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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처럼 되고 싶지 않아 ㅣ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아베 나쯔마루 지음,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11년 1월
평점 :
아빠처럼 되고 싶지 않아

표지의 '일본 중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 수록' 이라는 글이 눈길을 끌었던 책이다. 중학교 2학년 학부형이기도 한 나로서는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실릴만한 내용의 글이 궁금하기도 했고,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글이라면 교육적인 가치가 충분할 거라는 생각에 믿음이 가기도 했다. <아빠처럼 되고 싶지 않아>는 '책과 콩나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콩 청소년' 시리즈의 10번째 책이다. 그동안 관심을 갖고 있던 시리즈로 이전에 나온 책들도 성장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양서들이었고, 아이들도 그리 딱딱하지 않으면서 교훈적인 내용이 많아 좋아하는 시리즈다. 이 책은 모두 8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단편집으로 그 중 일본 교과서에 수록된 내용은 책 제목이기도 한 '아빠처럼 되고 싶지 않아'지만, 나머지 이야기도 모두 청소년기의 고민이나 그 시기의 갈등 등을 담고 있는 내용으로 수록되어서, 이야기 모두가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내용이다.
아들 녀석은 이성이다 보니 조금 크면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적어지겠다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지만, 딸아이를 키우면서 사춘기가 되어도 친구처럼, 서로 힘든 이야기도 주고 받고 공감할 수 있는 사이가 될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아이를 품안에 자식으로 생각하는 나만의 착각이었다. 한 살씩 더 성장하면서 점점 나름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 편으로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이 점점 크고 있다는 증거이자 자기만의 자립심이 생겨가고 있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서 나를 다독이게 된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 겠지만, 특히 지리적으로 같은 아시아 권인 일본 아이들 역시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고, 나름 소통되는 부분이 많아 공감이 많이 가고 그 아이들의 고민들이 내 아이들의 또 다른 고민이라는 것을 책 속의 여러 아이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사실 내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나는 절대 그 당시의 어른들처럼 아이들을 키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무슨 말이든 다 들어주고 아이가 원하는 길로 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지원하고 그저 하는대로 바라만 볼 수 있는 어른이, 부모가 되고 싶었다. 그것이 성장기 내가 부모님에게, 어른들에게 아쉬웠던 부분이자 늘 안타까웠던 부분이었기에. 하지만 내가 그 입장이 되어 보니 나도 여전히 예전의 내 부모와 같은 모습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아빠처럼 되고 싶지 않아'의 아빠는 참 현명한 사람이고, 닮고 싶은 부모의 모습이다. 고등학교를 가고 싶지 않다는 아들과 함께 낚시 여행을 떠나 둘은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고, 아들은 다시 한 번 아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온전히 아들의 입장에서 아들과 대화를 나누는 아빠의 모습은 부모인 우리가 꼭 배워야 할 모습이다. '울어도 괜찮아 '에서 늘 울보인 아들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엄마의 모습 역시 약하기만 한 아들이라고 늘 핀잔을 주고 힘들게 하는 아빠와 달리,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좋은 면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현명한 엄마의 모습이다. 내가 늘 부족한 모습을 발견하는 시간이자 다시 한 번 반성하는 시간이었고, 아이들을 탓하기 전에 내 자신부터 다시 돌아보게 된다.

"어쨌든 어떤 인생이든 고통도 따르고 기쁨도 따르는 법이지. 다양한 사람이 있는 만큼 다양한 인생이 있어도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 p. 24 )
"울보는 눈물샘이 약한 뿐이야. 우는 일은 웃는 일만큼이나 중요하거든. 네가 잘 우는 건 슬픔을 느끼는 마음이 남들보다 강하다는 말이야. 다시 말하면 감정이 풍부하다는 증거야." ( p. 5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