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예찬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준미 옮김 / 하늘연못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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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예찬

 

 

    작가 ' 프란츠  카프카'는 자신의  눈에 비치는 모든 것, 생각하는 모든 것에 그 누구도 하지 못할 상상력과  깊이 있는 성찰의  마음을 담아 늘 기록하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짧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들을 모아놓은  <여행자 예찬> 이라는 제목의 이 작지만 큰  책 속에  그의 일상과 정신 모두가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가 아니면 도저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때로는 단 몇 줄로 글만으로,  혹은 일기 쓰듯이 솔직하게, 때로는 세상을  향한 비판까지 모두 담겨 있다.

 

   여러가지 작품들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가 누구보다 천재적인 작가라는 생각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전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몽상적인 글들이지만,  읽고 나면 삶에 대해, 세상의 부정적인 것에 대해,   상실해가는 인간성에 대해  진지한 마음이 생긴다.  그러면서  읽는 순간은 그리 무겁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진지하게 시작하는 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유머처럼 느껴지곤 하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 읽은 <변신>은 그 당시 어린 나에게는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이후  성인이 되어  어느 정도 삶에 대한 연륜이 쌓인 30대에 읽은 <변신>은 더 이상 파격적이지도 않았으며, 작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의 글을 읽기 전에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내용의 글들이  책을 읽고 나면 충분히 그가 바라봤던 시선이나  상상이  받아들여 지며  부분 부분 공감이 간다.   물론  30대를 지나 40을 넘기고 인생을 어느 정도  겪으면서 더 공감하는 부분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 번에 읽은  수 십 편의 글들 역시  딱 그다운, 그 만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록된 작품 중에 '농장의 문을 두드리고'를 읽으면서 정말 하찮은 일로 시작된  오빠의 감옥에 가게 된다는  내용의 글,  '귀로' ,' 사슬' 이라는 제목의 글 등이  가장 공감하고 싶은 작품이다.  간혹 황당하다 싶은 그의  글들을 만나기도 하고, 혹은 너무도 공감하는 내용의 글을 만나기도 하면서  <여행자 예찬>은 그렇게 여러 모습의 '카프카'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나의 미래에 비하여 나의 과거를 소중히 여기지만, 그래도 둘 다 아주 좋다고 생각하고 있고, 둘 중 어느 것을 더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다. '( p.100 )

 

'그는 지상의 자유롭고 안전한 시민이다. 왜냐하면 그는 사슬에 묶여 있고 그 사슬은 그가 모든 현세의  공간들을 마음대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슬은 그가 지상의 경계 너머에 있는 것은  어떤 것도 잡아챌  수 없을 정도로만 길다.' (p. 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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