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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 시모다
리처드 바크 지음, 박중서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기계공 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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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작가의 <갈매기의 꿈>을 읽고, 많은 부분을 일기장에 끄적거리곤 했다. 이후 다른 책을 읽다가도 갈매기의 꿈의 좋은 글귀들이 많이 인용되곤 할 때마다 나 역시 점점 더 그의 팬이 되어 갔다. 누구에게든 내가 읽은 책 중에 인상적인 책 한 두 권을 꼽으라면 반드시 꼽는 책이 바로 <갈매기의 꿈> 과 <어린 왕자> 였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다른 통신수단이 많이 발달하지 않은 내 사춘기에 내가 읽었던 갈매기의 꿈의 좋은 글귀는 친구들에게, 일기장에 자주 인용되곤 했다. 그만큼 내게는 순수한 충격을 가져다 준 책이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글을 생각하면서 지금 그 또래를 키우는 사춘기 부모입장이 되어 다시 내가 가슴에 품은 글귀와 함께 내 아이들에게 그 책을 권하고 있다. 그러다가 이 번에 그의 작품인 < 기계공 시모다 > 를 만나 읽는 동안, 갈매기의 꿈을 읽을 때의 감동과 그 시절의 순수한 시간으로 다시 돌아간 듯한 기분으로 즐겁게 책을 읽었다.
많은 사람들의 격찬이 아니더라도, '리처드 바크'라는 그 이름만으로, 학창시절 그토록 내게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던 저자라는 것 만으로, 한 장씩 아껴가며 책을 읽었다. 정말 가끔은 책읽기를 아껴가면서 읽을 때가 있는데 이 책도 바로 그런 책이었다. 메시아에 실증이 난 기계공 시모다와 저자와 같은 이름의 주인공 '리처드'의 이야기는 처음 읽을 때는 소설이었지만, 어느 순간 자기계발서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시모다가 지녔던 메시아 핸드북의 글귀들은 어느 것 하나 소중하게 다가오지 않은 글귀가 없었고, 모두 하나 하나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가슴에 새기고 싶고, 누구든 주변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메세지였다.
당신의 한계가 이렇다고 주장하라.
그러면 그것은 정말로 당신의 한계가 될 것이다.
살다 보면 늘 나이에, 학력에, 여건에 부딪치며 이런 저런 이유로 포기하고 살아가는 것이 많아진다. 더군다나 마흔을 넘기고 중년의 나이가 되고 보면 자꾸 자신감이 떨어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 책은 이렇다 저렇다 선으로 그어놓은 많은 관념들을 넘어서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나 자신의 생각에 따라, 믿는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나 자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늘 현실에 안주하고, 이런 저런 핑계로 할 수 없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던 내게는 많은 교훈을 담은 책이었고,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 세상은 당신의 연습장이며,
당신이 계산을 수행하는 페이지들이다.
이것은 현실이 아니다.
물론 원한다면 당신은 거기에
현실을 표현할 수 있지만 말이다.
당신은 또한 거기에
헛소리나 거짓말을 쓸 수도 있고,
심지어 그 페이지를 찢어버릴 수도 있다.
'리처드'가 펼치는 메시아 핸드북의 페이지마다 그에 합당한 해답이 나왔듯이, 내가 그 메세지를 읽는 순간마다 그 메세지들은 모두 나 자신이 찾고 있던 해답들이었다. 늘 약하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에 대해, 나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해지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