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빅터 -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의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바보 빅터

  

 



   키가 작다고 늘 불만인 딸아이에게,  살이 쪄서 자신감이 줄어든다는 아들에게,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너무도 필요한 책이었다.   아이들이 한 살씩 커가면서  상대적으로  중년에 접어들고 나니까 무엇하나  별 자신감이  없이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나를 발견하면서, 내가 예전에 가졌던 열정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만 했다. 더군다나  내가 나를 보면서  가끔은 나이 때문이라는 핑계에 모든 것을  떠맡기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부정적인 생각은 또 다른 부정적인 생각을 부르고 그저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저자인 '호아킴 데 포사마'의 <마시멜로 이야기>는 워낙  널리 알려진 책이고  그의 마시멜로 실험은 이후 여러 방송들에서도 자주 인용되곤 했다. 나도  아이들이나 주변의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선물하기를 여러 번이었던 책이기도  해서  <마시멜로 이야기>의  후속 작품으로 나온  이 책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바보 빅터> 의 주인공인 '빅터'와 '로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공감이 갔다.   최근에  어린 시절의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오랜 시간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수시로 발목을 잡아채는지  여러 책이나 방송의 치유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실감하곤 한다.  특히  가정이나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 대부분이  어린 시절의  잘못된 성정과정을 겪었다는 사실은  자라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나의 한 마디 말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가? 늘 고민하고 조심하게  된다.

 

    아직 인생을 더 많이 살아야 할 나이지만, 정말 자주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빠지곤 했었다.  돌아보면  모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는 마음보다  내 자신이 이런 저런 이유를 만들기 위한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평생을 못난이로 살아오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갖지 못하던 '로라'나 자신이 너무도 똑똑하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고 그저  '바보'라는 믿음으로 모든 것에서 도망치려 했던  이야기는  그들의 이야기이자 나 자신의 이야기였다. 

 

    아이들에게 그들을 믿어주는 부모나 선생님 등 누군가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빅터'와 '로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들에게 진정한 스승이었던  '레이첼' 선생님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아빠를 향해 울부짖는  '로라'를 보면서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누구나 지금  우리 아이들이 로라와 같은 심정으로 세상을   향해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고 오그라들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휑한 기분이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혹은 부모나 선생님 등 모든 어른들에게 희망이 되는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못난이, 못난이, 못난이! 그 소리 때문에 전 아무 것도 못했어요. 좋아하는 옷도 못 입고,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도 못하고, 좋아하는 일도 못했어요. 자신이  없었으니까요. 행복할 자격도 없는 벌레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고요!"  ( p. 179 )

   

'빅터는  이제야 깨달았다. 자신의 잠재력을 펼치지 못하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자신이었다는 것을, 자기 스스로 자신을 바보라 여겼음을. 남이 아닌 내 인생인데 정작 그 삶에 '나'는 없었다.  그저 세상이  붙여준 이름인 '바보'로만 살았던 것이다.' ( p. 1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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