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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입니다
딕 호이트.던 예거 지음, 정회성 옮김 / 황금물고기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아버지입니다

<나는 아버지입니다> 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음을 접하고 그들 '팀 호이트'라는 이름을 검색해보게 되었고, 책보다 먼저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4분정도의 동영상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달리는 모습을 담고 있었는데 철인삼종경기에 참가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아들은 성인이 되었고, 아버지는 연로한 나이지만,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참가하고 있었다. 아들을 휠체어에 태워 달리는 모습, 고무 보트에 아들을 태우고 수영을 하는 모습, 다시 사이클에 타고 아들과 함께 달리는 모습까지 둘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고 숭고했다.
나는 아들이 쓴 글을 읽고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아빠, 달리고 있을 때 저는 장애인이 아닌 것 같았어요."
다리 근육이 도려내는 듯 아팠다. 그래서 인지 달리기로 장애를 잊을 수 있었다는 릭과 반대로 나는 마치 장애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 것도 아니었다.
...
"릭,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 달릴 수 있을거야." ( p. 130 )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피로 나눈 관계가 이렇게 아름답게 보인 적이 있었던가 싶은 마음으로,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아버지의 이름은 '딕 호이트' , 아들의 이름은 '릭 호이트'다. 둘은 함께 달리기 시작했고 이제 둘은 '팀 호이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세상에 이보다 더 근사한 팀이 있을까.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달린다. 아들이 달리고 있는 순간만큼은 장애인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이후 아버지는 장애를 가진 아들을 위해 수 십년 동안 달리고 또 달린다. 달리는 속도는 점점 빨라져서 2시간 40분 47초의 기록을 내기도 했다.
임신기간 동안 너무도 건강했던 아들은 태어나면서 탯줄이 목에 감기게 되고, 그로 인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 아들이 생후 8개월이 되었을때 의사는 부모에게 아들이 식물인간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통보한다. 누구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지만 이후 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어느 날 아들은 아버지에게 달리고 싶다는 말을 한다. 달리고 싶다는 말을 듣는 순간 아버지는 아들은 위해 아무 조건없이 모든 것을 다 바쳐 달리기 시작한다. 마흔을 넘은 나이에. 그리고 이제 노년의 아버지는, 성장했지만 여전히 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달리고 또 달리고 있다.
우리는 늘 삶이 힘들다고 얘기한다. 엄친아, 엄친딸 이라는 유행어가 나돌고 다른 아이들과 내 아이들을 시도 때도 없이 비교한다. 가족끼리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부모답지 못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길거리로 내몰기도 한다. 그들 '팀 호이트'의 달리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반성하게 한다. 사랑이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가족이란 어떤 것인지? 배가 불룩했던 아버지, 한 번도 제대로 달리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달려 본 적도 없었던 아버지는 아들이 달리고 싶다는 말을 듣고, 마라톤에 도전한다. 그리고 꼴찌에서 두 번째로 달리기를 마친다. 그리고 아들은 달리기가 끝나자 달릴때 만큼은 장애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비록 자신의 모든 근육이 끊어질 듯이 아팠지만,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제부터 계속 달릴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그리고 수 십년 동안 그들은 한 팀이 되어 '팀 호이트'라는 이름이 되어 달린다. 아버지가 달리는 순간 아들은 장애인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도전의 시간만큼 아들은 장애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마라톤 42. 195 Km 64차례
보스턴 마라톤 26차례(1982~2005년까지 24년 연속 완주, 보스턴 최고 기록 2시간 40분 47초)
세계 철인 3종경기 6차례
단축 철인 3종경기 206차례 완주
미국 대륙 6000km 횡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