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아주 특별한 방법 내인생의책 그림책 14
조시 리먼 글, 그레그 클라크 그림, 데카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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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아주 특별한 방법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정말 그 속에 한 번 들어가보고 싶을 때가 있다.  심하게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기도 하고,  가끔은 절대 들어줄 수 없는 일을 졸라대기도 해서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아이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참지 못하고 화를 내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면 돌아서서 아이가 상처받은 건 아닌지, 참을성 없었던 나를 반성하기도 한다.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아주 특별한 방법>의 처음 제목을 보면서  내가 생각한  책 내용은  부모님을 위해 아이들이 깜찍하도록 착한 일을 실천하는 이야기인가 생각했다. 

 

    특별하게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맞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방향은 절대 아니었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게 고집을 피우기도 하고, 힘들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이들의 심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그나마 조금 큰 누나는  유치원에 다니는 동생에게 엄마, 아빠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이런 저런  행동지침을 알려준다.  '말썽꾸러기 동생아, 너도 이제 철 좀 들어야지.' 라는 말로 시작되는  누나의  가르침은 온통  부모님에게 말썽꾸러기가 되는 방법들 뿐이다.

 

    엄마, 아빠의 건강을 위해서는  더 많이 어질러 두 분이 열심히 운동을 하게 해야 하고, 먹기  싫은 도시락을  싸주는  부모님이 지칠 때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음식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결국 지친 부모님은  아이들이 어떤 음식을 싸주었을 때  잘 먹고 오는지 알게 될 것이고,  오랜 시간  맛없지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안먹은 보답으로 이후에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식들만 도시락에 싸갈 수 있는 날이 오게 된다는 것.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 역시 편식이 심한 딸아이에게 철저하게 당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것 저것 해먹이려고 했지만, 결국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만 먹게 된 이유를 돌아보면서 딱 이  동화책의 아이들과 같은  상황이 만들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갖고 싶은 물건을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해야 하는지,  저녁시간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할 때  먹기 싫은 시금치를   부모님이 눈치채지 않게 하면서 안먹고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인지, 부모님을 힘들게 하고,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끝도 없다.   아이들이 뻔한 거짓말을 하거나  일부러  저지르는 실수들을 보면서 뻔하게 알지만  모른 척 넘어가 줄 때가 많다는걸 아이들은 모른다.  그만큼 우리 엄마, 아빠들은 아이들의 말썽까지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늘 말썽만 부리는 아이들,  하지만 그 아이들도 결국 조금씩 자라면서  진짜 엄마, 아빠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점점  자신의 자아가 형성되는 사춘기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것 같다. 돌아보면 나도 마찬가지로  '부모님이 알면서 속아주셨구나' 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아이들의  부모이기에,  아이다운 그런 행동들을 보면서  웃음이 번지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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