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정전 문학동네 루쉰 판화 작품집
루쉰 지음, 이욱연 옮김, 자오옌녠 판화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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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 정전

 

     학창시절 잘 이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렴풋이 공감하지 못하면서 <아Q 정전>을 읽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꼭 읽고 싶은 목록에 들어있던 책을 이 번에  중국의 대표적인 판화가라는 '자오옌녠' 이라는 작가의 판화와 함께 새롭게 읽게 되었다.  처음 책을 접했던 때가 10대 후반의 사춘기 시절이었음을 생각할 때,  이제 마흔을 넘긴 중년인 내 나이만큼이나 삶의 이런 저런 세월을 살아오면서  이해력도 공감하는 부분도 더 많아졌음을 느끼면서  이전보다 더 재미있게, 안쓰럽게  '아Q'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비참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아Q.  마을에서 이런 저런 잡일을 해주면서도   진실되지 못하고,  불쌍하게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 아Q 는 마을에 들어온 혁명단을  목격하게 되고, 자신도 혁명당에 들어가야 겠다고 결심한다.  마을 사람들이 혁명당에 대해 벌벌 떠는 모습을 보면서, 혁명당이라는 것에 대해 자신의 처지를  바꿀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솔깃한 마음이 생긴 것이다.

 

'혁명도 좋은 것이구나.' 아Q는 생각했다. ' 그 빌어먹을 것들을 혁명해버리자. 그 나쁜 것들! 가증 스러운 것들! ...... 그래, 나도 혁명당에 가담해야지.' ( p. 80  )

 

'아 Q 는 동그라미를 제대로 그리지 못해 부끄러웠는데, 그 사람을 개의치 않고 벌써 종이와 붓을 거둬갔고 여럿이 다가와  그를 다시 감옥에 넣었다. ' ( p. 109 )

 

     자신을 우습게 보는 자들을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꿈꾸며 절실하게 혁명당이 되고 싶었지만, 혁명당 가담을 거절 당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일로 인해,  글을 몰라 동그라미를 그리라는 것에 따른 결과로 남의 물건을  훔쳤다는 죄를 뒤집어 쓰고 사형을 당하게 된다.  '신해혁명'은 아Q 같은  사람들에게  혁명의 주체가 될 수 없는, 근본적으로  혁명의 의미가 변질된 혁명이었음을  아Q 의  억울한 죽음을 통해  느끼게 된다.  혁명다운 혁명이 아니라, 그저  이름뿐이었던 혁명이었음을.  혁명이전이나 이후 바뀐 것도 업고, 새로울 것은 더더욱 없는.

 

     예전에 책을 읽으면서 아Q 의 모습을 상상해보곤 했었는데, 이 번에 읽은 책은  정말 주인공 아Q  모습을 너무도 잘 담아낸  판화와 함께였다.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세밀한 표현으로 표정하나,  비굴한 모습, 비참한 모습, 안쓰럽고 안타까운  장면 하나 하나 너무도 실감 나게  사실적으로 담겨 있어서,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중국의  대표작가로 '루쉰' 의 글을 다시  읽을 수 있어서 너무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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