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가족 레시피 -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
손현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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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가족 레시피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은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들이  한 살씩  커가면서 였다.  학창시절 특히 사춘기 중 가장 민감했던 고등학교 시절에는 내 가족에 대한 긍지보다 다른 가족과 비교해 자꾸 나쁜 부분만 눈에 보여서  이런 저런 반항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불량 가족 레시피 >의 주인공인  '여울'이의  자신의  가족에 대한  고민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된다.  

 

    한참 예민한 사춘기 아이들에게 가족이란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는지?  아이들이  느끼는 고민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울이와 비슷한 또래인 중학생  딸아이가 있어서 더  여울이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그런 가운데도 마지막까지  가족을 위해 자신의  할 일을 찾아내는 여울이가 대견하기만 하다.  주변을 보면 예전 우리 부모님세대처럼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아이들을 위해, 나 하나쯤은 희생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희박해지고 있다. 

 

     내 경우도  손 위 오빠가  이혼을 하고  친정 엄마의 손에  두 손녀들이 길어지고 있다.  한 가정의 해체는  다른 가족들까지 고스란히 그 영향아래 놓이게 되고, 그로 인해  부모, 형제, 그리고 그 아이들까지 여러 사람이 힘들어 지게 된다. 물론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간다면 좋겠지만,  갈수록 가정의 붕괴로 인해 자신의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보게 된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같은 어른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질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학교에서  과제물로 내준  가족 자서전 쓰기는 어떤 아이에게는  정말 과거를 추억하고, 가족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또 어떤 아이에게는  새롭게  살을 파고드는 상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울이 역시  가족 자서전이라는 글쓰기 숙제를 시작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족을 돌아보게 되고,  할머니부터 아빠 배다른 형제들과  아픈 삼촌까지  자신의 가족 중에 어떤  사람도 평범하지  않다는 것에  힘들어 한다.  언니를  시작으로  아픈 삼촌과  아픈 오빠까지  가출을 해버리고 결국은  아빠까지  사업실패로 구치소에 갇히는 상황이 되면서,  엄마의  밤무대 댄서라는 출신으로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느껴졌던  할머니와  감옥에 가게 될 아빠가 자신이  책임져야 할 가족임을  느끼게 된다.

 

    누구라도 도망치고 싶은 현실이지만,  주인공 여울이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가족들을 걱정하면서   새롭게 다짐을 한다.   할머니를 위해 집안일을 거드는게 죽기보다 싫었지만, 이제 할머니를 위해 죽을 끓이고,  정말 떠나고 싶은 만큼 밉기만 했던 가족들이 그다지 밉지 않고, 안쓰럽기만 하다는 걸 느끼는  여울이.  우리 주변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면 이렇게 여울이 처럼 혼자 힘으로 힘들게 버티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이 많다.  열 일곱 여울이에게  가족의 자서전을 쓰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여울이는  불량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가족을 위해  다시 용기를 낸다. 

 

'저주받은 입을 가진 언니의 욕이 그리워지다니, 알 수 없는 일이다. 누워  있는 할매가 오늘따라 안쓰럽기만 하다. 이건 도저히 권여울 다운 생각이 아니다.'( p. 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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