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인간
아베 고보 지음, 송인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상자 인간

 

    자신의 집이 될 상자를 만드는 시간은 기껏해야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뒤집어 쓰고 상자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는 용기를 내는 일인 것이다.  상자 인간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게  노숙자들이었다.  매스컴에서 노숙자들을 다루는 경우 대부분 상자를 집처럼 만들어 그 곳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자주  봐온 터라 바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정말 노숙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저 세상을 등지고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자 스스로  상자 속을  삶의  장소로 정한 사람들을 상자 인간이라고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상자 인간> 이라는 제목부터  사회와 합류하지 못하는 낙오자의 모습이 그려졌다.  스스로 살아갈 상자를  뚝딱 만들어  그 안에  들어가서  겨우 밖을 볼 수 있는 작은 창을 내고 바깥을  내다보는 상자 인간.  표지의 사진부터 시작부분은  호기심이 많이 가는 책이었다.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게 잘 넘어가는가 싶었는데, 어느 순간 줄거리를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워지고  공감이 잘 가지 않는다 싶기도 하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작가인 '아베 고보'의 작품은 이 책이 처음이지만  책 읽기에 앞서 작가를 검색하면서  뉴욕타임즈가 뽑은 세계 10대 문제 작가라는 말과  살아있었다면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작가라는 말에  몇 번이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반복해 읽어봤지만,  그리 만만하게  읽히지는 않는 책이었다.

 

    책을 출간된 당시가  1973년 이었다는 사실이, 40여년이 지난 현실에 비추어  보면서,  지금도 이 책을 읽는  것이  그렇게 편하지 만은 않다는 사실에  작가가  더 궁금해 지기도 하고,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갈수록 정리가 되고, 결론이 나고,  스토리가 눈에 그려지는  작품이 편안하고 읽기 좋아지는 내 자신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고,  조금 더 내  능력이 부족함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  이 책과 함께  '아베 고보'의 다른 작품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결심을   갖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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