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서랍 속 임금님 잉어왕
피터몬 지음 / 위즈덤피플 / 2011년 2월
평점 :
내 서랍 속 임금님 잉어왕
가끔은 빽빽하게 글이 가득한 책들 사이에 간단한 글과 그림만으로 무언가를 표현해내는 이런 카툰집을 만날 때, 긴 글을 통해 앞, 뒤 내용을 오래도록 이해하거나 머리를 쓰지 않으면서도 정말 공감을 느끼게 되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저 누군가의 낙서장을 들여보는 기분으로 가볍게 글과 그림을 읽고 보면서 그 곳에서 누구나 공감하는 우리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만나게 되는 편안한 보통의 잉어왕 이야기. <내 서랍 속 임금님 잉어왕> 은 바로 그런 보통 사람들이 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누구라도 따라 그릴 수 있을 것만 같은 별 복잡할 것 없는 단순한 그림에 그만큼 더 생각하지 않고 그저 눈에 보이는대로 읽기만 하면 되는 짧은 글이지만, 한 장씩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정말 그렇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내용에 공감이 가고, 내 이야기같은 그런 잉어왕에 공감이 간다면 우리도 모두 그와 같은 잉어왕들일 것이다.
평범한 솔로이자 곧 다가올 사랑을 갈망하는 주인공 잉어왕과 그의 비슷한 친구인 솔로남 금붕어, 그리고 재력과 외모, 능력을 골고루 갖춘 잉어와 금붕어의 친구인 토끼를 중심으로 우리 보통 사람들이 늘 접하는 세상사를 그들의 일상을 통해 만나게 된다. 잉어왕 그는 절대 잘나가지 않는다. 늘 조금 모자란듯, 조금은 멍청한 듯,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기에 그의 일상은 나의 일상이 될 수 있고, 그를 만나면서 나는 누구나 그렇고 그렇게 사는가보다 라는 위안을 얻게 된다.
잘나가는 사람들보다 그렇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은 우리네 삶이기에 그런대로 또 삶에 희망을 갖기도 하고, 서로 다독거리며 아웅거리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때로는 아프기도 하지만 여전히 내일에 희망을 품고 사는 잉어왕 처럼.
'누군가 물었다. "추억은 힘이 될까, 짐이 될까?" 난 대답했다. 둘 다라고...'
...
하지만 그럼에도 추억이 소중한 건 꿈을 향해 가는 이들로 하여금 고된 현재의 시간들을 견뎌내게 하는 힘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