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살 베이비시터 사계절 1318 문고 65
마리 오드 뮈라이 지음, 김영미 옮김 / 사계절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열 여섯 살 베이비시터

 

    곧 삼월이 되면 딸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 된다. 우리나라 나이로 열 여섯 살이 되는 것이다.  한참 사춘기에 친구가 최고로 알고, 외모에도 점점 관심이 많아지는 나이기도 하고,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너무 많은  나이다.  그래서일까 <열 여섯 살 베이비시터>는 제목만으로 딸아이와 함께 읽으면 공감을 많이 하겠다 싶어 관심이 가던 책이다.  물론 외국 소설인 만큼 주인공 '에밀리앵'의 실제 나이는 울 딸아이보다는  한 두 살 더 많겠지만,  또래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한참 성장기 아이들의 성장소설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더군다나 남자아이인 주인공 '에밀리앵'이 아르바이트로 선택한 직업이 '베이비시터'라는 것이 더 흥미롭겠다 싶었다.

 

    사실  딸아이가 초등학교 때는 나름의 집안일로 아르바이트를 시키려고 노력했다.  간단한 심부름을 시키기도 하고 집안 정리를 시키기도 하면서 되도록 스스로 용돈을 벌어 쓰면 여러가지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딸아이가 자신이 해야 하는  일도  용돈과 관련해서만 생각하고 당연히 할 수도 있는 집안 일인데도,  그 일을 하면 얼마나 용돈을 받을 수 있는지 묻는 아이를 보면서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집안일을 아르바이트로 삼는것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그 일을 그만두게 된 이유를 제법 진지하게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아이도 이후 자신이 잘못한 점을 뉘우치고  함께 사는 가족끼리 집안일을 하는 것을 아르바이트로 했던 것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한 번씩 경제와 관련된 책이나  외국동화나 성장기 소설등을 읽다 보면, 이  책처럼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제법 많다는 것과, 어른들 역시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아르바이트를 당연하게 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과 함께, 지금 우리의 교육현실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물론 모든 잘못을 주변으로 돌리는 내게 문제가 더 많기는 할 것이다.

 

    사실 돌아서 생각해 보면  소설의 주인공 '에밀리앵'이 친구가 가진  최신 컴퓨터가 갖고 싶어  아기 돌보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것처럼 ,  우리 아이들이 쉽게  짬을 내서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번 겨울방학을  생각해 보더라도  그나마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는 방학이라는 이유로  영어 학원, 수학 공부 등 일정이 빠듯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방학 동안 해가야 할 학교 과제물도 만만치 않고,  방학이지만 얼마간은 학교에서 보충학습을  모든 아이들에게 실시하고 있어서 사실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그나마 올 겨울방학은   조카인 4학년 수학공부를 딸아이에게  가르치도록 했는데 그것이  돈을 버는 아르바이트는 아니지만,  두 아이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 같다. 한 아이는 언니지만 공부하는 동안은  선생님이라는 생각으로 긴장하는 눈치고,  딸아이는 동생을 가르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과제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촌동생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에밀리앵' 역시  외로운 아이다.  형제도 없고 아빠도 없이 엄마와 단둘이 사는 아이지만,  베이비시터라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친 동생을 보살피듯이 따뜻하게 보살피는 마음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 또래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수들을 하면서 다시  반성하고 성장하기도 한다.  청소년기 아이들이 읽기에는 내용이 그다지 어렵지 않고, 두께도  얇아서 초등학교 고 학년 부터 읽어도 무방하겠다 싶었다.  청소년기 아이들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어  공감이 가기고 했지만,  그 또래의 아이들이 읽기에는  조금 더  깊이 감이 있는 내용이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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