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이름은 퀴마 ㅣ 효리원 3.4학년 창작 동화 시리즈 8
김수영 지음, 박영찬 그림 / 효리원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이름은 퀴마

보기만 하면 소리부터 지르고 어떻게든 박멸하리라 다짐하게 되는 바퀴벌레. 절대 친해질 생각도 친해지고 싶은 이유도 없을 바퀴벌레를 아이들 동화책으로 다시 만나니 정말 색다르고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그림을 그리신 '박영찬'님의 일러스트가 너무도 예뻐서 주인공 바퀴벌레인 '퀴마'가 사랑스럽기까지 하면서 어떻게든 힘든 고비를 넘겨주기를 응원하는 마음까지 생긴다.
'퀴마'는 인간인 '민재'와 친구가 되는 바퀴벌레다. 탄생부터 힘들게 태어난 퀴마는 남달리 모험심도 강하고 의지력도 강해서 후에 바퀴벌레의 지도자가 되는 주인공이다. 어느날 함께 태어날 수많은 알들이 죽게 되고, 그 사이에서 어렵게 '퀴마'가 태어난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다른 바퀴들과 함께 인간이 사는 아파트 107호를 자신들의 보금자리 삼아 씽크대에서, 컴퓨터 본체속에서, 베란다에서 여러 공간에서 나름의 자리를 차지하고 살아간다. 아파트 107호는 민재와 민재의 엄마, 아빠가 함께 살고 있는 집으로 어느날 퀴마는 바깥외출을 하다가 그만 민재와 마주치게 되고 서로 말을 알아듣게 되면서 둘은 친구가 된다.
환경과 관련된 책이나 동물이나 곤충들과 관련된 책을 읽다보면 정말 인간이 얼마나 우리 위주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늘 우리 자신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고 지구의 주인 노릇을 하지만, 다른 종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 우리는 그저 덩치만 커서 지구를 마구 헤집어 살기 힘들게 만드는 미치광이들로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인간이 주인공인 이야기가 아니라 이 책처럼 동물이나 곤충, 식물 등 다른 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을 어린 시기에 더욱 많이 읽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어린 아이들이 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지구를 생각할 수 있고, 또 다른 종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에 매우 적당한 소재가 바로 이렇게 다른 종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생활을 다룬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우리가 늘 불결하다고 생각하는 바퀴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의미에서 매우 교육적이다. 특히 나도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바퀴의 다양한 생활습관 등도 알 수 있어서 유용한 시간이었다. 사실 바퀴가 개미를 싫어한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퀴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함께 사는 것에 대해, 우리가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작은 생물에 대해 더 많은 의미를 알아간다면 좋겠다.

