을 이야기하면서 다룰 수 있는 내용이 이렇게 광범위하고 다양하다는걸 새삼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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