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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파이팅 - 용의 귀를 가진 아이들의
조일연 지음 / iwbook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용의 귀를 가진 아이들의 < 소리 없는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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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해주는 한 사람의 힘이, 아이들의 장애를 안타까워 하는 한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큰 일을 해 나가게 되었다는 사실에 우선 감사한 마음이다. 충주 성심학교 청각장애인 야구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니는 특수학교인 충주 성심학교. 그 학교에서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 오시던 '조일현 ' 선생님은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신 분이다. 이 책은 바로 '조일현' 교감선생님이 우리나라 최초로 청각장애인 고등학교 야구부를 만들고 여러 경기에 참석하면서 하루 하루 아이들과 함께 해왔던 선생님과 아이들의 기록이다.
오랜 시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학교 일을 책임지는 교감선생님의 자리에서 계속 아이들과 생활해오고 계신 분. 자신이 가르친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보란 듯이 사회의 주류가 되어 잘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졸업생들이 학교를 찾아오곤 하는 모습은 차라리 안타까울 때가 더 많았다. 한참 젊은 아이들이지만 그 모습은 자신의 삶보다 초라할 때가 많았다. 경제적으로 독립하기도 힘들고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도 없는 장애를 가진 제자들의 모습이 늘 안타깝기만 했다.
"너희들은 장애인이 된 것이 화나고 억울하지 않으냐? 야구선구가 되자. 박찬호나 이승엽 선수를 봐라. 그 사람들이 청각장애인이라 한들 누가 감히 무시하겠는가?" ( p. 152)
자본주의적인 매력을 지닌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서 그 아이들이 사사회의 주류로 편입되기를 희망했던 한 선생님의 너무도 아름다운 바람이 아이들과 함께 힘든 상황을 견뎌내면서 야구단을 만들게 되었다. 제목인 <소리 없는 파이팅> 이 말해 주듯이 아이들의 야구연습은 모두 수화로 이루어 진다. 방망이에 공이 맞는 소리도 들을 수 없고, 글러브에 공을 받는 소리도 들을 수 없다.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눈으로 모든 것을 파악한 후 수화로 진행되는 훈련 메세지를 받으면서 그렇게 소리없이 야구라는 이름의 새로운 세상에 아이들은 다가간다.
그리고 드디어 2002년 대한민국 고등학생 야구단의 57번째 등록 팀이 되어 봉황기 야구대회에 참석하게 된다. 몇 년이 지나도록 정식 경기에서 한 번도 일 승을 거두지 못하는 팀. 매 번 경기마다 콜드게임패 당하는 팀. 야구공을 살 돈이 없어서 쓰던 공을 지원받아 연습하는 팀.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쉼 없이 아이들에게서 배우고 또 배우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을 이끄는 선생님들과 음으로 양으로 아이들을 도와주는 따뜻한 손길들. 그리고 힘든 연습과 환경을 이겨내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이야기는 방송으로 매스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게 되었고, 드디어 최근에 <글러브>라는 영화로 제작되어 상영중이다.
책 속에는 실제 아이들의 사진과 많은 글들과 함께 관련된 여러 매스컴의 기사등이 다양하게 실려있다. 거기에 매 시합마다 조일현 교감선생님과 아이들이 올린 글들이 함께 담겨 있는데, 읽다 보면 정말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아이들과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러가야겠다. 책에서 나왔던 아이들의 여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도 찾아서 다시 보기를 해야겠다. 그리고 정말 이 아이들이 모두 희망을 갖는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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